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사나이 " 한화 구대성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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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사나이 " 한화 구대성 은퇴
  • 김기환 기자
  • 승인 2010.09.0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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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대성불패' 구대성(41)이 선수로서 마지막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지난 3일 대전 삼성전에서 은퇴경기와 은퇴식을 갖고 18년간의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1993년 빙그레(한화 전신)에 입단한 구대성은 한국과 일본(오릭스 블루웨이브),메이저리그(뉴욕 메츠)를 거쳤다. 1996년 투수 3관왕을 비롯해 페넌트레이스 최우수선수(MVP)에 올랐고, 1999년 창단 첫 우승 당시 한국시리즈 MVP로 뽑히는 등 영광의 역사를 썼다. 한국프로야구의 또 하나의 전설이 남긴 기록이다.

오후 1시 대전구장에 도착한 구대성은 한화 한대화 감독을 비롯한 야구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기념 사인볼에 사인하는 등 은퇴식 준비로 분주하게 보냈다. 경기 전 가볍게 몸을 푼 뒤 잠시 덕아웃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마침 그라운드에서 후배들에게 배팅볼을 던져주던 양준혁과 눈이 마주치자 서로 반갑게 손을 들어 인사하기도 했다.

 이 날 한화 선수들은 구대성 은퇴경기를 기념해 특별제작한 유니폼을 입었다. 유니폼 상의 뒷면에는 흰색 바탕에 주황색 독수리가 날갯짓하는 모습이 인쇄됐고,각자의 이름 대신 '대성불패(臺晟不敗)'라는 구대성의 애칭이 씌여 있었다. 오후 5시30분 팬사인회를 마친 뒤에는 '구대성 투구폼 따라하기' 이벤트를 지켜봤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에게 모자를 벗어 인사를 한 뒤 마운드에 올랐다. 2000년 10월12일 대구 삼성전 뒤 10년만의 선발 등판이었다. 시구는 구대성이, 시타는 아들 상원(13)군이 했다. 오른 타석에 들어선 아들은 아버지의 볼에 힘차게 방망이를 돌려 때려냈다. 구대성은 경기 전 아들이 "'쳐도 돼?'라고 묻기에 치라고 했다"며 미소지었다. 시타 뒤 관중석에서 경기를 관람한 아들은 "은퇴경기를 하는 아빠가 자랑스럽다"며 웃었다.

구대성은 한 타자만 상대했다. 삼성 1번타자 조동찬을 상대로 직구만 4개를 던져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최고구속은 134㎞였다.
팬들에게 모자를 벗어 인사한 뒤 덕아웃을 향하는 그에게 선수들은 일제히 일어나 박수를 쳤다. 한대화 감독은 어깨를 두드리며 그를 맞았고 후배들은 "수고하셨습니다"라며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마지막에 선 정민철 코치와는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구대성은 "어린 시절부터 오랜 시간 야구를 함께 해온 사이"라며 각별함을 표했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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