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환산되지 않는 국민들 배신감 어찌할 건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구경북지역본부장이 지역 임직원들의 투기 의혹에 대해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진보당 대구시당과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등은 11일 오전 대구시 달서구 LH 대구경북지역본부 앞에서 LH 임직원 투기 의혹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LH 전·현직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에 민심이 들끓고 있다. 임직원들의 범죄 행각은 정부 정책을 비웃음거리로 만들고, 국민에게 엄청난 실망을 안겨줬다"며 "환수 대책도 중요하지만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 국민들의 배신감은 어찌할 텐가"라고 했다.
또 "LH가 조성하는 대구 연호지구와 금호워터폴리스 같은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전 토지 거래량이 급증한 양상을 보이는 등 투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대구경북지역본부가 선제적으로 자체 조사 계획을 밝혔으나 셀프 조사에 불과하고, 대구시는 아직 조사 계획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투기 의혹 밝히는 데 수도권 다르고 대구라고 다를 수는 없다. 전국적, 전면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보당 등은 기자회견 후 서남진 LH 대구경북지역본부장과 만나 지역 LH 개발지구 투기 의혹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서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이번 사태로 시도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 드린 부분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투기 의혹 등에 대해 검찰, 경찰, 국세청 등이 참여하는 수사가 진행 중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들을 엄중하게 문책하겠다. 재발 방지 위한 여러 대책도 강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LH는 정부 주택공급정책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라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이날 LH 관계자는 연호지구 투기 의혹 및 불법적인 투기 정황이 의심되는 직원들의 사내 메신저 대화 내용 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국가합동수사단 등에서 조사 중이기 때문에 그 결과에 따라 처리할 예정이다.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한편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부장급 간부 A(56)씨가 지난 12일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A씨가 최근까지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진 LH 경기지역본부의 직원들은 침통한 분위기를 보였다.
이날 만난 한 LH 직원은 "어제 뉴스로 아무래도 사무실 분위기가 많이 안 좋다"며 "지금까지 이어진 LH와 관련된 뉴스에 어제 뉴스까지 전해져 사무실은 많이 침통하고 우울하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