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고질병’ 아는 사람만 아는 괴로움 ‘편두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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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고질병’ 아는 사람만 아는 괴로움 ‘편두통’
  • 허 정 욱 건강증진의원장
  • 승인 2018.05.11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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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혈관 기능’ 이상 발작적·주기적으로 발병

‘스트레스’와 서로 깊은 관계
통증전 지그재그 선·시야흐릿
여성은 월경 전·후에 많이 발생
치료의 출발은 ‘정확한 진단’

성인 80% 정도 무조짐 편두통
허혈성 뇌졸중 등 뇌질환 동반
중간이상 단계 트립탄 투여를
카페인 피하고 규칙적인 생활

편두통이 심한 경우엔 우울증, 불안중, 공황장애 등 정신건강질환과 젊은 연령대의 관상동맥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편두통은 현대인에게 낯설지 않은 질환이다.

머리 혈관의 기능에 이상이 생겨 발작적,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두통의 일종이 편두통이다. 주로 머리의 한쪽에서만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편두통이라 불린다.

편두통이 심하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기도 한다. 편두통을 두고 ‘아는 사람만 아는 괴로움’이라 부르기도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현대인은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 스트레스가 편두통을 직접적으로 유발하는지는 몰라도 악화시키는 요인이라는 이야기는 많이들 한다.

현대인과 스트레스, 편두통은 서로 깊은 관계가 있는 셈. 이 때문에 편두통을 ‘현대인의 고질병’이라고 한다. 일반인의 약 10%가 편두통을 앓는다고 알려져 있다.

가볍게 여길 질환이 아닌 만큼 쉽게 낫지 않더라도 잘 관리할 필요는 있다.

◆편두통을 앓는 사례와 원인

28세 여교사인 K씨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두통으로 여러 병원을 찾았다.

취업한 후에도 두통은 골칫거리였다. 심하면 일을 할 수 없을 정도였고, 집에서 온종일 누워 잠을 청해야 증상이 호전됐다.

주로 왼쪽 옆머리 주변이 아팠는데, 어떤 경우엔 머리 전체로 통증이 퍼져 나갔다. 대개 두통은 하루종일 지속됐고, 경우에 따라선 다음 날까지 통증이 이어졌다.

K씨는 편두통이 생기기 전 특징적으로 눈앞에 지그재그 선 모양이 모이거나 시야가 흐릿해졌다. 때로 반짝거리는 불빛이 보이기도 했다.

그런 증상이 나타난 뒤 두통이 발생했고, 구역질이나 구토가 동반되기도 했다. 머리가 아프면 밝은 빛이 거슬렸고, 번쩍거리는 컴퓨터 화면이나 햇빛도 부담스러웠다. 평소와 달리 소리에도 민감해졌다.

결국 신경과를 방문한 K씨는 조짐 편두통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편두통을 유발하는 원인은 아직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전문가들은 뇌의 기능적인 변화, 신체나 외부 환경의 변화에 뇌신경이나 혈관 계통이 비정상적 반응을 보여 통증이 발생한다고 추정한다.

가족력을 고려해 유전적 요인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여성은 월경 전후 편두통이 많이 발생한다. 이는 여성 호르몬 수치가 급격히 변화하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편두통, 정확한 진단이 첫 단계

편두통은 비교적 흔한 질환으로 꼽힌다. 편두통이 찾아오면 맥박이 느껴지는 것처럼 머리가 지끈거리곤 한다. 하지만 편두통이라고 제대로 진단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환자의 주관적인 증상을 근거로 두통 진단이 이뤄져야 하고, 편두통의 진단 기준이 익숙하지 못한 탓이다. 편두통 치료의 출발은 정확한 진단이다.

기본적으로 의사의 임상적인 문진과 진찰로 편두통을 진단한다. 편두통은 긴장형 두통, 군발 두통(이상 원발 두통), 기타 질환에 의한 이차 두통과 구분해야 한다. 편두통 등 원발 두통은 특별한 원인을 찾기 어려운 데 비해 이차 두통은 뇌졸중, 전신 감염 등 특정 질환으로 인해 두통이 생기는 경우를 이른다.

편두통은 머리 한쪽 편에서만 두통이 발생할 수도 있으나 양쪽 편에 통증이 생길 수도 있다.
편두통은 크게 무조짐 편두통과 조짐 편두통으로 구분한다. 국제두통질환 분류(ICHD-3)에 따라 무조짐 편두통인지 살펴볼 수 있다.

편두통 환자 대부분은 조짐 증상이 없다. 즉 무조짐 편두통을 앓는 경우다.

성인이 겪는 편두통의 80% 정도가 무조짐 편두통이라고 한다. 하지만 일부는 편두통에 조짐 증상을 동반, 조짐 편두통을 앓는다.

◆조짐  편두통과 동반 증상
조짐은 편두통이 뇌질환이라는 근거가 된다. 조짐 편두통 환자라 해도 항상 조짐을 동반하는 건 아니다.

조짐은 특징적이고 뚜렷한 신경학적 증상. 대개 두통보다 선행돼 조짐이라 부르지만 두통과 같이 발생할 수도 있다. 조짐은 대개 20~30분 정도 지속되고, 길어도 1시간 이내에 저절로 사라진다.

다만 이때의 조짐은 뇌혈관질환 때처럼 갑작스럽게 생기기보다는 5분 이상에 걸쳐 서서히 발생한다.

시야에 문제가 생기는 게 흔하지만 드물게 언어, 신체 마비 증상을 보일 수도 있다. 조짐 가운데 대표적인 시야 관련 증상은 한쪽 시야에 검은 점이 생기고, 이것이 점차 커지면서 주변에 지그재그 형태의 불빛이 나타나거나 시야 전체가 뿌옇게 되는 것이다. 이때 한쪽 시야에 번쩍거리는 불빛이 나타날 수도 있다.

편두통을 가볍게만 치부해선 안 된다. 다른 질환에 대한 사전 경고 신호일 수 있어서다. 편두통은 두통 외에 다른 질환을 동반하기도 한다.

허혈성 뇌졸중, 뇌백질이상, 뇌전증, 하지불안증후군과 같은 뇌질환을 동반할 수 있다. 심한 경우엔 우울증, 불안증, 공황장애 등 정신건강질환과 젊은 연령대의 관상동맥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편두통의 치료

치료 계획을 세울 때 급성기 치료만 할 것인지, 예방치료도 같이할지 결정하는 게 먼저다. 이와 함께 환자 교육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

적지 않은 환자가 편두통을 두고 ‘신경을 많이 써서 생기는 병’ ‘마음의 병’ ‘스트레스를 받아 생기는 병’으로 치부한다.

편두통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설명해 이 질환이 뇌질환의 일종이며, 완치보다는 조절해야 하는 질환임을 인식시켜야 한다.

증상이 발생했을 때의 치료를 급성기 치료라 한다.

중간 단계 이상인 편두통이라면 처음부터 편두통 특이 약물인 트립탄을 투여하는 게 효과적이다.

피로, 불안, 집중력 저하, 소화 장애 등이 두통보다 몇 시간 먼저 발생할 수 있는데 이 시기에 약물을 투여하는 게 두통을 예방하는 데 좋다.

 다만 약물 과용,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있기 때문에 투약 전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예방치료의 목적은 편두통의 빈도와 강도, 지속시간을 줄이는 한편 급성기 치료 약물의 효과를 높이고 약물 과용을 방지하는 데 있다.

급성기 치료에도 두통으로 인한 삶의 질 저하가 발생하는 경우, 한 달에 8일 이상 빈번한 두통이 나타나는 경우 등에 예방적으로 약물을 투여한다.

예방치료는 일반적으로 3~6개월 정도 지속한다. 만성 편두통 환자라면 카페인 섭취를 피하고 적절한 수면과 운동, 스트레스 관리 등 규칙적인 생활을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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