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공단 지반침하 ‘네이처이앤티’ 붕괴위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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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공단 지반침하 ‘네이처이앤티’ 붕괴위험 “경계”
  • 김종서 취재국장
  • 승인 2021.01.1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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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침하 ‘중앙스틸’ 인근 수백만 톤 산폐물 보관 … 안전화 작업추진 인·허가에 제동걸려

책임감 갖고 사업 주도…‘재난위험 D등급’ 안정화 시급
지난 1일  남구 대송면 철강공단3단지 중앙스틸(주) 공장 부지에서 수백평에 달하는 면적에 깊이 3m에 걸쳐 지반이 침하하는 땅꺼짐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일 남구 대송면 철강공단3단지 중앙스틸(주) 공장 부지에서 수백평에 달하는 면적에 깊이 3m에 걸쳐 지반이 침하하는 땅꺼짐 사고가 발생했다

포항 땅이 곳곳에 꺼져 내려 앉고 있다.
지난 3년전 규모 5.4 강진으로 포항 전체 땅이 심하게 흔들려 공포감이 그대로 남아 있는 가운데 최근 땅 꺼짐 현상이 도심지는 물론 철강공단에서까지 일어나고 있어 공포감이 가중된다.

이에 따라 시 전역의 각종 위험 시설에 대해 땅 꺼짐 현상에 대비하여 사전 보안 대비책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지난 1일 오후 2시 50분께 남구 대송면 포항철강산업단지 3단지 중앙스틸 공장에서 지반이 내려 앉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가로 80m 세로 20m 무려 1천600여㎡(약 500평)의 공장 부지가 깊이 약 3m 깊이 이상으로 내려 앉아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

이날 공장 가동을 하지 않아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인근 철강공단 업체 근로자들은 언제 또 일어날지 모르는 땅 꺼짐 현상 때문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7년전 폐기물 매립장 둑이 터져 수십만t의 폐기물이 흘러 나와 인근 주변과 형산강 등을 크게 오염 시켰던 철강공단 내에 있는 구 유봉산업 (현 네이처이앤티)의 붕괴 사고가 크게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7월27일 네이처이앤티 사전현장설명회를 찾은 대송면 주민들이 사후관리매립장 내부를 굴착해 염색슬러지가 흘러나오는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지난해 7월27일 네이처이앤티 사전현장설명회를 찾은 대송면 주민들이 사후관리매립장 내부를 굴착해 염색슬러지가 흘러나오는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이번에 공장 부지가 꺼진 중앙스틸 인근에 위치한 네이처이앤티 사후관리매립장에는 유동성이 심한 염색슬러지 등 수백만t의 산업 폐기물이 보관돼 있는데다 당시 사고로 둑이 붕괴됐던 매립장이 입시 처방으로 수십년째 방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중앙스틸 같이 수백평에 달하는 면적에 3m 이상의 깊이로 땅 꺼짐 현상이 매립장 또는 그 인근 지역에서 발생 할 경우 수십만t의 산업 폐기물이 쏟아져 대형 환경 오염 사고로 이어 질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과거 붕괴 됐던 문제의 6~7공구 매립장의 경우 보관된 수백만t의 폐기물이 현재 출렁거릴 정도로 유동성이 심해 붕괴 위험을 안고 있다.

현 사업자가 그 위험성을 인식하고 수 천억원을 들여 매립된 폐기물을 모두 들어 내어 고형화시키는 안정화 작업을 시도하려 해도 일부 반대론자들 때문에 인·허가 과정에 적지 않은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매립장 사고는 1994년 6월20일 오후 3시30분께 발생했다. 산업 폐기물이 매립돼 있던 6~7공구 매립장 경계 지점의 길이 30m, 높이 5m의 제방 둑이 붕괴되어 5만여 t의 산업 폐기물이 무방비로 유출돼 당시 공단주변 도로와 형산강을 크게 오염 시켰다.

포항남부경찰서는 당시 매립장 설계 시방서와 설계서를 압수하여 조사한 결과 1990년도에 6매립장을 건립하면서 회사측이 직접 설계도를 작성한 사실을 밝혀냈다.  또 이 설계도를 가지고 관계 기관에 허가를 받아 1991년 11월까지 감리자도 선정하지 않은채 직접 공사를 시공했던 사실도 드러나 둑 붕괴 사고는 순전히 부실시공에 의한 것이 원인으로 결론 났다.

더욱이 붕괴 사고 이틀전 내린 약 90mm의 비에 둑이 무너질 정도로 부실 시공된 매립장을 27년째 임시 처방으로 방치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최근 매립장 인근의 철강공단까지 땅 꺼짐 현상이 일어나자 매립장에 대한 안전 대책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팽배하게 일고 있다.

한국지진연구소 한 관계자는 “포항 전 지역은 깊이 3㎞까지 퇴적암이 쌓여있어 지반이 약하다”며 “퇴적암은 굉장히 약해서 지진이 한 번 나면 다 부서져 이러한 지역은 특수 내진 설계를 해야할 정도로 침하 위험성을 안고 있어 5.4 강진이 발생했던 포항 지역에는 잦은 땅 꺼짐 현상이 곳곳에서 일어 날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관계자는 “포항은 신생대 3기 무렵 동해에 가라앉아 형성된 해성퇴적층이 전역에 분포하고 있다”며 “이 지층은 얇게 자른 암편을 손으로 강하게 누르면 쉽게 부스러질 정도로 강도가 약해 땅 꺼짐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 시설 지구는 미리 대책을 세워 사고를 방지하지 않으면 대형 사고로 이어 질수 있다”고 지적했다.

포항시와 포항시의회도 이 매립장의 붕괴 위험성을 인식하고 사업자가 막대한 사업비를 들여 안정화 작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매립장 일부 증설 문제를 놓고 이견이 다소 있으나 하루빨리 안정화 작업을 해야 한다는 큰 틀의 공감대는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지역의 한 환경 전문가는 “이번 철강공단 중앙스틸 공장에 생긴 땅 꺼짐 현상이 만약 인근의 네이처이앤티 사후관리매립장에서 발생했다면 임시 처방된 둑이 붕괴 돼 수십만t의 산업 폐기물이 형산강으로 유입되는 환경 대란이 또다시 발생 했을 것이다”며 “매립장 사업자가 수천억원을 투자하여 기업 운영의 필수적인 산업 폐기물 매립장을 친환경적으로 조성하고 위험한 매립장을 제거하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얻는 사업을 대책 없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것은 모순이 많다”고 지적했다.

포항시 한 주민은 “재난 위험 D등급을 받은 위험한 매립장 시설을 안전한 시설물로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 사업주는 막대한 비용이 들더라도 서둘러 안정화 사업에 적극 나서야 할 의무가 있다”며 “포항시도 미적 거리며 안전도시 포항을 선전적으로 외칠게 아니라 눈앞에 닥친 심각한 매립장 위험 시설을 시급히 안전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만약 위험성을 안고 있는 매립장 안정화 사업을 반대 하다가 둑이 붕괴 되거나 땅 꺼짐 현상 등으로 대형 환경 오염 사고가 일어날 경우 반대론자들이 그 책임을 질 수 있겠느냐”며 “행정기관이나 기업, 또는 개인까지 무책임한 자세에서 벗어나 사회적 책임과 국민의 도리와 의무를 다 할 줄 알아야 안정된 사회가 조성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네이처이앤티 측은 매립장 안정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대구환경청에 환경영향평가 초안이 접수됐고, 인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주민설명회를 개최한데 이어 주민공청회를 앞두고 있다.

한편 포항지역의 땅 꺼짐 현상은 철강공단은 물론 시내 곳곳에서 발생 했다.

지난해 2월 14일에는 남구 이동 왕복 3차로 도로와 인도 일부가 내려 앉아 가로 4m, 세로 5m, 깊이 4m 싱크홀이 생겨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

또 2019년 11월 3일에는 이곳에서 약 450m 떨어진 편도 3차로 도로 일부가 꺼지면서 가로·세로 약 5m 크기의 대형 싱크홀이 발생하기도 했다.

2018년 4∼5월에는 포항고속버스터미널 인근 남구 해도동 소재 도로가 내려 앉았고, 또 비슷한 시기에 북구 죽도동 한 도로구간이 내려 앉는 등 땅 꺼짐 현상이 도심지와 철강공단에서 까지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어 주민들의 불안감과 공포감이 동시에 감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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