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지면 발병률 높고 극심한 통증·합병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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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지면 발병률 높고 극심한 통증·합병증
  • 허 정 욱 건강증진의원장
  • 승인 2018.04.20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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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7~9월에 잘 걸리는 ‘대상포진’증세와 면역력 관리
대상포진은 소아기 수두에 걸려 잠복해 있던 수두가 노령이나 질병등의 이유로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피부에 감염을 일으켜 극심한 통증과 함께 ‘띠 모양의 발진’을 일으키는 피부질환이다.

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이 발표한 ‘3개월 기상 전망’에 따르면 올해 4∼6월 기온은 평년을 훨씬 웃돌 것으로 보인다.

그중 4월은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평년 기온인 12도보다 높을 것으로 관측됐다.
예년보다 더위가 빨리 찾아오면서 중·노년층의 건강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기온이 오르면 더위로 인해 체력과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대상포진은 면역력과 관계된 질환 중 하나로 극심한 통증과 다양한 합병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 미리 예방하는 것이 좋다.

■ 더위에 면역력 저하, 대상포진 위험 높아져

대상포진은 소아기 수두에 걸려 잠복해 있던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Varicella zoster virus)가 수년 또는 수십 년이 지난 다음 노령이나 질병 등의 이유로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다시 활성화되어 피부에 감염을 일으켜 ‘띠 모양의 발진’과 함께 심한 통증을 보이는 피부질환을 말한다.

대상포진은 특별한 계절적 요인이 있는 질환은 아니지만 기온이 오를수록 환자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4년 월별 대상포진 진료환자 분석 자료에 따르면 대상포진 발병률은 기온이 높은 여름철(7∼9월)에 가장 높았다.

무더위로 인한 체력 저하 등으로 면역력이 쉽게 저하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이른 더위가 시작되는 지금부터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좋다.

대상포진은 전 연령대에서 나타나지만 특히 중·장년층에서 발병률이 높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4년 국내 대상포진 환자 수는 약 64만 명으로 이 중 50대가 전체의 25.6%로 가장 많았고 50대 이상은 전체의 약 61%를 차지했다.

성별로 봤을 때 여성이 남성에 비해 약 1.6배 많이 발생했으며 전 연령 중 50대 여성(27.5%)에서 가장 많이 나타났다.

 ■ 병변이 사라진 후에도 지속되는 통증과 합병증

대상포진은 단순한 피부질환은 아니다.

대상포진은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가 잠복해 있던 신경절(말초신경의 신경세포체가 모여있는 곳)을 따라 띠 모양으로 염증성 수포를 만들고, 동시에 척수 신경 내에도 염증을 일으킨다.

때문에 피부상처가 나은 이후에도 염증에 의한 지속적이고 심한 통증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전기가 오거나 칼로 베는 듯한, 그리고 후벼 파는 심한 통증이 순간적으로 강력하게 오며, 피부를 건드리거나 문지르는 자극에 대해서도 통증을 느껴 옷을 입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대상포진은 통증과 부위별 다양한 합병증으로 악명 높다.

통증의 양상은 다양하며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 ‘찬물을 끼얹은 듯한 느낌’과 같은 이상 감각을 호소하기도 한다.

거의 모든 환자인 96%가 급성 통증을 경험한 적이 있으며 이 중 45%는 통증을 매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통증 척도에 의하면 대상포진의 통증은 산통, 수술 후 통증보다도 심각하다.

대상포진의 특징은 주로 염증성 수포가 가슴 부위에 생기고, 피부의 염증성 수포가 생기기 1~3일 전에 몸의 한쪽에서 통증을 경험하는 것이 보통이다.

때문에 초기에는 디스크나 늑막염, 심한 근육통 등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피부에 나타나는 수포는 2~3주 정도면 나아지며 회복하게 되며, 대부분의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통증 조절이 가능하다.

다만 중년 이후나 다른 전신질환이 있는 경우 대상포진 증상이 지속, 강화되어 ‘대상포진 후 신경통’ 이란 합병증으로까지 발전할 수도 있다.

수포가 사라진 후에도 통증이 수개월에서 수년간 지속되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대표적인 합병증이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대상포진의 피부발진이 사리진 이후에도 통증이 오랫동안 계속되는 것을 말한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발생빈도는 40세 이하에서는 드물고, 55세 이상에서는 27%, 60세 이상에서는 40%, 70세 이상에서는 70%까지도 연령이 높아질수록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또, 면역력이 떨어지는 상태의 환자, 급성대상포진 시기에 통증이나 피부발진이 심했던 환자, 38도 이상의 고열이 동반되었던 환자, 안면부에 대상포진이 생긴 환자의 경우에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행되기 쉽다.

때문에 중년 이후에 해당하거나, 중년 이전이라도 위의 증상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신경치료를 진행해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병이 확산되는 것을 예방하고, 통증강도를 낮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만성 피로, 수면 장애, 식욕부진, 우울증 등을 유발해 삶의 질을 현저히 저하시킨다. 나이가 들수록 합병증 위험이 높아져 60세 이상의 환자 10명 중 절반 이상이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겪는다.

대상포진은 발병 부위에 따라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한다. 안부 대상포진의 경우 만성 재발성 안질환과 시력 저하, 녹내장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시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안면 대상포진을 앓으면 뇌중풍 발병 위험이 약 4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 규칙적인 생활, 운동 등 건강관리 필요

대상포진은 치료가 늦어질수록 통증 강도와 합병증 위험이 높아져 장기간 입원과 신경 차단 시술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대상포진으로 인한 진료비 부담은 2009년 884억 원에서 2014년 1258억 원으로 늘어 최근 5년간 연평균 7.3% 증가했다.

특히 입원 진료비는 170억 원(2009년)에서 322억 원(2014년)으로 연평균 13.7% 증가해 같은 기간 외래비용(연평균 9.5% 증가), 약국비용(연평균 3.4%증가) 증가 폭에 비해 크게 늘었다.

약을 먹거나 내원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고 입원해야 할 정도로 통증과 증상이 심각한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대상포진의 대표적인 발병 양상인 피부발진은 가려움, 따끔거림, 발진이 생길 부위에 통증 같은 전구증상 후에 나타나므로 초기 진단이 쉽지 않다.

따라서 대상포진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면역력 관리 등 예방 노력이 중요하다.

기온이 가장 많이 오르는 낮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실내에서 가볍게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균형 잡힌 식습관, 취미생활을 통한 스트레스 해소 등도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배우경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대상포진을 예방하기 위해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하기 전인 지금부터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 영양가 있는 식단으로 면역력을 미리 관리하는 것이 좋다”며 “특히 고혈압, 당뇨 등 만성 질환이 있거나 체력이 약한 중·장년층이라면 대상포진 예방을 위해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도움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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