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소년 아톰을 창조한 데즈카의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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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소년 아톰을 창조한 데즈카의 후회
  • 윤근영기자
  • 승인 2009.02.0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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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휴사=뉴시스】

‘만화의 신’, ‘재패니메이션의 창시자’로 불리는 데즈카 오사무(1928~1989)의 유작 산문집 ‘아톰의 슬픔’이 20주기를 기념해 국내 출간됐다. 데즈카는 ‘우주소년 아톰’, ‘밀림의 왕자 레오’ 등을 남긴 일본의 전설적인 만화가다.

데즈카가 1989년 사망하면서 미완으로 남았던 이 산문집은 생전의 강연, 인터뷰 녹취록 등을 더해 완성됐다. 생명, 전쟁, 환경, 미래, 과학 등 인류의 오랜 주제에 대한 통찰을 담았다. 일본에서만 25만부가 팔리며 데즈카의 명성을 재확인했다.

표제 ‘아톰의 슬픔’은 데즈카가 창조한 ‘아톰’과 독자들이 인식하는 ‘아톰’ 사이의 괴리에서 오는 유감을 내포한다. 과학 발전으로 인한 인간소외, 차별, 환경파괴 등을 고발하려던 작가의 의도는 빗나갔다. 사람들은 절대적인 힘을 지닌 ‘과학의 총아 아톰’에 열광했다.

“우주소년아톰은 그런 작품이 아닙니다. 나는 자연과 인간성을 외면한 채 오직 진보만을 추구하며 질주하는 과학기술이 사회에 얼마나 깊은 균열과 왜곡을 가져오고 얼마나 많은 차별을 낳는지, 또 인간과 모든 생명에게 얼마나 무참한 상흔을 남기는지를 그리고 싶었습니다.”(‘아톰의 슬픔’ 중)

데즈카는 아톰을 통해 과학과 개발을 동경하는 것이 아닌, 생명 애착과 지구환경 파괴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고 말한다. 작가는 10만마력의 초인 아톰보다는 옥상에 홀로 앉아 말없이 도시 문명을 응시하는 반인간, 반로봇으로서의 아톰을 사랑했다. 하연수 옮김, 188쪽, 8500원,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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