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의 비극 ‘이태원 압사 참사’ 151명 사망·82명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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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의 비극 ‘이태원 압사 참사’ 151명 사망·82명 부상
  • 김윤희 기자
  • 승인 2022.10.30 1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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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연인 잃어버린 시민들 근처서 발 동동
“골목 맨 위 사람부터 도미노처럼 쓰러져”
병원·체육관 등에 가족 생사 확인하러 인파
“골목길 곳곳에서 ‘살려주세요’ 비명 들렸다”
사고 현장 근처에서 ‘떼창’해 시민들 공분도
소방, 수색 활동 종료…경찰, 현장 감식 예정
실종자 신고 쇄도…사상자 신원 파악 시간 걸릴듯
▲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심정지 사고가 발생해 지난 30일 새벽 경찰 및 소방구급 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심정지 사고가 발생해 지난 30일 새벽 경찰 및 소방구급 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해밀톤호텔 인근 골목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를 목격한 시민들은 좁은 골목에 과도한 인파가 몰리자 서로 밀고 밀리는 와중에 넘어지면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태원 압사사고를 목격한 시민들은 사고의 원인을 과도하게 몰린 인파로 추정했다. 시민들은 좁은 골목에 인파가 과도하게 몰리면서 제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됐고, 일부 사람들이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입을 모았다.

남성 이모(24)씨는 이태원 해밀톤호텔 근처에서 사고를 목격했다고 한다. 그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더니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서로 앞으로 가라고 밀다가 대로에서 근처 골목으로 들어가기 시작했고, 점점 더 밀기 시작하면서 벽에 부딪히거나 휩쓸려서 넘어지는 사람이 생겼다. 살려달라는 비명이 곳곳에서 들렸다"고 말했다.

여성 박모(23)씨는 사고가 발생한 해밀톤호텔 옆 경사진 골목에서 넘어지면서 친구를 잃어버렸다. 

박씨는 "오후 10시30분께 친구랑 둘이 있었는데, 넘어지면서 친구를 잃어버리고 혼자 빠져나왔다"며 "골목 맨 앞에서부터 사람들이 도미노처럼 쓰러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연인과 이태원을 찾았다는 한 20대 남성은 "여자친구가 사고로 죽었다"며 고개를 떨군 채 눈물을 흘렸다. 

실종된 여성의 남자친구 방모(28)씨는 "여자친구 친구의 연락을 받고 급하게 왔다"며 "여자친구가 계속 연락이 되지 않아 막연하게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 남성 시민은 구조가 늦어져 피해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고가 난 골목에서 사람들이 넘어진 상태로 30분 정도 구조를 기다렸다"고 했다.

소방당국은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며, 사고를 '압사 사고'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 투약 등은 확인된 바 없다"며 사고 원인은 파악 중에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다수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고 현장 근처에서 춤추며 노래 부르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게시돼 시민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영상 속 시민들은 구급차 근처에서 휴대폰을 들고 제자리에서 뛰며 '떼창'을 하면서 춤을 추고 있다.

이를 목격했다는 한 시민은 "상황 파악이 안 돼서 그런 것 같은데, 다들 정신이 나간 것 같다"며 "비극 이후 또 다른 비극"이라고 말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사망자는 151명, 부상자는 82명으로 집계됐다. 부상자는 중상이 19명, 경상이 63명으로 전해졌다. 부상자 중 심폐소생술(CPR) 등을 받던 중상자가 포함되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

현장에서 사망한 45명은 서울 원효로 다목적 실내체육관으로 이송됐다. 체육관 앞에는 가족이나 지인의 생사를 확인하려는 시민들이 모여들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4시30분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주민센터 3층에 실종자 접수처를 마련했다. 경찰은 사망자의 지문인식 등 신원 조회 절차에 나섰다.  소방당국은 사망자의 신원을 모두 확인한 후에 일괄적으로 가족 등에게 통보할 예정이다. 

소방당국은 이날 사고가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173-7 해밀톤호텔 옆 골목과 클럽 등에 대한 수색을 3차례 진행한 뒤 공식적인 수색 작업을 마무리했다. 경찰의 현장 감식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소방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15분께 해밀톤호텔 옆 골목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사고 수습을 위해 소방대원 507명, 경찰 1100명, 구청 인력 800명 등 총 2421명의 인력이 출동했다. 소방 장비는 233대 동원됐다. 

이날 이태원에는 야외 마스크 해제 후 맞는 첫 핼러윈을 앞두고 1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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