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不姙)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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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不姙) 대한민국’
  • 유수원 편집인
  • 승인 2018.03.09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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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통계청이 ‘2017년 출생·사망통계’를 발표했다.

이 통계를 보면 지난해 출생아는 35만 7000명으로 2016년 40만 6200명보다 11.9%인 4만 8500명이 줄었다.

2001년(-12.5%)이 후 16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으로 밝혀졌다.

12년간 저출산 대책비로 122조원을 쏟아 부었지만 ‘신생아 울음소리’는 잦아들고 있다.

합계 출산율(여자 한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출생아 수)이 1.05명으로 사상최저를 기록했다.

OECD(경제협력 개발 기구) 35개 회원국 중 단연 꼴찌로 떨어졌다.

인구유지가 가능한 수준 2.1명의 반토막이 됐다.

대한민국인구의 본격적인 감소기 진입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70년대 예비군 훈련장에서 피임수술(정관수술)을 받으면 귀가조치를 시켰다.

‘둘만 낳아 잘 기르자’·‘둘만 낳아 식량조절’·‘좋은 환경 밝은 가정 알고보니 가족 계획’등 산아제한구호가 제창(薺唱)됐다.

산아제한의 구체적 방편으로 남성의 정관절제술이 권장되어 우리나라 남성의 10~12%가 시술을 받은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지 못한 게 오늘 날 인구절벽위기의 근본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저출산 문제가 제기되면서 ‘출산 장려’구호가 등장했다.

‘아기들의 울음소리 대한민국 희망소리’·‘가가호호 아이둘셋 하하호호 희망한국’등 출산장려구호는 ‘출산제한’에서 ‘출산장려’로 바뀐 시대상을 엿보게 한다.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로드 벅홀츠(Todd G.Buchholz)는 “거대한 중산층이 존재를 드러내면 항상 출산율 하락이 시작된다”고 주장했다.

가난할 때 일손이 아쉬워 아이를 많이 낳지만 먹고살 만하면 적게 낳아 일류로 키운다는 풍조 변화를 직시한 것이다.

단순히 많은 자녀를 낳으려 하기보다 자녀를 훌륭하게 키우고자 하려는 열망이 커져간다고 본 것이다.

힘들게 애를 키우느니 반려동물과 함께 여유 있는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여성들이 늘어나 저출산사회가 됐다.

▲저출산 풍조를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 저출산현상의 주요원인으로 기혼가구의 출산율 하락보다도 혼인율 하락, 결혼을 늦추거나 아예 하지 않는 현상에 주목하는 시각이 있다.

혼인을 피하거나 늦추는 청년들 상대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불안정한 고용(일자리) 과소득, 과도한 주거비 부담으로 혼인을 기피하고 늦추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혼 여성의 경우 출산을 하지 않는 이유로 자녀에 대한 높은 교육비, 보육비 부담을 꼽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17개 광역시·도 중에서 지난해 합계 출산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세종시(1.67명)이었다.

전문가들은 세종시 출산율 1위를 유지하는 것은 △일자리 △주거 △교육 등 3대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일자리·주거·교육의 중요성은 출산율이 낮은 지역을 보면 선명하게 드러났다.

일자리·주거·교육이 잘 조율되는 저출산대책수립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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