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속 오염된 저수지 물로 재배된 벼 1만여 평 ‘쭉정이’ 돼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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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속 오염된 저수지 물로 재배된 벼 1만여 평 ‘쭉정이’ 돼 충격
  • 김종서 취재국장
  • 승인 2022.10.2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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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질 좋기로 소문난 흥해 쌀 이미지 훼손 농민들 걱정 태산
벼 농사 피해 원인 분석과 피해 농민들 보상책 신속히 마련해야
105농가, 185필지 5천300여kg 소출 감소 3억5천여만 원 피해 추정
▲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장리 소재 일대의 1만여평 논에 벼가 쭉정이로 변해 수억원의 농가 피해가 발생했다.
▲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장리 소재 일대의 1만여 평 논에 벼가 쭉정이로 변해 수억 원의 농가 피해가 발생했다.
▲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장리 소재  피해 및 피해조사대상 지역 위치도.
▲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장리 소재 피해 및 피해조사대상 지역 위치도.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장리 소재 일대 논 1만여 평 이상에 농어촌공사가 공급해 온 저수지 물 수질 관리를 제대로 못해 벼농사 피해를 입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벼 낱알이 영글지 못하고 넘어지고 시뻘겋게 쭉정이로 변해 수억 원의 벼농사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흥해 지역에서 생산되는 쌀은 전국에 질 좋기로 소문나 있다. 그런데 만약 이번 벼 피해가 오염된 저수지 물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흥해 전체 쌀 브랜드 가치가 크게 훼손될 우려가 있어 철저한 원인 규명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벼 피해 농민들은 한국농어촌공사 포항울릉지사가 관리하는 덕장리 소재 태평 저수지 물PH(수소 이온 농도)수치가 기준치 보다 높게 오염돼 벼농사 피해를 입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농민들에 따르면 모심기 이후부터 벼에 이상 현상이 나타나 벼 생육 부진과 웃자람으로 도복(넘어짐)이 따랐고, 병충해가 아주 심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피해 농가는 105개 농가로 파악됐다. 면적은 185필에 389,091m2에 달하고 5천3백 kg의 수확이 감소돼 약 3억5천만 원 이상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피해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농민들은 주장했다.

흥해읍사무소 관계자는 지난 2021년 6월 15일 농어촌공사 포항울릉지사에서 피해 논 인근에 있는 태평 저수지 수질 검사 결과에서 축산 폐수에 많이 함유된 T-N 성분이 초과 검출된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 또 카드뮴 농도도 기준치 보다 크게 높은 0.016mg/L (사람의 건강 보호 기준 0.005mg/L) 이 검출된 사실을 농어촌공사가 알았다는 것이다. 도복 피해는 수질에 T-N 성분이 높아 벼가 웃자라 생긴 피해라는 것이다.

피해 농민들은 이번 벼농사 피해는 전적으로 농어촌공사의 책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카드뮴이 인체에 과다 주입되면 호흡 곤란이나 간 기능 장애 등의 증상이 생겨 1군 발암 물질 이타이이타이병 등의 원인이 된다”며 “카드뮴 수치가 높아 벼 생육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카드뮴은 제련 공정(동, 납, 아연)이나 화합물 제조 공정 등 에서 사용되는 중금속 물질이라 인체에 들어가면 배출되지 않고 쌓여 심각한 중금속 중독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태평저수지는 지난 1948년도에 건설됐고, 수혜 면적이 14ha에 달하고 유역 면적은 30ha쯤 된다. 만수 면적은 3.9ha, 총 저수량은 103.7t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전문가는 “태평 저수지 상류 유역에 공장과 축사 등 오염 물질 배출 업소가 있는지 농어촌 공사관계자들이 수시로 확인, 감시하면서 저수지 수질 관리를 해야 했다”며 “만약 오염원을 상류에 그대로 방치하면서 수질 관리를 했다는 주장은 소가 웃을 일이다”고 주장했다. 또 일부 논에 성토한 흙에 중금속 오염이 됐는지 성분 분석도 해볼 필요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주문했다.

만약 이번 덕장리 일대 벼 피해 원인이 저수지 수질 오염에 의한 것으로 판명되면 농어촌공사가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농어촌 한 관계자는 “농어촌 공사는 저수지 관리만 하지 상류 지역에 오염원 유입 문제는 시 환경과에서 단속해야 하는 것이다”며 “이번 벼농사 피해 문제로 저수지 상류 유역에 오염원이 있는지 시에 조사를 의뢰해 놓았다”고 책임 회피 발언을 했다.

피해 농민들의 주장은 2021년 6월부터 지속적으로 저수지 수질에서 기준치 초과 이물질 성분이 발견 됐으나 방치하다가 지난 4월 27일에 원인 파악을 위해 농어촌 본부 환경 지질부에서 현장 조사를 실시하여 수질 오염을 확인 했다는 것이다. 1분기와 2분기 조사를 거치면서 수질이 악화됐음을 이미 알았고, 또 카드뮴 수치 등이 크게 초과된 사실도 확인 했으나 방치하여 농가 피해를 키웠다는 것이다.

흥해읍사무소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29일 덕장 2리 이건수 이장 등이 농어촌 공사 지사를 여러 차례 방문하여 태평소류지 수질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다고 돼 있다. 그러나 농어촌공사 측은 수질 검사 결과 “이상 없다”는 답변을 했다는 것이다. 

뒤늦게 농어촌 공사는 저수지 수질과 피해 논토양에 대한 자체 조사를 환경정책과와 농촌지도과가 나서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는 11월 초에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피해 농민들은 농어촌 공사에서 책임 회피를 위해 검사 결과도 왜곡, 은폐, 축소시키는게 아니냐는 우려와 의심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농어촌공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 6월에는 수질 오염이 됐는지 전혀 인지를 못했다”며 “올 4월에 검사 결과를 보니 질소와 PH 수치가 작년 조사치 보다 높아 재조사를 실시하여 11월초에 그 결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염 사실을 알고 즉시 지난 5월 10일께 단수 조치를 했다”며 “5월말 쯤에 카드뮴 수치가 높은 오염 사실도 알게 됐고 수질 조사 결과가 나오면 피해 농민들과 대책을 논의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 피해 농민은 “농어촌 공사의 겉핥기 수질 관리로 벼농사 피해를 키운 책임은 반드시 물어야 한다. 올해 벼농사 소출은 20% 안되고 그나마 등급이 떨어져 한숨만 나온다”며 “내년 농사도 이지경이 될까 봐 걱정이 앞선다. 철저한 피해 원인 분석과 보상책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흥해 출신 백강훈 시의원은 “105농가가 넘는 농민들이 1년 내내 피땀 흘려 가꾼 벼농사를 망쳐 마음이 아프다”며 “농어촌공사에 벼농사 피해 원인 규명과 책임을 묻고 내년에 같은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철저한 대안과 피해 부분 보상책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관할 지역 도의원과 시의원, 흥해읍장, 이장협의회장 농협조합장 등이 농어촌 공사 지부를 방문하여 벼 피해 원인과 태평지 전체 수역 논의 벼 피해 전수 재조사까지 요청해 놓았다. 따라서 피해 논의 벼 수확도 일시 중단시켜 놓고 소출이 20%도 안되는 이미 수확한 벼는 농협과 협의하여 일반 벼와 분리 수매를 논의하고 피해 보상 등에 대한 문제도 협의 논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론은 농가 보호와 재발 방지를 위해 이번 벼 피해 원인 규명이 반드시 돼야 하고 책임 회피를 위해 우왕좌왕하는 농어촌 관계자들의 근시안적(近視眼的) 탁상행정이 도 넘었다는 비판은 면키 어려울 것 같다.

벼 피해 진상 조사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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