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 연구원, ‘포항지진 유발 단층 발견 발표’는 원인규명 물타기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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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 연구원, ‘포항지진 유발 단층 발견 발표’는 원인규명 물타기 의혹
  • 김종서 기자
  • 승인 2018.06.29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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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민 등 “내년 2월 포항지진 원인규명 희석 시키려는 의도”
연구진 “포항지진은 복잡한 특성과 관련된 단층구조 때문” 설명
지질자원 연구원도 포항지열발전소 사업 참여 갖가지 의혹 증폭
지질 연관성 밝혀질 땐 대대적 손해배상 따를까 연막치기설
이진한 교수, 포항지진은 물주입 유발지진 가능성 크다 발표 ‘주목’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지난 달 25일 위성항법시스템 (GPS)상 지난해 11월 진도 5.4 규모의 포항지진 이후 인근 지표가 약 1cm 상승한 변화가 관측됐다는 등 새로운 지진 단층을 찾았다는 발표를 했다.

이에 대해 많은 포항시민들과 전문가들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발표 저의가 내년 2월에 있을 포항지진 발생 원인 규명에 물타기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게 아니냐하는 의혹이 따른다는 비난 여론이 팽배하다.

지질자원연구원이 포항지열발전소 사업 추진에 참여한 사실이 드러나 지진단층발견 연구 발표에 갖가지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지질자원연구원은 국내 연구진이 지난해 11월 발생한 규모 5.4 포항 지진을 일으킨 단층과 올 2월 발생한 규모 4.6 지진이 서로 다른 단층에서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 25일 발간한 '일반인을 위한 한반도 동남권 지진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5일 포항 본진 이후 올 2월 11일 발생한 규모 4.6의 여진의 분포는 동남쪽으로 약 55°경사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또 이는 지난해 발생한 본진과 다른 단층면을 따라 지진이 발생한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앞서 포항지진의 본진은 포항시 흥해읍 지하 약 4km 지점에서 길이 약 7km, 폭 약 3.5km 크기의 역단층성 '우수향 주향 이동 단층'이 운동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월11일 발생한 규모 4.6 지진은 단층면의 길이와 폭이 모두 약 1.4km 정도이고 이 단층은 본진과 유사한 주향단층임에도 북동-남서 방향의 경사가 거의 수직에 가까운 주향이동단층이라고 이 연구진의 설명했다.

이는 또다른 단층이 확인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어져 논란이 증폭된다.

연구진은 이같은 포항 지진의 특성에 대해 포항 분지의 복잡한 특성과 관련된 단층 구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국내 지진에서 거의 관찰되지 않았던 지표 변형을 일으켰으며, 앞으로도 우리나라에서 규모 6.0 이상의 중대형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한국지질연구원이 포항지열발전소가 지진 발생 진원지 500m 지점에 위치한데다 엄청난 량의 물을 4.3km 지하에 주입하면서 발생된 63회에 걸친 2.0 이상의 지진 발생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은 의심스럽다는 반응이다.

결국 포항지열발전소 사업에 참여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발표 내용을 신뢰하기 힘든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에 발간된 보고서엔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소 '유발지진'(induced earthquake)에 의한 것인지의 여부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포항지진이 포항지열발전소가 연관성이 있다고 밝혀 질 경우 지열발전소 사업에 참여한 지질자원연구원도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는데다 국가를 상대로 대대적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벌어질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에 지진 규명 발표가 나오기 전에 연막을 치는 연구 발표가 아니냐하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포항지열발전소 사업에는 넥스지오가 주관사(社)이고 산자부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포스코,한국수력원자력,건설기술원, 서울대등이 참여하여 790억원상당의 예산을 투입 했다.

포항지진으로 입은 정확한 피해 규모는 나오지 않고 있으나 어림잡아 5천억원에서 1조원 이상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나 정밀 분석에 들어가면 그 이상의 피해액이 나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포항지열발전소가 지진 유발 원인으로 지목 받는 이유는 많다.

5.4 포항지진 진원지가 지하 4km 지점으로 지열발전소가 물주입을 위해 박아 놓은 지하 파이프 4.3km 지점과 비슷한 위치이고, 지진 발생 지점과 지열발전소가 불과 500m 떨어진 곳에 있다.

더욱이 지열발전소가 지하 파이프에 물을 주입할 때 마다 2.0 이상의 지진이 63회나 발생한 것도 강진과 연관성이 의심된다.

문제는 지열발전소가 지하 4.3km까지 박아 놓은 부러진 파이프를 빼기 위해 중국업체를 불러 다이나마이트 1천t을 한꺼번에 터뜨리는 압력을 여러차례 가한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그 작업을 시작하고 한달여 만에 강진이 발생한 점도 지진 연관성과 무관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본보 2017. 11월20일·27일 1면 보도)

▶고려대 이진한 교수 팀 지열발전소가 지진 유발 가능성 제기

지열발전소가 지진 유발 원인이라는 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와 이진한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등이 참여한 국내 연구진은 지난 27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을 위한 유체 주입(물 주입)으로 생긴 ‘유발지진’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 연구진은 지난해 11월 10일 포항 지열발전소 인근에 지진계를 설치, 임시관측망을 마련했는데 공교롭게도 연구진이 지진계를 설치한 지 5일 뒤인 15일,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주장 했다.

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진(前震)과 본진(本震)의 발생 위치가 물 주입을 위해 만든 시추공의 위치와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지난 2016∼2017년 물 주입이 있을 때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자주 발생한 점, 시추공 완공 전인 2012∼2015년에는 이 지역에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도 연관성의 근거로 제시했다.

김광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포항지진이 유발지진이라는 사실을 비교적 빨리, 과학적으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사이언스에는 지열발전소의 물 주입과 포항지진과의 연관성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추가로 실렸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독일 포츠담대 등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진 ‘디스트레스’(DESTRESS)는 작년 포항 지진의 본진과 46회의 여진이 지열발전소 반경 2㎞ 이내에서 일어났으며, 지진을 발생시킨 것으로 추정되는 단층이 시추공의 밑부분을 통과한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또 이 지진들이 땅속 3∼7㎞ 지점에서 발생했다며, 이 지역 자연 지진에 비해 유독 깊이가 얕다는 점도 차이로 들었다.

다만 디스트레스 연구진은 ”이 연구 결과는 아직 잠정적인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독립적인 조사위원회를 꾸려 포항지진과 물 주입 사이의 관계를 평가하고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국내 학계 추가 연구 결과 필요.

이어 ”포항지진이 인근 지열발전 프로젝트와 연관성이 있다고 보이지만, 마지막 수리자극  2달 뒤에야 본진이 일어난 것을 설명할 정량적인 모델과 분석법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국내 학계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대한지질학회는 ”지열발전과 포항지진이 연관돼 있을 가능성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명확한 유발지진인지 여부를 판단하려면 땅속 응력과 공극압(땅속 물의 압력)이 충분했는지 등 증거가 더 제시돼야 한다“고 밝혔다.

지질학회는 ”직접적이고 과학적인 증거에 기반, 최종적으로 포항지진과 지열발전 시설의 연관성을 판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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