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감독의‘믿음의 야구’음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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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감독의‘믿음의 야구’음미해야
  • 김덕균
  • 승인 2009.03.20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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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감독은 덕(德)으로 사람을 다스린다. 부하나 선수들은 그에 대하여 미안감을 느끼는 듯하다. 그 미안감을 해소하려고 더욱 분발하는 것처럼 보인다.
말 없이 남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위대한 지도력이다. 人格의 리더십이고 침묵의 리더십이다.
조갑제 월간조선 전 대표가 18일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승자전에서 일본을 4-1로 연파한 한국 야구 대표팀 김인식 감독에 대해 평가한 것이다.

야구감상이 취미인 조갑제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김 감독은 덕(德)으로 사람을 다스린다. 부하나 선수들은 그에 대하여 미안감을 느끼는 듯하다.
그 미안감을 해소하려고 더욱 분발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일본팀에 콜드게임으로 지고 나서 2차전 9회초 무사 1루 위기. 환갑을 넘긴 노(老)감독은 잘 올라가지 않는 팔을 들어 신호를 보냈다. 2004년 당한 뇌경색 후유증 탓에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감독의 손짓에 1루수 김태균은 1루 선상에 바짝 붙었다.

투수는 지난 7일 도쿄돔에서 열린 한·일 1차전에서 8실점으로 난타당한 김광현. 타자 후쿠도메는 김광현의 직구를 ‘기다렸다는 듯’ 방망이를 휘둘렀다. 1루 선상을 파고드는 2루타성 강습타구.
1초도 되지 않을 이 짧은 순간 노감독의 방금 전 ‘손짓’이 떠올랐다. 중계카메라가 공을 쫓아 황급히 돌아갔을 때 거기엔 김태균이 글러브를 벌린 채 ‘먹잇감’을 ‘기다리고’ 있었다.

공을 낚아챈 김태균은 글러브를 들어 자축의 세레모니를 잠시 연출한 뒤 성큼성큼 1루를 밟았다.
야구는 ‘9회말부터 시작’이라는 말을 무색치 않게 한 이 아찔한 상황을 노감독은 ‘일어나지 않은 상황’을 마치 ‘일어난 상황’처럼 퍼즐을 맞추듯 했고, 이를 지켜본 시청자들은 잠시잠깐 타임머신을 타고 온 것 아닌가 하는 착각에 빠져들게 했다.

막판 추격의 불길을 당기려던 일본은 망연자실했고, 하라 감독과 이치로의 표정은 굳어버렸다. 조 전 대표는 이어 "말 없이 남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위대한 지도력이다."며 "인격(人格)의 리더십이고 침묵의 리더십이다."고 강조했다.

조 전 대표는 "그는 경기장 안팎에서 희노애락(喜怒愛樂)의 표현이 매우 적다. 남의 험담을 절대로 하지 않는다고 한다."며 "불만이 없을 리 없지만 안으로 삭인다. 가벼운 뇌졸중을 맞은 적이 있었으나 곧 회복할 수 있었던 것도 평소 쌓은 덕성(德性)과 인간관계 덕분이란 말이 있다."고도 적었다.

조직의 장(長)은 있지만 리더는 없고, 자기변명으로 점철된 현란한 말들이 세상을 어지럽히는 이 오염된 정치 상황에서 야구의 장인(匠人)은 그렇게 이 나라 정치지도자들에게 한수를 가르치고 있다.
조그만 마음에 안들면 거침없이 독설을 퍼붓고 당리당략만 챙기는 한국의 정치판을 보면 덕치(德治)기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 된다. 여야가 모두 믿음의 리더십을 숙고하기를 바란다.
김덕구(포항시 북구 죽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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