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대적 행정 버리고 원칙·공정한 행정을 위한 노력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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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시대적 행정 버리고 원칙·공정한 행정을 위한 노력을 당부한다”
  • <효곡동·대이동> 더불어민주당 박희정 의원
  • 승인 2023.02.0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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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곡동·대이동> 더불어민주당 박희정 의원.

최근 본의원에게는 각종 제보가 쏟아졌습니다. 이에 대해 확인하면서 두 가지 사자성어가 떠올랐습니다. 문과수비(文過遂非)와 욕개미창(欲蓋彌彰)입니다.

문과수비(文過遂非)는 사마광의 저서인 ‘자치통감(資治通鑑)’에 나오는 내용으로,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이리저리 꾸며 합리화하고 잘못된 행동을 계속한다는 뜻입니다. 

욕개미창(欲蓋彌彰)은 잘못을 감추려고 하면 할수록 오히려 드러난다는 뜻으로, ‘좌씨전(左氏傳)’에서 유래되었습니다. 행정기관이라면 반드시 피해야 할 내용으로 여겨집니다만, 오히려 이런 행동들이 관행으로 굳어지는 느낌마저 듭니다.

지난해 12월 22일 서울 국회 대회의실에서는 ‘대한민국 이차전지 산업 혁신을 위한 포럼’이 열렸습니다. 주최는 포항지역의 국회의원 두 분과 산자위 간사였고, 주관은 산업통상자원부와 경상북도, 포항시라고 알려진 행사였습니다.

이 행사에 포항시가 무리하게 인원을 동원했다는 제보가 있어 본 의원이 확인한 바에 의하면, 15개 읍․동과 구청에 28인승 버스 각 1대씩 배정되었다고 합니다. 아침은 김밥과 음료를, 점심은 국회 인근 식당 2곳을 지정해 식권으로 배부했다고 합니다.

인솔을 위해 읍․동 지역의 공무원이 함께 갔을 뿐만 아니라 포항시 대부분 부서마다 여러 명의 공무원이 포럼에 참석했습니다. 이렇게 동원한 인원이 400여명이었고, 시장님도 이 행사 참석을 위해 정례회 마지막 본회의를 불참했습니다.

구시대 유물인 인원동원이 지금도 자행되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예산마저도 투명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행사참석자 간식비를 예산법무과 재량사업비로 지급한 것 외에 버스와 점심 식사는 행사후원기업이 부담했다고 합니다.

담당부서에서는 선거법 문제가 있어 버스 임대비와 식사비용을 후원받았다고 주장하지만, 이차전지와 관련된 정책수혜 당사자 기업으로부터 후원을 받아가면서까지 인원동원을 한 이유가 무엇인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그나마 저녁식사 비용은 지원을 하지 않아 버스별로 각자 해결했다고 합니다. 각종 지출자료를 확인해 보니 행사에 동원된 읍․동이 얼마나 골치 아팠을지 짐작되고 남았습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포럼이 열린 시기는 이태원 참사 여파로 대부분의 행사가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국가공모사업이 아무리 중요해도 시민의 안전만큼 중요하지 않다는 점은 앞으로도 깊이 고민해야 할 문제입니다.

인원동원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난 1월 26일 포스코 국제관 국제회의장에서는 ‘도시의 미래, 공간과 산업을 생각한다’는 도시 미래 포럼이 열렸습니다. 이 행사 역시 지역의 국회의원이 주최했고, 포스텍 박태준미래전략연구소가 주관한 행사입니다.

전문가의 주제발표와 패널토론으로 진행된 이 행사에도 포항시 공무원이 동원되었습니다. 본청 및 사업소 부서별 3명 이상 행사에 참석하게 하고, 이들에게 상시학습 120분을 인정한 것입니다.

‘지방공무원 교육훈련법’에 의하면 공무원에게는 교육훈련의 의무가 있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매년 자기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일정 시간 이상의 교육훈련을 받아야 합니다. 이 결과는 승진인사에 반영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공정하게 운영되어야 하는 제도이고, 공인된 기관이나 프로그램이 아닌 자치단체장이 인정하는 특수한 경우의 교육 훈련은 최소한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포항시는 설명절 바로 직전인 1월 20일에서야 각 부서에 협조요청 공문을 발송하였고, 참석명단도 사전에 제출받지 않고 현장에서 작성하도록 하는 허술함을 보였습니다.

포항시가 주최, 주관한 행사가 아님에도 교육시간까지 활용한 공무원 동원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일이 선례로 남아 반복된다면 포항시의 교육훈련 행정은 주먹구구식 인사행정으로 이어질 것이 불보듯 뻔합니다.

공평하고 올바르다는 뜻을 가진 ‘공정(公正)’은 비단 정치권 뿐만 아니라 한 시대를 관통하는 화두가 되었습니다. 아무리 명분 있는 일이라 해도 행정기관은 원칙을 지켜야만 공정한 행정을 할 수 있다고 여겨집니다.

구시대 행정이 더 이상 계속되지 않도록 각별한 조치를 포항시에 주문드리며, 이상 발언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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