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공무원 5명 태풍 힌남노 피해 문책 ‘선처 호소’ 탄원
상태바
포항시 공무원 5명 태풍 힌남노 피해 문책 ‘선처 호소’ 탄원
  • 김종서 취재국장
  • 승인 2022.12.11 10: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단법인 포항지역발전협의회 회원들 경북경찰청장에게 탄원서 제출
천재지변 사고에 업무상과실 치상 등 혐의 적용은 부당한 처벌 수위
오천 아파트 지하주차장 주민 8명 숨진 사고 불가항력의 자연재해
포항시 공무원들 기소되면 무죄 주장 법정 싸움 소모적 갈등 크게 우려
사단법인 포항지역발전협의회 회원 단체 사진.
사단법인 포항지역발전협의회 회원 단체 사진.

 

<속보>= 지난 9월 11호 태풍 힌남노가 덮쳐 남구 오천읍 소재 아파트 주민 8명이 숨진 사고와 관련, 경북경찰청에서 포항시 관계 공무원을 줄줄이 피의자로 소환 조사한 것으로 알려져 지역 사회가 어수선하다. (관련 기사 탄원서 원문 게재)​

포항시 Y부시장을 비롯하여 J행정지원국장, Y안전총괄과장, K정수과장, 또 다른 K정수과 공단정수팀장 등 5명을 업무상과실치상 및 과실치사 피의자로 조사했기 때문이다. 또 이강덕 시장에 대한 조사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추이가 주목된다. ​

문제는 자연재해 피해 사고를 인재로 몰아 관계 공무원들을 업무상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입건한 것은 과잉 수사가 아니냐 하는 논란이 적지 않다. 경찰의 무리한 수사는 또 다른 지역 위축과 피해자를 낳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만약 시 공무원들에 대해 기소 의견이 모아질 경우 법정 다툼이 치열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냉천 둑보다 낮은 곳에 위치한 오천 A아파트 8명의 주민들이 지하 주차장에서 숨진 사고는 불가항력(不可抗力)의 자연재해로 지적된다.

5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인근 냉천이 범람 위기에 처하자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지하 주차장에 있는 차량을 이동하라는 안내 방송을 듣고 들어갔다가 갑자기 둑이 터져 참변을 당한 사고기 때문이다. 시 관계 공무원들이 그 문제까지 통제 관리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시간당 100㎜ 이상 폭우가 쏟아진 것을 냉천 범람과 둑 붕괴 원인으로 꼽고 있다. 게다가 16시간 내린 강수량이 무려 541㎜에 달했고, 오천 상류 지역은 여러 개의 깊은 산 계곡 지형으로 돼 있다. 그 계곡에서 한꺼번에 쏟아진 빗물이 냉천의 한계를 넘어 범람했고, 둑이 터진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 있다.

게다가 냉천 하류 도구 앞바다의 평소 해수면 또한 34.3㎜에 불과했으나 태풍 힌남노의 영향을 받은 그날은 무려 142㎝까지 수위가 높아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엄청난 양의 빗물이 바다로 빠지지 못하고 하류에서 바닷물이 빗물을 밀어올리는 역류 현상을 일으켜 냉천 범람과 둑이 터진 또 한 주된 요인이 되어 피해가 더 컸던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수해가 나자 냉천 일부 구간에 주차장 등 구조물 설치에 대해 물 흐름에 방해가 됐다 안 됐다 하는 엇갈린 의견이 분분하여 다툼의 여지가 남아 있었다. 그러나 최근 진상 조사에서 물 흐름에 별 영향이 미치지 않았다는 판명이나 각종 유언비어를 만든 논란거리가 사라진 셈이다.

한 전문가는 “오천 태풍 피해 사고는 서울 이태원 참사와 판이하게 다른 자연재해인데도 안전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에 편승한 경찰이 무리한 수사를 하는 측면이 엿보인다”며 “시 공무원들이 기소될 경우 법원에서 무죄 주장 공방전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측했다.

이런 가운데 포항지역 대표 사회단체 지역발전협의회 회원들은(146명) 시 공무원 경찰 수사와 관련하여 경북경찰청장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지난 9일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협의회 한 회원은 “물 폭탄을 쏟아붓은 태풍 힌남노 피해는 불가항력의 자연재해로 보는 것이 상식이고 합리적인 판단이라 생각한다”며 “관계 공무원들에게 인재로 몰아 책임을 전가한다면 유사시 적극적인 행정에서 소극적인 행정으로 시정 동력이 떨어져 그 피해 또한 고스란히 포항시민들에게 되돌아올 수밖에 없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결론은 포발협에서 경북경찰청장께 제출한 선처 호소문 탄원서가 과연 경찰 수사에 어떤 영향이 미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시 공무원은 물론 포항 시민들이 촉각을 곤두세워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는 형국이다.

김종서 취재국장

 

◆ 浦發協(포발협) 146명 회원 일동 탄원서 전문

존경하는 경북경찰청장님!

도민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보호라는 경찰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불철주야 최선을 다하시는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름이 아니오라, 이렇게 글을 쓰게 된 연유는 제11호 힌남노 태풍으로 인해 포항시 공무원들의 경찰조사와 관련하여 포항지역발전협의회 회원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함입니다.

지난, 96일 태풍 힌남노로 인하여 저희가 살고있는 포항시에는 냉천을 비롯한 여러 하천이 범람의 위기를 겪으며, 오천 지역 내 인근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8명의 시민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존경하는 청장님!

현재까지 경찰에서는 이번 태풍으로 인해 돌아가신 분들과 관련하여 포항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수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태풍 힌남노는 시간당 100이상의 폭우를 쏟아부으면서 태풍이 내습한 5일 오후부터 6일 오전까지 16시간 동안 포항 남구 일대에 내린 강수량을 541로 강우빈도는 2,588년 빈도라고 합니다. 이로 인해 평소 34.3에 불가한 해수면 수위가 142까지 기록하는 내용의 기사가 언론에 보도되었습니다.

보도자료를 보면 방재전문가들은 최근 힌남노 태풍으로 포항 냉천이 범람한 것은 만조 상태에서 내륙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강해 해수면이 더 높아지면서 결국 바닷물은 하천을 거슬러 역류했고, 이때 상류로부터 흘러내린 큰 강물과 충돌하여 솟구치면서 폭포수와 같은 엄청난 물이 순간적으로 강 밖으로 넘쳤다는 이번 비가 그야말로 물 폭탄 그 자체임을 알 수 있습니다.

비단, 언론의 기사 내용이 아니더라도 평생을 포항에서 살아 온 저희들은 지금껏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집중호우로 태풍이 오던 새벽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면서 새벽부터는 거리 곳곳이 침수되고 있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하였으며, 태풍이 물러간 아침 거리 주변의 모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처참하였습니다.

대통령님께서도 우리 현장을 방문하시고는 포항시 전체가 자연재난으로 피해를 입은 참담한 모습에 시 차원의 피해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 선제적으로 포항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태풍 이후, 비교적 피해가 적다고 알려진 북구 지역도 시장이 침수되고, 온 거리가 흙탕물이 넘쳐 다니기가 힘들었으며, 태풍피해가 집중되었던 남구 지역은 언론에 발표된 모습과 거기에 사는 저희 회원들이 전해주는 이야기를 통해 집과 자동차가 떠내려가며, 산사태가 여기저기 나는 등 인력으로는 막을 수 없는 자연 재난의 무서움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이런 상황에 포항시청의 사전대비가 부족하지 않았는지 순간적으로 의심이 들었으나, 언론 보도 기사로 파악한 바 포항시에서는 몇차례에 걸쳐 포항시장을 중심으로 유관기관 대책회의, 부서별 상황판단회의를 연이어 개최하여, 급경사지 산사태 예상지역과 하천 공사현장, 둔치 주차장, 도심지 배수구 정비, 수방자재 및 장비의 배치, 해안가 저지대 주민 사전대피 등 재해 취약지구를 방문해 현장을 직접 점검하고, 특히, 남구 지역 해안가 저지대 주민 600여명이나 사전대피하였다는 기사에 포항시에서는 선제적이고 구체적인 예방에 철저히 준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으로 여겨집니다.

존경하는 청장님!

이렇듯 포항시청 공무원들이 급격하게 변하는 이상 기후로 특정지역에 호우가 집중되는 불가항력적인이며, 사람의 손으로 어찌할 수 없는 자연 재난에도 사전 대처뿐만 아니라, 태풍피해가 실시간으로 커가던 도중에도 포항시민의 인명과 재산피해를 막기 위해 전심전력으로 우리 시민들을 도와주었음에도 발생한 안타까운 냉천 주변 아파트 거주민의 인명피해 사고에 공무원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면, 이것은 너무나 지나치고 가혹한 일이라고 포항지역발전협의회 회원들은 생각합니다.

불가항력적인 자연재난으로 닥친 사고로 포항시민들을 위해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할 수 있는 모든 대비를 해주며 고생하는 포항시청의 공무원들이 수사를 받고 인명피해에 대한 책임을 모두 다 져야 한다면, 단순히 시 공무원들만의 일이 아니라 소방서를 비롯한 각종 관공서의 직원들, 더 나아가 안전과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는 업무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시민의 안전을 위해 일을 할 수 있는 동기가 사라질 것이며, 앞으로 더 큰 재난이 발생했을 때 그 누구도 시민의 안전를 위해 앞장서서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저희 회원들은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렇듯 이번 수사의 결과가 재난 현장에서 묵묵히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힘써온 포항시청 공무원들이 처벌을 받게 된다면 결국 지금의 적극적인 행정에서 소극적인 행정으로 변하게 될 것이며, 이로 인한 결과의 피해는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청장님! 포항지역발전협의회 회원들은 포항시청의 공무원들이 행정 최일선에서 적극적인 자세로 주민들을 위해서 일 할 수 있도록 선처를 부탁드립니다

청장님 우리 포항지역발전협의회 회원들의 바램이 꼭 이루어 질 수 있도록 간절히 소망합니다부디 건강하시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계신 데 대하여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경북경찰청장 귀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