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우크라가 러시아 자극' 논란…"정말 규탄해"  수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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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우크라가 러시아 자극' 논란…"정말 규탄해"  수습
  • NEWSIS   
  • 승인 2022.02.2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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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초보 정치인이 나토 가입으로 러시아 자극"
영미권 커뮤니티 '레딧'에 李발언 올라와
국힘 "우크라 대통령 비난하고 러시아 침략 정당화"
李, 김포·파주 유세서 언급 없다가 고양 유세서 규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6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책임을 돌리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논란이 됐다.

이 후보의 발언이 해외 커뮤니티에도 공유되면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자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유세에서 "러시아를 정말 규탄한다"며 수습에 나섰다.

논란의 발단은 전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2차 TV토론회였다.

당시 토론회에서 이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선제타격 발언과 사드 추가 배치 등을 집중 공격하면서 "전쟁은 정치인들이 결정을 하고 전쟁에서 죽는 것은 젊은이라는 이야기가 있다"며 "우크라이나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6개월 초보 정치인이 대통령이 돼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가입을 해주지 않으려고 하는데 가입을 공언하고 러시아를 자극하는 바람에 충돌했다"며 "물론 러시아가 주권과 영토를 침범한 행위는 강력하게 규탄을 해야 한다. 그러나 외교의 실패가 곧 전쟁을 불러온다는 아주 극명한 사례"라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명 코미디언 출신으로 정치 경력이 전무했지만 자신이 출연한 시트콤 '국민의 종(Servant of the People)'이 우크라이나에서 국민적 인기를 끌며 대통령 자리에까지 오른 인물이다.

평범한 역사 교사에서 정부의 비리에 염증을 느끼고 정직한 대통령으로 선출되는 과정을 그린 이 드라마는 정부와 정치에 대한 신랄한 풍자를 통해 큰 인기를 끌었다. 여기에 기성 정치인에 대한 유권자들의 분노와 불신과 맞물려 코미디언 출신 정치 신인을 대통령까지 만들었다.

이런 가운데 이 후보가 전날 토론회에서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초보 정치인'으로 지칭해 사태 책임을 돌리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한다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사태 원인을 '러시아를 자극한 외교 실패'로 규정한 셈이어서다.

특히 이 후보의 발언이 영미권 최대 커뮤니티인 '레딧'에서도 공유되며 비판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가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되는 모양새다.

레딧에는 "한국의 민주당(여당)대통령 후보는 토론회에서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를 자극해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켰다고 말했다"라는 제목의 글과 해당 발언이 포함된 토론회 영상이 올라와 있다.

국민의힘은 즉각 비판에 나섰다.

이준석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후보의 발언을 "러시아에 줄서지 않고 나토에 가입하려 했다는 이유로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비난하고 러시아 침략을 정당화하는 생각"이라며 "일본침략을 정당화 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일본에 줄서지 않은 조선왕실 때문에 일제강점기가 왔고 일본의 침략은 정당화되는 이야기랑 다를 것이 뭔가"라며 "이 후보는 타임머신을 타고 구한말로 가면 일본의 침략원인을 고종과 조선의 무능이라고 칭하면서 의병으로, 독립군으로 싸우는 우리 조상들을 훈계할 생각인가"라고 했다.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러시아가 아닌 침공 당한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자초했다는 이 후보의 인식은 충격적"이라며 "러시아의 무력 침공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는 반인륜적 행위이자 국제법 위반인데도 이 후보는 러시아 공격을 사실상 두둔하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자극해 침공당했다고 해 우크라이나 국민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경기 고양 일산문화공원 유세에서 "러시아는 결코 우크라이나 영토와 주권을 침해하면 안 된다. 정말 규탄해 마땅하고 책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양 유세에 앞서 이날 있었던 김포와 파주 유세에서 이 후보는 윤 후보가 전쟁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하는 대목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소재로 언급하기는 했지만 러시아를 비판하는 대목은 없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후보는 어느 대선후보보다 먼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우크라이나의 영토적 통일성과 주권 존중을 강조하며 관련국들이 긴급히 대화에 나서서 평화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끝까지 다해주기를 촉구했다"며 "러시아 침공에 대한 이 후보의 입장은 유엔과 문재인 정부의 입장과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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