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장의 선거公約 재검토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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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장의 선거公約 재검토 해야
  • 김종서
  • 승인 2009.03.21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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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종 서취재국장
박승호 포항시장은 동빈 내항 복원을 지난 지방선거에서 공약 했었다.
하천 물길이 차단되어 오염이 가중된 내항을 개선해 운하 개념이 도입된 테마형 수로로 바꿔 주변 상권 회복과 도심 부활을 시도하겠다는 계획이 그것이다.

동빈 내항 복원의 기본 컨셉을 보면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된다. 수변 유원지 조성에 1천170억원, 해양 공원 조성에 200억원, 동빈 부두 정비에 40억원, 백사장 복구에 380억원, 구항 재개발에 772억원, 타워 브릿지 건설에 1천억원 등 어림잡아 총 3천500억원이 소요 된다는 것이다.

타워 브릿지 건설을 따져보자. 북부해수욕장과 송도해수욕장을 연결하는 인도교를 건설해 포항의 랜드 마크로 삼아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부각시키 겠다는 것이다.
박시장의 야심은 문자 그대로 글로벌하다. 그러나 엄청난 세금이 투입되는 이같은 공사들이 이 시국에 과연 시급한 사업들일까.
인구 50만 남짓한 도농 복합시 포항에 길이 1.3km의 운하를 건설하고 랜드마크로 1천억원대의 타워브릿지를 건설하면 과연 세계적 관광 명소로 성큼 부상할 수 있을까.

박시장은 많은 주민과 전문가들이 기대감 보다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높다는 사실을 지금이라도 알아야 한다
지난 1997년 대선에 출마한 김대중 후보는 대구에서 울진공항 건설을 공략했다. 이른바 동진 정책 즉 영남교두보 확보를 위한 정치 논리로 공항 건설을 약속 했던 것이다.

이 지역 출신으로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 된 김중권씨의 영향력으로 1999년 말 착공됐다.
당시 한국교통연구원은 하루 이용객이 50명에 불과한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었다 한다.
그러나 실세 정치인 김중권씨의 입김으로 공사는 강행 됐다. 1.8km 짜리 활 주로와 2015평 규모의 여객 터미널이 들어섰다. 2005년 감사원이 여객 수요가 과장 됐으니 계획를 재검토 하라고 지적하면서 지난 2005년 공정률 85% 상태에서 공사가 사실상 중단됐다.

정부 예산 1천320억원을 쏟아 붓었고, 해마다 유지 보수비로 20억원을 써오고 있다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는 2007년 울진 공항 개발 기본 계획을 변경해 확정 고시하면서 2008년 말 개항 한다고 발표 했었다. 당시 건교부는 울진 공항이 개항하면 여객 수요가 2010년 53만6천명, 2020년에는 72만4천명으로 증가해 경북북부의 교통 환경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분석했다. 그야말로 장밋빛 청사진을 그렸다.

경상도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정치적 논리로 건설한 울진 공항은 AFP가 발표한 2007년 황당 뉴스에 들었다. 시장 논리를 무시한채 착공된 울진 공항은 전형적인 예산 낭비의 표본이자 국가적 재앙이 된 것이다.
대선 후보마저 표심 자극을 위한 개발 공약을 남발해 혈세의 낭비를 초래했는데 기초 단체장들은 어떠 했는가. 영화 산업이 뜬다하니까 전국 각지의 지자체들이 영상단지 사업을 추진했다가 거의 대부분 예산만 수십억원씩 들인 채 흉물로 변해 버린 한 예에 지나지 않는다.

IT·BT산업이 뜬다하니 모두가 테크노파크 사업을 벌이겠다고 떠들썩 했던 것이나 과거에 농공 단지를 육성한다는 계획에 따라 너도 나도 지방공단을 조성했다가 텅빈 황무지로 남아 있는 것도 좋은 사례다.
지난 2006년 2월 감사원 지방자치제 10돌을 맞아 전국 250여개 시·도와 시·군·구 자치단체에 대한 종합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이 벗긴 지방자치의 10년의 실상은 그야말로 경악할 정도였다. 직제에도 없는 자리를 만들어 자기 사람을 심어 공무원 수만 터무니 없이 늘려 놓은 곳이 허다 했다.
공약 (公約)이라며 되지도 않는 사업을 밀어 붙였다가 날린 예산이 4천200억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화려한 깃발을 들고 의욕적으로 출범했던 지방자치가 3기의 연륜을 쌓으면서 성숙하기는 커녕 안으로 곪아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민선 4기의 자화상은 어떻게 그려질까. 세계적인 경제 불황은 아랑곳 않고 산업단지만 조성되고 있어 우려를 자아낸다.
일본의 개항 항(港)이자 제 2의 도시 요코하마에는 지상 70층 짜리 초고층 복합 빌딩이 랜드마크 타워로 자리잡고 있다.

70층에는 일본 최고의 높이의 전망대가 있다. 요코하마 항구와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어 하늘의 산책로로 불린다. 요코하마의 인구는 360만명. 일본을 대표하는 항만도시의 시세가 랜드마크 타워의 위용을 더욱 빛나게 한다.

오스트렐리아의 최대의 도시이자 세계 3대 미항의 하나인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는 가장 인상적인 20세기의 건축물의 하나이면서 세계적 공연장이기도 하다. 200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선정됐다.
해마다 1월 1일 0시가 되면 세계 최대 규모의 새해맞이 불꽃놀이가 오페라 하우스 근처에서 벌어진다 한다. 인구 428만명의 시드니는 랜드마크 오페라 하우스를 내세워 국위를 선양하고 있다.
요코하마나 시드니는 자체적으로 거대한 인구를 포용한 한 국가의 개항항이다. 자체적 시세 만으로도 거대한 구조물을 문화공간으로 활용 할 수 있는 것이다.

그에 비해 포항시는 어떤가. 당장 필요한 것은 인구와 시세(市勢)를 늘일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
7·4·7 공약으로 집권한 이명박 대통령은 저탄소 녹색 성장으로 국정 운영의 방향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세계적 불황 태풍속에서 매년 7%의 성장, 국민소득 4만달러, 7대 강국 실현은 사실상 물 건너 갔다고 보고 있다.

이대통령은 녹색 성장을 신 성장 동력으로 삼아 세계적 불황이란 격류를 헤쳐나가고 있다.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도 공약을 잊으라고 충고 했다.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는 공약에 메달릴 경우 오히려 경제를 더 망칠수 있다는 지적이다.

포항시는 경기도 김문수 지사의 순발력 있는 도정에 한수 배워야 한다. 경기도 남양주에 세계 최초의 연로 전지 아파트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연료 전지란 도시가스 ·수소를 이용해 전기와 열을 공급하는 열병합 발전 설비다. 경기도는 아파트 한 가구당 연간 200만원 정도의 에너지 비용 절감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아파트 품질 검수단을 만들어 민원 발생을 예방하고 있다. 얼마나 현실적이고 피부에 와 닿는 발상인가. 포항시장은 세계적 불황의 장기화에 대비해 방향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현실성 없는 황당 공약은 과감히 폐기하고 시민들에게 실현 가능한 새로운 비젼을 제시하는 융통성을 발휘 할 때다.
공약에 얽매여 타워브릿지 등 토건적 발상에 집착하면 제2의 울진 공항이 출현하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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