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산테러당한 과장 부인 SNS에 애끓는 사연 “포항 공직사회에 심금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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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산테러당한 과장 부인 SNS에 애끓는 사연 “포항 공직사회에 심금 울렸다”
  • 김희영
  • 승인 2021.11.2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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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중 염산 테러를 당한 포항시 대중교통과장 부인의 애끊은 사연이 최근  SNS에 올라와 공직사회를 숙연케 하고 있다.
18일 포항시 등에 따르면 지난 10월 29일 오전 9시20분께 포항시청 7층 대중교통과에 60대 남성 A씨가 들어와 개인택시 매매 금지에 불만을 품고 담당 과장에서 500㎖ 생수병에 담아온 염산을 얼굴에 뿌렸다.
이 사건으로 담당과장은 눈가가 흐릿해 안과부분에 대한 집중적인 장기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직후 서울 전문병원에 입원해 치료받다 최근 집으로 돌아와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직후부터 현재까지 과장을 돌보고 있는 옆지기(아내)는 최근 그 간의 심정을 담은 글을 SNS에 올려 공직사회에 심금을 울리고 있다.

다음은 페이스북에 게재된 글 전문.

"청천벽력이라는 단어로는 부족한... 세상의 그 어떤 단어로도 담아 낼 수 없었던 그날 남편의 사고 소식. 오로지 눈만 살려달라고 빌고 또 빌었습니다."
"31년 외길 인생 절반이상을 교통과에 근무했지요. 땅길은 물론 하늘길까지도 모두 섭렵한 제 남편은 그야말로 교통에 특하된 공무원이었습니다. 
집보다 직장이 소중했고 가족보다 직원을 소중히 여겼던 사람. 재발암 치료중인 와이프 간호보다 현 업무가 중요한 사업이었으니까요..."
"사고가 일어나고 나니 담당 주무관도 있고 담당 팀장도 있는 데 왜 하필 내남편이어야 했는 지 세상의 모든 것이 다 원망의 대상이었습니다. 제 남편은 그저 자기 맡은 바 직무에 충실한 공무원의 한 사람이었을 뿐 인데 사람이 어찌 사람에게 이리도 무자비한 방법을 행할 수 있는 것 인지 도저히 받아들일수도 없고 받아들이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원망조차도 퍼부을 시간이 내갠 없었습니다. 오로지 남편을 살려야한다는 생각뿐...
눈뜨고 있는 동안은 5분 단위로 안약, 안약, 안약, 안약, 안연고, 화상부위 드레싱, 연고, 연고 그렇게 며칠을 정신없이 병원에서 보내다보니 죽을 것 같고 죽일 것 같았던 분노는 어느 정도 사그라들고 이제 이 상황에서 그래도 고마웠던 분들이 생각이 납니다."
"사고 직후 초기 대응을 잘 해 주신 과내 직원분들. 소리없이 뒤에서 참 많은 것을 도와주시는 동료분. 응급실로 한달음에 달려온 시장님. 믿기지 않은 이 상황에 거듭거듭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하시며 진정으로 마음 아파하시는 그분을 보며 남편의 얼굴은 일그러져있지만 아마도 가슴으로는 웃고 있었을 겁니다."

"상처 투성이 몸과 마음을 부둥켜안고 아픔속에서 치유를 갈망하며 절망속에서도 희망을 볼 줄 아는 내 남편. 아직도 뿌연 안개속에 휩싸인 오른쪽 눈에 안개가 걷히기를...기나긴 화상 치료의 길... 너무나도 끔찍했던 사고 트라우마 치료의 길이 남아 있지만 응원해 주시는 분들의 무한한 사랑을 받으며 씩씩하고 담담하게 치료에 임할 것입니다."

"사모님께서 손수 만들어주신 영양죽과 힐링간식으로 저 역시 에너지 불끈 없던 힘도 팍팍! 다시은 이런 일이 생기지 않기를 다시는 이러한 일로 고통받는 이가 없기를... 좋아하는 일을 신나게 마음껏 다시 날개달고 할 수 있는 그 날이 오기를 꿈꾸며 2021년 11월 옆지기..."                       
사고를 일으킨 60대 남성은 지난 10월 31일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업무 중 공무원 테러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공직사회를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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