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중진 의원들 혁신위 인적 쇄신 물갈이론 소가 웃을 일, 반발, 역공 채비 혼란 우려
국힘 혁신위 해산 대비 비대위 구성, 비윤 신당에 대비한 윤석열 신당론 치밀하게 세워야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징계를 받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대사면을 1호 혁신안으로 내놨다가 TK지역 등 보수 우파들로부터 큰 비판을 받고 있다.
갈등을 빚고 있는 비윤계를 포용하는 것이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최우선 과제라는 판단에서 내놓은 조치로 해석된다. 그러나 원칙이 무너진 혁신위라는 보수 우파 반발과 비난이 쏟아져 혼란이 가중된다.
그런데다 이준석 전 대표가 혁신위 화합 제안을 즉시 거절하고 혁신위를 조롱까지 했다. 첫 출발부터 혁신위가 개망신을 당한 꼴이다.
포항 등 TK지역 주민들은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정체성이 의심된다는 비난까지 나온다. 성상납을 받아 징계를 받은 인물을 혁신 1호 대상으로 들고나왔기 때문이다.
중앙당 지도부도 혁신위안 수용 뜻을 밝혔다가 싸잡아 비난받고 있다. 성상납 수사가 끝나지 않은 하찮은 범법자에게 집권 여당이 통째로 끌려다니는 꼴이 한심하다는 비판이 하늘을 찌른다.
또 윤 대통령을 후보 시절부터 갈구고 아직까지 내부 총질로 욕설과 막말까지 쏟아내고 있다. 당 대표가 자당을 소송하는 비상식적인 행동도 자행했고, 지난 대선 때는 훼방을 놓아 정권 교체를 위태롭게 만든 패륜도 범했다. 배은망덕(背恩忘德)의 극치를 보인 인물이다.
비호감이 극에 달해있는 인물을 혁신 1호 안으로 내놓았으니 당원과 우파 보수들이 가만있겠나. 당 지도부와 인 위원장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고, 정체성을 들먹일 정도로 입지가 좁아졌다.
당초 인 위원장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컸던 만큼 실망감도 크다. 와이프와 자식 빼고 다 바꿔야 한다는 삼성 이건희 회장의 절박했던 말을 거창하게 인용했다.
국민들이 주목했다. 그런데 내놓은 1호 혁신안이 이준석 사면이라 뭘 바꾸고 뭘 혁신하겠다는 것이냐는 실망스럽다는 반발이 쇄도하고 있다.
지난 25일 영남권 중진 의원들을 겨냥한 듯 “당내 낙동강 하류 세력은 뒷전에 서야 한다”고 작심 발언도 했다. 반발이 심하자 “더 다양성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또 지난 23일에는 “국민의힘에 있는 많은 사람이 내려와야 한다”며 “희생 없이 변화가 없다”고 주장했다.
영남권 중진 의원들 수도권 차출이나 2선 후퇴론도 거론했다. 바짝 긴장하고 위축됐던 영남권 의원들은 원칙 없는 혁신위가 자가당착(自家撞着)에 빠진 게 아니냐 하는 역공을 날릴 판이다.
첫 단추 꿰는데 실패한 혁신위도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말을 바꾸는 등 위축된 분위기다. 25명 모두 국민의힘 소속인 TK지역(대구 12명, 경북 13명) 국회의원들은 총선이 다가오면서 불안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총선 때마다 60% 이상 물갈이는 기본이다. 그 폭이 더 높아져 80% 이상 날아갈 것이란 설이 나돌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국민 지탄을 받을 만한 사고를 쳤다. 최근 국힘 중앙당이 총선 공천 심사에 반영시킬 현역의원 대상 당무 감사가 엉터리로 진행됐다는 폭로가 포항에서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포항은 재선의 김정재 의원(포항 북구)과 초선의 김병욱 의원(남·울릉)의 지역구다. 국회의원 당무 감사를 지켜본 익명의 한 주민은 짜고 치는 감사를 지켜보고 중앙당까지 다 썩었다는 판단이 들어 폭로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감사 받는 국회의원이 당사에 지역 유지와 시·도의원 등 10여명의 측근들을 불러 모아 격식을 갖춘 뒤 의원을 치켜세우는 감사에 임하게 했다”며 “지역 여론을 왜곡 호도하는 하나마나한 감사를 지켜보면서 기가 찼다”고 주장했다.
사실이라면 충격이다. 중앙당과 혁신위가 재감사에 착수해야 할 중대 사안이다.
한 시의원 출신은 “국회의원에게 주어진 시장·군수·시·도의원들의 공천권 권한이 공공연한 부패 고리가 되고 있어 개선책이 요구된다”며 “지방 선거 때 갑질과 공천 장사는 기본이고, 중앙당 당무 감사를 기득권으로 왜곡시킬 정도로 타락해 있다”고 주장했다.
내년 총선은 윤석열 정부가 사활을 걸어야 하는 국운(國運)이 달린 선거다. 나라를 위해 기득권 포기는 기본이다. 중진 의원들이 험지를 선택하거나 누린 만큼 내려놓는 것도 당과 국민을 위한 도리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총선에 대비한 당의 구태를 바로잡고 인적 쇄신 발판을 마련해야 할 혁신위가 신중치 못한 오류로 우파 비판에 신뢰성을 잃고 비틀거리고 있어 난제다.
여의도 한 정치인은 “보수층에 신뢰를 잃은 혁신위 해산에 대비해야 할 것 같다”며 “내부 파동을 잡을 강력한 비대위 구성 준비는 기본이고, 비윤 세력들 신당 창당에 밀릴 수도 있는 수도권 경쟁력을 갖춘 윤석열 신당 창당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결론은 혁신위가 언제까지 존속될지 여부와 영남권 등 현역의원 물갈이 추이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는 형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