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에 더 팔팔한 ‘겨울 장염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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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에 더 팔팔한 ‘겨울 장염 바이러스’
  • 허 정 욱 건강증진의원장
  • 승인 2018.02.23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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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면역력이 떨어지는 어린이·노인 각별한 주의 필요
노로바이러스는 영하에서도 살아남고 추울수록 더 왕성하게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염성 매우 강해 집단 발병 흔해
일단 감염되면 초기 감기 비슷
생존력 강한 바이러스로 악명 높아
잦은 설사와 탈수 증세 동반 양상

영유아· 노인 심하면 쇼크 유발
해산물·길거리 음식  먹지 않도록
흐르는 물에 20초이상 손씻기
보리차·이온음료 수분 섭취 도움

 

직장인 A(37·여) 씨는 얼마 전 식당에서 굴 보쌈을 먹은 후 복통을 일으켰다.
 음식을 조금만 먹어도 속이 부글거리고, 설사를 계속하면서 탈수 증상이 심해졌다.

급기야 병원 응급실 신세까지 지게 된 이 씨는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장염 진단을 받았다.
 수액 주사를 맞고 간신히 증상이 잦아든 후에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 겨울에 바이러스성 장염 많아 

흔히 여름에 주로 유행하는 질환으로 알려진 '바이러스성 장염'의 환자 수는 사실 1월에 가장 많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바이러스성 장염 환자 수는 12~2월까지 겨울철이 6~8월 여름철보다 훨씬 많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겨울 장염의 원인은 대표적으로 '노로바이러스'와 '로타바이러스'가 있고, 이 둘은 전체 바이러스성 장염의 90%를 차지한다. 

바이러스성 장염은 음식물이나 침 또는 대변 분비물 등을 통해 빠르게 전염되므로, 어린이집이나 학교 등에서 주로 집단 발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겨울 장염 증상은 여름 장염 증상과 다소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여름철과 겨울철에 장염이 유행하는데, 이 두 가지 장염은 전혀 다른 원인으로 발병한다. 

여름철 장염은 식중독에 의해 발생하는 세균성 장염이지만, 겨울철 장염은 주로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성 장염이 겨울에 유행하는 이유는 바이러스의 특성 때문이다. 살모넬라균, 병원성 대장균, O-157균, 포도상구균 등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은 기온이 떨어지면 증식을 멈춘다.

하지만 노로바이러스는 온도가 떨어지면 오히려 생존 기간이 연장된다. 
일반적으로 실온에서는 10일, 10도의 바닷물에서는 30~40일, 영하 20도 이하에서는 더 오래 생존할 수 있다.

■ 탈수 심하면 영유아 목숨 잃을수도 

노로바이러스는 비누나 알코올로도 제거되지 않는 생존력이 강한 바이러스로 악명이 높다. 
노로바이러스는 전염성도 매우 강한데, 바이러스에 의해 오염된 채소나 해산물, 식수 등을 섭취해도 옮을 수 있고, 감염된 환자와 접촉을 통해서도 쉽게 전파된다. 따라서 사람이 많이 모이는 학교나 대중교통, 공공장소와 시설에서 집단으로 발병하는 사례가 흔하다. 

노로바이러스는 여름에는 거의 증식하지 못하다가, 기온과 습도가 떨어지는 겨울철에 많이 늘어난다. 

잦은 설사로 인해 탈수 증세가 동반되기도 하는데, 심한 경우 쇼크가 오기도 한다. 그 외의 겨울 장염 증상으로는 구토·복통·두통·근육통 등이 있다. 

설사가 심할 때는 우선 물을 마시면서 설사의 원인이 되는 노로바이러스를 몸 밖으로 빨리 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고열 증상이 오랫동안 이어질 경우에는 병원에서 수액요법이나 항생제 등으로 치료받는 것이 좋다.

일단 감염되면 초기에는 감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1~2일 정도 잠복기를 지나면 발열, 메스꺼움, 복통, 설사, 구토 증상이 갑자기 나타난다. 이르면 수일 이내에 자연적으로 회복되기도 하지만, 영유아나 노인은 탈수 증상이 심해져 쇼크에 이를 수도 있다. 

백승석 해운대부민병원 소화기센터장은 "건강한 사람에게는 일반적인 감기나 설사 같은 가벼운 증상으로 그냥 지나칠 수 있다. 

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고령자의 경우 증상이 심하거나 또 다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잦은 설사로 탈수를 일으킬 수 있어 충분히 수분 섭취를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겨울철 장염 원인으로 로타바이러스를 꼽을 수 있다. 

로타바이러스는 노로바이러스와 달리 예방백신으로 막을 수 있기 때문에 갈수록 감염 사례가 줄어들고 있다. 

로타바이러스는 영유아 급성 설사병의 대표적인 원인균으로 꼽힌다. 
감염 초기에는 콧물이나 기침, 열 같은 가벼운 감기 증상으로 시작해 심해지면 구토와 설사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로타바이러스는 소장의 융모 세포를 파괴해 물과 영양소의 흡수를 막기 때문에 심한 탈수 증상을 동반한다. 

영유아의 경우 탈수가 심해지면 장기 손상을 입거나 생명을 잃을 수도 있어 탈수를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실 겨울철 장염은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충분한 휴식과 함께 탈수를 예방하기 위해서 적절한 수분을 섭취하면 일정 시간 경과 후 좋아진다. 

그러나 영유아나 고령 환자, 만성질환자 등은 임상양상이 더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38도 이상의 고열이 하루 이상 지속되거나 하루 6회 이상의 심한 설사, 혈변, 심한 복통, 구토 등의 증상이 동반되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입으로 음식 섭취가 어려운 경우는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 익혀 먹기 등 개인 위생 관리 필수 

겨울철 감염성 장염을 예방하려면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음식은 85도 이상 온도에서 1분 이상 조리해 속까지 충분히 익혀 먹고, 오래된 음식은 먹지 않는다. 

위생이 좋지 않은 식당이나 길거리 음식점에선 해산물을 먹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지하수는 반드시 끓여 마시고 음식을 먹기 전에는 항상 손을 씻어 손에 묻은 바이러스나 세균이 입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손을 씻을 때는 비누를 이용해 손가락 사이사이, 손등까지 골고루 문지르고 흐르는 물에 20초 이상 씻어야 한다. 

백 센터장은 "기온이 낮다고 방심하는 것이 겨울철 장염의 1차 원인이다. 

장염 증상이 있는 환자의 경우 지속하는 시기는 물론 회복 후 3일에서 최장 2주까지는 전염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음식과 개인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노로바이러스는 회복된 후에도 최대 2주까지 전염 가능성이 있으므로 철저한 위생관리가 필요하다. 

채소·과일·어패류를 씻거나 가열하지 않고 그대로 먹는 것은 삼가야 한다.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된 지하수에 의해 음식에 바이러스가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노로바이러스는 낮은 온도일수록 생존기간이 연장되므로 세척 후 냉장 보관했던 채소라도 먹기 전에 다시 씻는 게 좋다.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위장관계 역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퇴치하기 위한 반응을 일으키면서 설사, 복통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감을 이기려면 잘 먹어야 하고, 장염은 함부로 먹으면 안된다.

김 교수는 “설사와 구토가 일어났다고 무조건 굶기보다는 죽이나 미음 등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과 따뜻한 보리차나 이온음료를 조금씩 자주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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