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흡한 北美회담…추가 비핵화 협상 주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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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흡한 北美회담…추가 비핵화 협상 주시한다’
  • 유수원 편집인
  • 승인 2018.06.15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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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잔치 먹을 것이 없었다…CVID 없는 공허한 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북한국무위원장 김정은의 지난 12일 ‘세기의 담판’에서 채택한 북한 핵문제 등에 관한 공동성명과 관련, 한반도 전문가들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회의적 반응’을 쏟아냈다.

미국의 외교 안보라인 중 ‘매파중의 매파’로 평가 받는 폼페이어 국무·존 볼턴 안보보좌관이 준비한 ‘싱가포르 담판’이 ‘북한의 완전한 승리…9·19공동 성명보다 후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12일 싱가포르 센터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첫 미북정상회담을 갖고 완전한 비핵화, 평화체제 보장, 미북 관계 정상화 추진, 6·25전쟁 전사자(戰死者) 유해 송환 등 4개항에 합의했다.

이 날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비핵화 검증과 불가역적인 조치(CVID)가 포함되지 않은 배경을 꼬치꼬치 캐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CVID 넣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회담의 핵심이 아니었다”고 횡설수설했다.

“이번 합의문은 이란 핵협상 합의문이나 9·19공동성명(북한 NPT, IAEA 복귀약속)보다도 후퇴했다. 한반도 비핵화는 상당부분 미완(未完)의 과제를 남을 수 밖에 없다(남성욱 고려대 교수)”·“예상한 수준보다도 합의문 수준이 너무 낮아 의아할 정도이다(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는 혹평이 쏟아졌다.

<“김정은-위너(winer:승자), 트럼프-루저(loser:패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회담직후 기자회견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북한이 비핵화의 첫발을 떼기도 전에 연합훈련중단을 공언(公言)했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합의문에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도 명문화(明文化)하지 못한 채 큰 군사적 카드를 내줬다”고 개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사실상의 핵보유국임을 인정해버린 듯한 뉘앙스의 발언을 했는데 우리나라가 앞으로 어렵게 됐다. 안보분야에서 큰 파장이 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연합훈련 중단선언은 마지막 냉전해체한 세계사적 사건이다”며 극찬했다.

네티즌들은 “우리도 핵무기를 보유하자. 그 길만이 살 길이다. 우리가 핵무기를 보유하면 미군 철수해도 문제없다”·“한국사회가 국가생존과 안보가 통째로 흔들리는 대재앙에 직면했다. 이대로 가면 ‘제2의 월남패망(미군철수와 북한의 대남 군사적 적화통일)’을 피할 수 없다”는 안보불안을 표출했다.

<트럼프, 북한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쇄에 반색>

북한은 핵(核)관련해 수없이 말을 뒤집어 온 전력(前歷)이 있다.

불량국가·테러국가로 지정해 ‘제재’를 가한 북한의 세습 독재자 김정은이 ‘신뢰할 만 인물’되어 문재인 한국대통령에 이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화대상로 존중 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워싱턴까지 위협하는 북한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폐기에 집착을 보였다.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도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 아니면 북핵문제는 이렇게 심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속내를 털어놓은 적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문’에 기재되지 않은 사항인, 북한의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기 약속을 강조했다.

세계가 주목하는 정상회담 첫 만남에서 독재국가 북한 지도자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이 엄지를 들어올리는 ‘굿사인’을 받았다.

미국은 자신들의 당면한 위협인 ICBM폐기에 집중하고 비핵화 완료는 뒷전으로 미뤄놓을 수 있는 속셈을 드러냈다.

일본 신문들은 북한에 있어 싱가포르 회담의 최대의 목적은 ‘최고 지도자 김정은 우상화 작업’이라고 단정했다.

이를 위해 ‘북한의 최고 존엄’ 김정은이 트럼프대통령에게 압도되지 않은 대등한 연출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구한 대륙간 탄도미사일 폐기 집착과 북한의 김정은 우상화 작업에 맞물려 한국안보의 핵심조건을 양보하는 ‘대재앙’이 돌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일본 정부는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미북정상회담이 개최된 시간대에 북한미사일 감시를 위합 첩보위성을 발사했다.

일본 NHK방송에 따르면 일본 우주항공개발기구는 북한 미사일 발사시설 동향을 정찰하고 안보 관련 정부수집용도의 정부수집 위성 ‘레이더 6호’를 발사했다.

일보정부는 2008년 북한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첩보 위성 개발에 나서 1조 3000억엔(12조 7000억원)을 투입, 모두 8기의 대북한 첩보 위성을 발사했다.

일본은 북한의 비핵화합의 이행 선언에도 감시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CVID 아닌 핵군축으로 갈 가능성 커졌다>

‘3층 서기실의 암호’를 출간해 베스트 셀러 저술가가 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는 “미북 정상회담에서 진정한 핵폐기에 기초한 합의가 나오는 건 절대 불가능하다”고 예언했었다.

완전화 비핵화(CVID)가 아닌 충분한비핵화(SVID), 즉 핵위협을 감소시키는 핵군축으로 갈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 안전 보장은 결국 김일성 가문의 세습통치가 영원히 존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핵폐기 과정이 북한의 절대 권력 구조를 허무는 과정으로 이어지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싱가포르 담판으로 단계적 비핵화로 핵동결 확정발판을 마련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대등한 협상을 벌린 ‘최고존엄’ 김정은을 부각시켜 우상화 작업을 가속화 시킬 수 있는 전기(轉機)를 마련 하는 등 ‘꿩먹고 알도 먹는’ 수확을 거뒀다.

미국도 북한의 추가적 핵·미사일 개발을 막아 시간을 끌며 북한을 제어할 수 있는, 챙길 것은 챙긴 이득을 봤다.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지난 4월 “미국의 이익은 북한이 LA나 덴버 등으로 핵 무기를 발사하는 것을 막는 데 있다”며 미국본토에 대한 대륙간 탄도탄 위협 제거가 취우선 목표임을 강조했다.

<‘북한최고 존엄’ 김정은이 비핵화 진정성 보여야 한다>

북한 김일성대학 출신 탈북기자 주성하는 6월 13일자 동아일보 게재 칼럼 ‘김정은, 이제 진심을 보여주라’를 통해 ‘박정희의 진심’·‘박정희의 눈물’을 배워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정은의 희망대로 북한을 발전시키려면 이제 외부투자를 받아야 한다. 특히 가진 것이 없을수록 투자자의 신뢰를 진실된 마음으로 얻어내야 한다”며 대외 신인도 확보를 강조하면서 ‘박정희의 눈물’을 상기시켰다.

“1963년 서독을 방문한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에르하르트 총리를 만나 호소했다. ‘우리 국민 절반이 굶어죽고 있다. 빌린 돈은 반드시 갚는다. 도와달라’ 이 말을 하며 박정희는 눈물을 흘렸고 이 말을 옮기던 통역관도 함께 울었다. 진심은 통한다”며 “이제 박정희의 눈물을 김정은이 흘려야 하고 박정희의 길을 김정은이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대남 적화도구로 활용하면서 체제보장·미군철수압박용으로 만든 북핵폐기·보상비용이 2100조원을 상회할 것이다는 추산도 나왔다.

국민대 권혁철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북핵폐기에 드는 직접비용도 50억달러가 드는 것으로 추산됐다.

외교소식통들은 “남북경제 협력 방식의 지원금 뿐만 아니라 향후 북한 비핵화에 들어가는 제반 비용까지 우리가 떠안아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국의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허덕이고 있다.

북한이 ‘한반도의 주체사상화’·‘핵무기 완성’을 명기(明記)한 ‘노동당 규약’을 폐기하는 등 개혁·개방에 나서지 않는다면 천문학적 금액지원에 한국민이 저항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도 북한의 개혁·개방을 촉구하고 ‘최고존엄’ 김정은도 화답하는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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