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한 차례만 타종 ” 수십억 짜리 대종 제작 중단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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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한 차례만 타종 ” 수십억 짜리 대종 제작 중단 촉구
  • 최종태 기자
  • 승인 2018.10.20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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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은행 협력기금 30억 투입
지진에 경제불황 ‘시기 부적절’
시 장학회 재정 악화 부채질
포항시 행정사무감사 지적

1년에 한번 타종되는 수십억원 짜리 포항시 ‘재야의 종소리’ 대종 제작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일회성 타종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것도 문제이지만, 장기간에 걸쳐 포항시장학회에 기탁돼 온 대구은행의 협력기금 30억원이 대종제작에 투입되면서 시 장학회 재정을 악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당장 어려운 학생들을 돕고자 출범했던 장학회의 예산이 지난해에 비해 10억원이 줄어 들었다.

실제로 지난해 26억원이었던 장학 기금 목표액이 올해 16억원으로 크게 줄어 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종 제작에 들어가는 30여억원은 포항시 금고인 대구은행의 지역협력기금 성격으로 충당 될 예정이다.

이처럼 대종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 30억원 전액이 국·도비 지원없이 순수 협력기금으로 충당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국·도비의 지원을 받아 대종을 제작하게 되면 대구은행의 협력기금 30억원은 종전처럼 장학회에 기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30억원은 가정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재정적 도움을 줄 수 있는 큰 규모의 기금이라, 종전처럼 장학회에 기탁하도록 하자는 여론이 많다.

포항시의회 복덕규 의원은 지난 17일 포항시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대부분의 경우 국·도비를 지원받아 대종을 만들었다”며 “시 장학회에 매년 5억원씩 기탁돼 오는 협력기금을 대종 제작에 사용하게 되면 장학회 재정이 어려워지게 되고,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 돌아가게 된다”고 질타했다.

이어 “포항시장학회가 저금리에다 경기불황으로 기부가 적어 장학금 마련에 애를 먹고 있는데 지역협력기금을 대종제작에 사용하겠다는 식의 생각 자체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진 트라우마에다가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지역 경제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대종 제작은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시민들은 “지진피해 수습에 들어가는 예산, 한 두 푼이 아쉬운 마당에 1년에한번 타종하는 대종 제작에 거금을 투입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며 “경기 불황에 지역 경제가 휘청이고 있는 요즘, 이 기금은 경기 회복을 위한 지역 현안사업 및 지진 안전대책 마련자금에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조현국 자치행정국장은 “그동안 지진피해 등으로 대종제작이 지연돼 왔다”며 “30억원은 지역 협력차원에서 대종제작 명목으로 지원되는 것이지만, 공론화 과정을 거친 후 변경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현 추세대로라면 포항시 승격 70주년 기념식에 맞추어 대종을 제작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제작에 최소한 1년6개월이 소요되는데다 대종제작 대신에 장학금 기탁 등으로 사용처를 변경하기를 바라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복덕규 의원은 “대종 제작에는 최소한 1년이상 소요되므로 시 승격 70주년 기념식에 맞쳐 급히 제작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무리이고, 시금고인 대구은행이 30억원의 거액을 기부한다는 것은 시와의 이해관계로 볼 때 자칫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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