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업(口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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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업(口業)
  • 유수원
  • 승인 2009.03.2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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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행위는 이것이 영향을 미치는 것은 미래라구요. 미래는 20~30대의 무대라구요.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해도 괜찮아요”(2007년 3월 대구에서 노인 폄하 발언)
“국민들이 자장면 몇 번 안먹으며 절약하면 북한에 200만 kw의 전력공급을 쉽게 할 수 있다”(통일부장관 재직시 대북 송전 발언)

“동작을 정치·경제·교육의 산1번지로 만들겠습니다. 정동영을 바치겟습니다”(동작구에서 총선 출마의 변)
앵커출신의 말 잘하는 정치인 정동영씨가 벌린 ‘말의 성찬’이다. 정동영씨가 최근 4.29 재보선에서 전주출마를 공언했다. 친노(親盧)성향의 좌파신문 <한겨레>,<경향>이 “정동영, 뭘하자는 거냐”, “한마디로 꼴불견”,“자신도 당도 망치는 공멸게임”이라고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부었다.

우파신문들은 ‘정동영 공단’으로도 알려졌던 개성공단사태에 목청을 높이고 있다. “안전확보가 안되면 공단을 존속 시킬 수 없다”는 강경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개성공단 통행과 운영에 북한이 간섭할 수 없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지 않고 ‘평화와 공영’만 뇌까린 결과 파행은 예견된 것이었다. 지난 정권실세들의 끝없는 ‘김정일 사랑’은 금강산 관광객 사살·개성공단 통행차단을 야기했다.
대북 퍼주기 선봉에 정동영씨가 있었다. 그들의 말장난은 민주 평화세력의 통치행위로 용인되어야만 할 것인가.

1960년 말 미국대통령선거에서 8년간 부통령을 역임했던 리처드 닉슨은 존F케네디에게 패했다. 1962년 다시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나섰다가 낙선했다. 닉슨은 언론의 냉대 속에서도 동서양의 역사서를 품고 세상을 찾아다니며 4년간 근신했다. 하원의원 선거 지원 유세를 복귀의 기회로 잡았다. 정동영씨는 1년도 못 참아 지역구도가 고착된 전주 재보선을 기회로 삼아 ‘말의 성찬’을 준비하고 있다.
정동영씨에게는 구업(口業)은 없는 것일까. 불교에서는 인간의 모든 행위를 세 가지 종류의 업으로 망라하고 있다. 신(身),구(口), 의(意) 3업이다. 몸으로 짓는 없이 신업(身業), 입으로 짓는 업은 구업(口業), 생각으로 짓는 업이 의업(意業)이다.

천수경은 그 첫머리에 구업을 강조하고 있다. 구업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말조심하라”는 것이다. 결국 “말에 대한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 또 “잘못된 말은 참회하라”는 것이다.
북한에 대해 상호주의를 주장하는 보수세력을 ‘냉전·수구세력’이라고 줄기차게 공격하던 목소리를 잦아 들 것인가. 지난 대선에서 참패의 의미를 깨닫지 못한다면 또 다른 구업을 짓는 것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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