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의 ‘꿈의 빛’으로 신약개발 등 각종 성과가 열리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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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의 ‘꿈의 빛’으로 신약개발 등 각종 성과가 열리기를 기대한다”
  • 김종서 취재국장
  • 승인 2016.10.07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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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서 취재국장

50년 역사의 포항제철소의 용광로 불빛 등 ‘빛의 전통’이 있어 한국의 과학기술을 이끄는 꿈의 빛으로 불리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최근 포항에서 준공됐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원자핵이나 전자 등을 가속, 충돌시켜 물질의 미세구조를 관찰 분석하는 대형 연구시설이다.

가속기는 전자, 양성자, 중이온 중 무엇을 가속하느냐에 따라 분류한다.

4세대 방사광 가속기는 전자를 빛과 같은 속도로 가속시키고, 경주에 건립된 양성자가속기는 수소 원자에서 전자를 제거하고 남아 있는 양성자를 빛의 속도(초속 30만km) 가까이 가속시키는 장치이다.

가속된 방사광이나 양성자는 물질·소재 분석, 물질구조 개조를 통한 신물질 및 신소재 개발에 활용된다.

가속기는 ‘신약(新藥) 개발의 숨은 공로자’로 평가 받는다.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와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는 가속기를 통해 단백질 결합구조를 밝혀낸 덕분에 만들 수 있었다고 알려졌다.

대한민국의 방사광가속기 건설은 지난 1985년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김호길 포스텍 초대학장을 초빙해 “만일 포스텍을 단기간에 세계 유수의 명문대학으로 만들어준다면 방사광가속장치 도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무모한 도전이다’며 말렸지만 김호길 박사와 박태준 회장의 판단은 달랐다.

“대한민국이 과학기술 강대국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장비가 바로 방사광가속기”라고 판단했다.

3세대 가속기는 지난 1994년 12월 준공됐다.

포스코는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하여 기술연구원, 포스텍, 포항산업과학연구원 등 3곳을 연구개발(R&D) 거점으로 삼아 유기적인 협동연구개발체제를 구축해 미래 먹거리 창출에 앞장서 왔다.

포항 3세대 방사광가속기가 과학기술 발전에 가져온 성과는 헤아릴 수가 없다.

바이러스의 단백질 구조, 나노 물질이나 신약의 원자결합 상태 규명은 물론이고 초소형 로봇도 제작할 수 있다.

국내외 유명 학술지에 발표되는 연구자들의 논물이 양적 질적으로 급상승했다.

산업계의 수요도 늘어 삼성전자는 광통신 반도체 소자의 결함을 이곳에서 찾아냈다.

또 철강제품 등의 생산공정에서 불량률을 낮추는 기법 개발 등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1995년 이용이 개방된 이후 1500여명 과학자와 기술자가 4396건의 연구 과제에 3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해 오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스스로의 힘으로 건설된 포항 3세대 방사광가속기에서 귀중한 경험과 운영 노하우를 쌓은 두뇌들이 경주 양성자 가속기, 동남권 원자력 의학원의 중입자 가속기에서 4세대 방사광 가속기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의 가속기 시대를 활짝 열어가면서 과학기술의 새 역사를 만들어 가는 핵심 인력이 되었다.

2011년 3월 이명박 정부의 교육과학기술부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 기본 계획을 세웠다.

이 계획안의 총사업비는 4천260억원.

정부-4000억원, 경북도·포항시-260억원 부담으로 세분화했다.

이 계획안이 밝힌 추진 배경은 ‘순수 기초 및 응용과학 분야의 첨단기술 및 신성장 동력 산업기술 개발의 필수적인 연구 시설 확보’였다.

3세대 방사광가속기로 물체의 정적(靜的)현상을 연구하고 있으나, 4세대 가속기는 물체의 동적(動的)현상, 살아있는 세포의 실시간 분석 연구가 가능하다.

물체의 동적 현상 연구는 3세대로는 (성능을 향상시키더라도) 불가능하다.

4세대는 3세대 보다 광원(光源)이 100억배 밝고(고해상도) 펄스폭이 1000배 짧아 살아있는 세포의 동적 현상을 실시간 관측하는 것이 가능하다.

미국, 일본은 2000년대 초반부터 4세대 건설에 착수했었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가진 나라는 미국 일본에 이어 우리가 세 번째다.

4세대 사업 아이디어는 포스텍에서 먼저 나왔으나 예산 배정이 지지부진한 사이에 일본에 선수를 빼앗겼다.

4세대 사업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약속했으나 지키지 못했고 이명박 정부에서 ‘형님 예산’이란 비아냥거림 속에 예산이 겨우 통과 됐다.

좌파 야당의 ‘발목잡기’는 ‘신성장 동력 창출’에도 무차별 적용되었다.

학계에선 “국가 경쟁력을 견인하는 과학혁명에는 좌우이념·정권을 넘어서는 국가적·국민적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지난 4월 14일부터 종합 시운전에 돌입했다.

지난 6월 14일 최초의 X-선 레이저가 관측 됐으며, 외부 전문가검증위원회가 29일 현장을 방문해, X-선 레이저의 에너지 스펙트럼, 파장, 펄스 등 기본성능을 검증함으로써,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모든 장치가 성공적으로 정상 작동함을 공식 확인했다.

시운전 시작 후 자유전자레이저 발생까지 미국은 2년, 일본은 4개월이 걸렸으나, 포항 4세대 방사광 가속기는 불과 2개월 만에 성공했다.

세계 과학계는 시운전 2개월만에 X-선 레이저 발생 성공에 놀라움과 함께 찬사를 보내왔다고 한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하면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살아있는 세포와 질병 단백질의 구조를 정확히 분석해 맞춤형 신약 개발이 가능해진다.

또 현재까지 구조가 완벽히 밝혀진 단백질은 전체의 5%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95%에 이르는 미지의 단백질 구조 연구가 이뤄진다면 치매, 당뇨, 유전자 질환은 물론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치료기술 개발과 의약품복합체 연구에도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연료전지 등 친환경 에너지 개발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준공식에 참석한 박 대통령은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광합성과 화학 반응을 비롯해 그동안 인류가 풀지 못한 우주와 생명의 비밀을 푸는 열쇠이자 미래 신산업 선점에 필수적인 핵심 인프라”라며 “포항에서 만들어질 ‘꿈의 빛’이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미래는 물론 인류의 미래를 환히 밝힐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해맞이 고을’ 포항은 ‘용광로 불빛’으로 ‘산업의 쌀’을 만들어 한국산업화의 디딤돌이 되었다.

이제 4세대 방사광가속기로 ‘꿈의 빛’을 만들어 과학기술 역량 극대화를 추진한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 연구 성과가 포항 발전과도 직결된 산업화로 활발하게 연결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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