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은 시인 세번째 시집 ‘호미곶 별사(別辭)’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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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은 시인 세번째 시집 ‘호미곶 별사(別辭)’ 출간
  • 안경희 기자
  • 승인 2017.10.13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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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처럼 꿋꿋하고 푸르게 살고싶다”

‘별사(別辭)’란 말에는 쓸쓸함이 묻어있다.

‘이별의 말’이든 ‘남은 다른 말’이든 간에 그것은 계속되는 말이 아니고 끝나는 말, 마무리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별사라는 말은 적적하다. 그러나 그 적적이 자긍과 자부의 순수의지에서 연유할 때 쓸쓸함이 아니라 고절(高絶)함이 된다.

‘별사’는 더할 수 없이 높고 뛰어난 말이며 노래이다. ‘별사’는 장엄하다. 미학적으로는 ‘숭고미’에 해당한다. 정신의 위대함이 서려 있다.

고향으로 돌아와 만년을 보내고 있는 노시인은 그의 안태고향 ‘호미곶’에 ‘별사’를 붙여 「호미곶 별사」라는 한 편의 시를 작시하여 남긴다. 나아가 『호미곶 별사』라는 표제의 시집 한 권을 이 세상에 내어놓는다.

소지(燒紙)를 하듯 오롯한 한 생의 열정을 마지막 한 점까지 불살라 고향 ‘구만리’ 하늘에 올리는 시, 「호미곶 별사」는 청전(靑田) 서상은 시인이 찍는 포스트 귀거래사의 화룡점정이다.

이 시집 『호미곶 별사』는 동해 너머 태평양으로 날려 보내는 엄의(嚴毅)한 호랑이의 멀고 긴 포효이자 숨결이다.

(시인이자 철학박사 김주완씨의 시평 중)

서상은 시인은 1962년 <신세계> 잡지에 선우희선생 심사로 수필 「나리(羅里)의 맥반(麥飯)놀이」가 신인상에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계속, 지금까지 수필집 4권과 시집 3권을 발표했다.

그는 자신을 “단순한 수필가이기보다 오랫동안 공직에 머물면서 한껏 애국하지 못한 속죄의 마음을 고향에 나무를 심어 숲을 가꾸고 아름다운 문향(文鄕)을 만들고 싶었던 작은 소망이 지금에 와서 한 문학인으로 남게될 줄 이야… 실은 그것만이 그때 나의 유일한 구원이자 꿈이었다”라는 말로 문학을 가까이 하게 된 연유를 담담하게 풀어냈다.

내 고향을 못 지키면 어떻게 내 나라를 온당히 지킬까? 평소 선생의 소신과 고집이 이번 ‘호미곶 (別辭))’라는 시집으로 엮어진 게 아닐까? “別辭)라니 뭐 대단한 것도 아니지만 두고 두고 더 보태주고, 고단하고 각박한 세상이지만 나무처럼 꿋꿋하고 푸르게 살다가고 싶다”는 이 한마디에 선생의 해탈의 경지가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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