‘싸가지 없는 진보’가 거듭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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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가지 없는 진보’가 거듭날 수 있을까
  • 유수원<편집인>
  • 승인 2014.01.1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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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판 네로 황제’ 김정은이 고모부 장성택을 잔혹하게 처형한 이후 노동당·인민군 간부사이에서 “너도 (시체없이) 신발만 남고 싶냐”는 냉소적 우스개가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능력 밖 큰 권력을 거머쥔 3대 세습 통치자가 ‘숙청의 칼날’을 휘두르자 북한 사회는 ‘양봉음위(陽奉陰違)’ 모드에 돌입했다. ‘양봉음위’는 ‘보는 앞에서는 순종하는 체하며 딴 마음을 먹다’의 의미로 사용되는 ‘면종복배(面從腹背)’의 유사어귀.

국정원은 “북한에서 김정은의 리더십에 대한 냉소적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북한주류사회에 면종복배 보신주의가 만연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쪽에서 ‘양봉음위’·‘면종복배’ 보신주의가 유행하고 있는데 남쪽에서 ‘싸가지 없는 진보’의 ‘대선불복’·‘불통낙인찍기’·‘막말 지르기’ 등이 1년 넘게 되풀이 되고 있다.

문재인 의원이 2012년 대선을 복기(復棋)하고 성찰했다는 내용의 자서전을 출간했다.

문 의원은 “대선을 치러보니 태도가 정말 중요하더라, ‘싸가지 없는 진보’는 안되는 거였다”며 중도층·50대 이상 유권자 포섭에 소홀했다는 것을 시인했다.

문 의원 ‘나꼼수의 증오의 말’과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의 표독한 언행 등 진보의 배려없는 태도를 반성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반성도 잠깐, ‘싸가지 없는 태도’가 체질화 되었음을 확인해 주었다.

‘싸가지’는 ‘싹수’의 전라도 방언. 상당히 부정적 의미로 사용된다. ‘싸가지 없다’는 ‘싹수없다(장래성이 없다)’의 동의어. ‘싸가지가 없다’는 4가지의 틀, 인(仁:타인을 배려하는 마음), 의(義:의로움), 예(禮:기본적 예절), 지(智:바른 정견)가 없다는 의미로 통용된다.

정구사(정의구현사제단) 박창신 신부가 군산미사 강론에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합리화했다.

‘종북 신부’·‘싸가지 없는 사제(司祭)’라는 비난이 거세게 일자 문재인 의원이 박 신부 엄호에 나섰다.

문 의원은 “여권이 신부들에게도 종북몰이를 한다”며 거세게 비난하면서 ‘종북 프라임’ 깨기에 올인할 태세이다.

문 의원의 우군(友軍) 정구사는 수원교구미사에서 ‘싸가지 없는 강론’으로 또다시 주목을 받았다.

경기도 여주성당 조한영 주임신부는 “박근혜 씨는 국방부 사이버 사령부와 국정원의 댓글 대통령이지 민의(民意)에 의한 대통령이 아니다”며 박 대통령의 퇴진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을 요구했다.

18대 대선에서 총유권자의 51.6%, 1천577만3천128명이 지지한 박 대통령에게 여섯 번이나 “박근혜 씨”라고 부르면서 ‘댓글 대통령’이라고 비하했다.

‘싸가지 없는 신부’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는 것일까.

‘민주당의 책사(策士)’로 불리우는 김부겸 전 의원은 “민주당은 이제는 정직해져야 한다”며 대선불복을 비판한다.

특히 미국정치학자 슈나이더의 주장을 인용하면서 “민주당이 2005년 이후 역대 선거에서 박근혜와 맞붙어 제대로 된 승부를 펼친 적이 있는가. 댓글 때문에 질 수 없는 선거에서 졌다고 몰아붙이는 것은 좀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부겸 전 의원이 인용한 미국의 정치학자 슈나이더는 “대선에서 유권자의 선택은 선거기간 전에 이미 결정된다”고 분석했다.

선거돌입 이전에 정당과 후보의 활동과정을 지켜보면서 판단하고, 선거기간 중 자신의 의사결정을 바꾸는 것이 적다고 주장했다.

18대 대선 TV토론 중 박근혜 후보의 도우미는 ‘싸가지 없는 진보’ 이정희 후보였다.

박근혜 후보를 저격했던 ‘종북’ 이정희의 한마디, 한마디가 50대 이상 보수층 유권자들의 억장을 무너지게 했다.

이정희 후보가 “나는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려고 나왔다”며 문재인 후보의 도우미를 자처했으나 “나는 박근혜 후보를 당선시키려고 나왔군요”라는 ‘날벼락 부메랑’을 맞았다.

사제(司祭) 호칭조차 민망하게 하는 정구사 박창신 신부가 군산미사에서 들고 나온 ‘18대 대선 부정선거’란 책자를 법원이 지난 6일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중앙선관위가 선거 부정을 방치했다는 허위주장은 표현의 자유를 현저히 넘어섰다”고 판시했다.

‘싸가지 없는 진보’가 ‘싸가지 있는 집단’으로 거듭날 수는 없을까.

대선불복과 국정원 무력화(無力化), 국보법 사문화(死文化)를 주도해온 문재인 의원은 ‘서민을 위하는 민주당에 왜 서민들이 지지하지 않나?’하는 본질적 의문을 제기한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한자리 숫자에 근접하는 것은 ‘국민의 희망과 동떨어진 정치’를 해왔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의 60%대에 근접하는 지지율을 유지해 오는 까닭은 무엇일까.

국민들은 박 대통령이 ‘비정상화의 정상화’를 내세우며 종북세력과 탐욕적인 공기업 노조와 엄청난 전쟁을 벌이고 있음을 전폭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원칙과 신뢰의 정치’를 불통(不通)으로 몰아가는 민주당 공세에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다.

19대 대선 때는 유권자의 40% 이상이 50대 이상 장년층이 된다.

장년층 유권자들이 종북(從北)·‘싸가지 없는 진보’와의 연대를 강조하는 문재인 의원을 지지할 수 있을까.

중도층 포섭 나서는 안철수 의원의 행마(行馬)가 더 경쾌해 보인다.

민주당의 강성 친노 운동권출신 세력들은 자신들이 20·30대를 보낸 70~80년대 관성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또 “민주당 얼마나 콘텐츠가 없고 비전이 없으면 유신부활, 민주주의 파괴운운하면서 쌍팔년도식 약장사를 하려해 정말 한심하다”는 힐난도 받는다.

‘문재인 의원의 동지(同志)’ 정구사 신부들은 ‘철도경쟁체제도입’을 ‘민영화의 독단적 추진’으로 왜곡하며 ‘악인 박근혜의 회개’를 촉구하는 망발도 서슴지 않았다.

정의를 독점한 정구사 신부들은 국민들의 50% 이상이 지지를 보내는 국정의 최고책임자에 대한 미움과 조롱을 쏟았다.

‘싸가지 없는 진보’들의 막말공세가 ‘공감의 영역’을 넓힐 수 있을까.

국민들이 갈구하는 것은 ‘신(神)의 직장’ 공기업 개혁이다.

국민세금으로 월급·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탐욕적 노조세력에게 법치와 원칙이 적용되는 ‘비정상화의 정상화’를 열망하고 있다.

정구사 신부들 500여명 전체가 모여 ‘시국미사’ 올리면서 ‘박근혜 사퇴’를 촉구한다해서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가 공동체 대한민국의 이익이 될 수 있을까.

공자는 중용(中庸)에서 시중지도(時中之道)를 강조했다. 나서야 할때가 있고 물러나야 할 때가 있고 말할 때가 있고 침묵해야 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때를 알고 때에 맞게 처신해야 공동선을 추구할 수 있다.

민주당이 진영(陣營)논리에서 벗어나 대안정당·신뢰받은 정당으로 거듭나야 집권이 가능하다.

막말·낙인찍기·말뒤집기 등 ‘싸가지 없는 진보’ 체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깡통소리만 요란할 것 같다.

유수원<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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