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구호는 “깡통들의 합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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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 구호는 “깡통들의 합창”
  • 유수원<편집인>
  • 승인 2014.03.1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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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는 깡통이야…. 처음엔 뭐 있는 줄 알았다. 아직 어린애야….”

김지하 시인의 단호한 평가절하는 아직도 유효한 것일까.

‘타는 목마름’으로 저항정신을 노래하고, 동양학을 섭렵해 ‘신(神) 들린 통찰력’까지 갖춘 김 시인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호각지세를 이루고 있던 안철수 후보를 ‘깡통’이라고 일갈했다.

“김 시인의 통찰력이 적중했다”는 평가가 18대 대선 1년 이후에 제기되고 있다.

정치학자들은 “한국 민주주의의 특징은 정치 리더십에 대한 과잉기대와 과잉환멸의 비극적 이중주(二重奏)이다”고 분석한다.

‘안철수 신드롬’의 배경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환멸과 ‘새정치’ 기대이다.

‘안철수 신드롬’이란 거대한 에너지는 ‘합리적 온건 대안(代案)세력’ 출현을 고대했다.

‘한국월급쟁이의 신화’였던 MB(이명박)에게서 불공정·부패의 잔영(殘影)을 보았던 20·30대들은 ‘성공과 공정성’을 겸비한 안철수를 정치적 구세주로 격상시켜 ‘과잉기대’를 키워왔다.

벼락출세한 안철수는 결코 권모와 술수가 격돌하는 현실정치, 특히 야권의 구세주가 될 수 없을 것 같다.

100년 가는 ‘새정치 신당’을 만들겠다고 호언하던 안철수는 닷새도 못가서 독자노선을 포기하고 공동창당이라는 허울을 쓰고 민주당에 사실상 입당했다.

안철수는 통합신당 창당배경으로 민주당이 ‘기초선거 무공천’을 결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철수는 “김한길 대표가 정치적 불리함을 감수하고 무공천이라는 큰 결단을 내렸다”며 “민주당이 변한다면 그 자체가 새정치일 것”이라고 강변했다.

‘창당전문가’ 김한길 대표가 수용한 기초단체 무공천 결정이 사소한 정치적 불이익에 그칠까.

‘공천포기’ 약속을 지켜 ‘새정치’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안철수의 승부수’는 지방선거 참패를 예고하고 있다.

6·4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 소속 기초단체장·기초의원들이 누렸던 ‘정당 프리미엄’이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새누리당이 광역단체장부터 기초의원까지 통일된 ‘기호1’을 유지하는 것과 달리 민주당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은 추첨에 따라 저마다 다른 기호로 출전해야 한다.

후보를 잘 몰라 정당만 보고 투표하던 유권자들은 투표소에서 민주당 후보를 가려내기가 쉽지 않고, 결국 민주당 지지표가 순수 무소속 후보에게 분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민주당은 공천권이라는 기득권을 과감히 포기하고 대국민약속을 지킨 점을 유권자들이 높이 평가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 속에 내놓은 승부수가 참패를 부를 자충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나홀로 선거’를 치를 민주당의 기초단체장과 기초으원 후보들이 ‘멘붕(멘탈붕괴) 상태’라며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통합신당’ 출현에 긍정적 시각도 늘어나 ‘적지 않은 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당창당을 발표한 이후 비판적 내지 부정적 반응이 긍정쪽보다 많은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새로운 야당의 출현을 두고 너무 디테일을 따지고 손익관점으로만 계산하지 말고 큰 그림을 보자. 새 야당이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안보를 주축으로 삼는 집권 대안세력이 된다면 그것이 바로 ‘새정치’가 아니겠는가”라며 야권(野圈) 재편의 시대성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안철수 새정치연합측과 민주당 친노(親盧) 강경파 진영간 갈등이 조기에 수면 위로 부상했다.

친노강경파는 지난 13일 정청래, 최민희 의원 주최의 토론회장에 대거 결집해 ‘통합신당’ 행보에 쓴 소리를 쏟아냈다.

대표적 강경파 의원 정청래는 “통합신당 지지율이 하락추세이다. 지분·샅바 싸움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며 통합지도부를 싸잡아 비판했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극좌파 문성근은 “통합신당이 새정치를 주장했지만 내용이 없다”며 “기초선거 무공천이 새정치인가”라고 쓴 소리를 날렸다.

한편 민주당의 대표적 비노(非盧:비 노무현) 진영인사인 조경태 최고위원은 “친노종북 세력은 통합신당에 따라오지 말라. 그들은 그들의 갈길 가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최대 주주(株主) 친노진영이 친안(親安:친 안철수) 진영에게 ‘점령군처럼 행세하면 큰코 다친다’는 경고장을 보냈다.

친노진영의 수장(首長) 문재인 의원은 우호적 발언으로 발톱을 감췄다.

‘바지사장’ 김한길 대표는 대표적 친안(親安) 세력이 되어 6·4지방선거를 지휘하고 있으나 ‘참패’를 기록할 경우 안철수와 함께 인책론 공세에 휘둘릴 것이다.

종북(從北) 운동권 세력의 집요한 공세는 거품이 빠진 친안(親安)세력에게 ‘저승사자’로 다가설 것이다.

야권은 선거 때가 되면 ‘단일화’·‘통합’하며 이기기 위한 정치공학에 목을 매달았다.

“미래를 위한 비전과 구상을 만들기는커녕 새로운 생각을 소화할 능력도 없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집착하는 것은 왕조시대의 세도(勢道)정치와 다른바 없다”는 질책성 비판도 늘어난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한미FTA를 추진한 것은 참모들의 꼬임에 빠져서, 제주해군기지 입안은 구렁비 바위 가치를 몰라서 했다는 식으로 비하했던 친문(親文:친 문재인)세력에 대한 비판도 터져나온다.

정강정책 등 뜻을 제대로 세우지도 않은채 ‘기초선거 무공천’ 약속이행을 명분으로 내세워 ‘모이자·이기자’를 되풀이 하는 ‘통합신당’의 포석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안철수와 민주당의 통합은 야권재편의 대의(大義)에 따른 것일까, 지방선거 표를 얻기 위한 야합인가는 6·4투표로 판가름 날 것이다.

‘이번 선거의 가장 큰 변수는 약 60%나 되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다’는 예상평(評)이 관심을 모은다.
국제적 조사에서 가장 공정하게 관리된 선거로 평가받는 18대 대선(大選)을 민주당·정의구현사제단 등 범좌파진영은 부정선거로 몰아붙였다.

‘댓글 대통령’ 사과·사퇴를 요구하면서 1년간 장외투쟁을 벌인 민주당은 어떻게 평가받을까.

우파논객 조갑제는 ‘박근혜 대(對) 민주당’ 구도가 되면 새누리당이 압승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안철수와 민주당의 통합은 보수세력을 단결시켜 ‘민주당 행패 심판론’이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민들이 제2의 국가중흥을 위해 밤낮없이 노력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충정을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종북세력을 비호하고 국정발목잡기에 몰두하는 민주당과 안철수에 대해 혐오감을 갖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한다.

특히 투철한 국가관·확고한 정치철학도 갖지 못한채 20·30대 새정치 열망을 이용한 어부지리를 노리는 초짜 정치꾼 안철수의 거품도 꺼져가고 있다는 판단으로 통합신당창당을 ‘찻잔 속의 태풍’으로 치부하고 있다.

60%대 지지율로 애국충정을 공인받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을 ‘귀태(鬼胎)’·‘불통’으로 몰아간 민주당의 행패가 6·4선거 참패의 씨앗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 비전이 없는 ‘민주주의 타령’은 ‘깡통들의 합창’으로 격하되고 있다.

유수원<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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