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고령층 논란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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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 고령층 논란 지속
  • 김희영 기자
  • 승인 2021.02.2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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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도 아스트라제네카 사용 보류, 독일·프랑스 접종제한
방역당국 “추가 임상 결과 보고 고령층 접종 여부 결론”

유럽 국가들이 아스트라제네카 아스트라제네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접종 대상에서 고령층을 잇따라 제외하고 있다.

지난 8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국제백신 공동구매 기구인 '코백스 퍼실리티(코백스)'를 통해 상반기 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약 130만명분(2596800도스)을 들여오기로 했다.

이 가운데 75만명분(150만도스)이 이달 중 먼저 공급되는 만큼 1순위 접종을 받게 되는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입소자 등이 이 백신을 맞게 될 가능성이 높아 졌다.

문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먼저 도입한 유럽 국가들이 잇따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층 접종을 제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 일부 국가들은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임상자료가 부족해 효과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고령층 접종을 제한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유럽연합(EU) 산하기구인 유럽의약품청(EMA)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조건부 판매를 승인하면서 모든 연령대의 접종을 권고했다. 유럽연합 회원국이라도 각 국은 독자적 접종 접종 정책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데, 일부 유럽 국가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폴란드, 벨기에, 이탈리아 등은 고령자에 대한 효능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접종을 제한한 상태다.

이 가운데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스웨덴 등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만 65세 미만 접종할 것을 권고했다. 또 핀란드는 70세 미만, 폴란드는 60세 미만, 벨기에는 55세 미만 접종을 권고했다.

이탈리아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18~54세 성인에게 우선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가 최근 '55세 이상이라도 건강하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아도 된다'는 수정안을 내놨다.

EU 회원국은 아니지만 스위스는 지난 3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승인 자체를 보류했다.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승인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스위스는 북미와 남미에서 진행 중인 임상 3상과 관련된 추가 자료 결과가 접수되면 임시 승인을 한다는 계획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도 8일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보류하기로 했다. 남아공 변이로 인한 중증이나 입원, 사망 예방효과를 판단할 수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고령층에 대한 효과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어 온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임상시험 참가자 중 만 65세 이상 고령자가 10%도 되지 않는 등 적은 수준이다.

실제로 아스트라제네카 임상에 참여한 만 65세 이상 고령자 비중은 7%로 화이자(21%)나 모더나(25%) 등 다른 백신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다.

백신 검증 자문단은 1차 검증에서는 만 65세 이상 포함 전 대상자에서 예방 효과가 확인됐고, 안전성 등이 양호하다는 점 등을 들어 다수 위원이 '고령층에 대한 접종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놨었다.

식약처 자문을 맡은 전문가들은 최종 판단을 질병관리청으로 넘겼고, 질병관리청은 고령자 접종 여부에 대한 심의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최종 허가·심사 이후 그 결과를 반영하고 코로나19 백신분야 전문가 자문단 검토와, 예방접종전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접종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국내에서도 유럽국가들처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만 65세이상 접종을 허용하지 않게 될 경우 1순위 '요양병원 입소자' 접종이라는 방역 지침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2월에 국내로 들여오는 백신 물량 81만명분 가운데 화이자가 6만명분(117000도스), 아스트라제네카가 75만명분(150만 도스)으로 대부분이 아스트라제네카다.

반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65세 이상 노령층이 상당수 입원 중인 요양병원 입소자는 접종이 어렵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영하 70도 이하의 초저온 상태로 보관해야 하는 특성상 요양병원 접종이 힘들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6개월 동안 2~8도에서 보관, 운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앞선 브리핑에서 "화이자 백신 같은 경우에는 냉동 백신이기 때문에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에 나가서 접종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고령층과 젊은층을 비교했을 때 특별히 다른 양상을 보이지 않아 안전성 우려는 없지만 효과가 논란이 되고 있는 만큼 이 백신을 고령자에 대해 사용할지에 대한 판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숫자를 놓고 분석을 했을 때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이 확인되지 않은 것은 맞지만 통계적 유의성을 세부 집단이 다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아닌 만큼 전체 연구 속에서 같이 해석을 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그렇게 볼때 그런(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효과에서 크게 다르지 않은 경향성은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고령자의 경우 젊은 사람에 비해 충분한 면역반응이 나타나지 못하고 효과를 나타내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집단에 있어 개별적으로 통계적인 유의성을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시간이 지나면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의 확보가 가능할 건데 그러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이 백신을 고령자에 대해 사용하느냐, 사용하지 않느냐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역당국은 효과와 안전성 등에 대한 정보를 추가적으로 수집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자 접종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정 청장은 8일 예방접종추진단 '시민참여형 특별 브리핑'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층에 대해 임상시험 대상에 포함된 숫자가 충분치 않아 효과를 확인하는 데 제한이 된다는 입장이 있어 추가적인 임상시험 결과를 살펴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식약처가 허가를 내면서 중앙약사심의위원회도 18세 이상에 대해서는 접종을 허가하는 것으로 돼 있어 그 부분에 대한 허가 내용과 임상시험 결과 이런 내용들을 봐야한다고 판단하고 있다""65세 이상에 대해서는 효과가 없다는 게 아니라 효과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자료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을 해야 된다는 권고내용이 있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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