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022 FIFA 월드컵 유치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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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2022 FIFA 월드컵 유치 실패
  • 함정민 기자
  • 승인 2010.12.0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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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지로 각각 선정된 러시아의 이고르 슈바로프 러시아 제1부총리(오른쪽)와, 카타르의 쉐이크 하마드 빈 칼리파 알타니 국왕(왼쪽)이 제프 블래터 FIFA 회장(가운데)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밤 10시부터 3일 새벽까지 스위스 취리히에서 집행위원회를 열어 2018년·2022년 FIFA 월드컵 개최지 선정에 대해 22명의 집행위원들이 투표를 했다.

이번 투표는 2018년과 2022년 월드컵을 개별로 해서 집행위원 1인 1표제로 무기명 투표로 진행됐다. 그 결과 1차 투표에서 호주가 탈락, 2차 투표에서는 일본이, 한국은 3차 투표에서 떨어졌다.

한국은 1일부터 2일 새벽까지 가졌던 2002년 월드컵 유치 프레젠테이션에서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박지성, 김황식 국무총리, 한승주 월드컵 유치위원장, 정몽준 FIFA 부회장 순으로 ‘월드컵, 그 이상의 월드컵’이라는 주제로 월드컵이 한반도 평화는 물론 동북아와 전세계 평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한국은 FIFA 실사단으로부터 경기장 시설과 같은 인프라와 IT 시설 및 교통 등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지만, 20년 만의 월드컵 개최라는 짧은 기간과 함께 최근 어수선한 한반도 정세 등 때문에 FIFA 집행위원들의 굳은 마음을 돌리는 데 큰 영향을 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이 2022년 월드컵 유치 실패의 원인에 대해 국내적 관심 부족과 카타르의 국가적 지원을 손꼽았다.

정 부회장은 “국민에게 좋은 소식을 알려주고 싶었는데 아쉽다. 한고비만 넘기면 좋은 국면을 맞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카타르는 국왕이 직접 비행기를 타고 직접 집행위원들을 설득하러 다녔다. 또 2018년 월드컵 개최국이 된 러시아도 국가적 지원이 대단했다”며 “이명박 대통령도 도움을 많이 줬지만 조금만 더 집행위원들을 만나줬으면 좋았을 뻔했다”고 말했다.

혼자서 유치전을 치렀다는 지적에 대해선 “꼭 그렇지는 않다. 한승주 유치위원장과 이홍구 국무총리도 헌신적으로 뛰었다”며 “하지만 결과적으로 조금 미흡했던 것 같다. 나 역시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타르 역시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이어서 한국이 다시 월드컵을 치르려면 앞으로 20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2022년 월드컵 유치 실패는 ‘스포츠 외교력 강화’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 아쉽게도 정 부회장 ‘1인 외교’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한국은 결국 집행위원들의 표심을 얻지 못고 월드컵 단독 개최의 꿈을 접어야 했다.

우리나라가 도전장을 낸 2022년 대회의 개최권은 카타르에 돌아갔고, 유럽 대륙에게 배정된 2018년 대회는 러시아의 몫이 됐다. 두 나라 모두 월드컵 개최는 처음이다.

이로써 향후 FIFA월드컵은 브라질(2014년/남미), 러시아(2018년/유럽), 카타르(2022년/아시아) 순으로 치러지게 됐다.

최근 발생한 ‘연평도 포격 사건’ 역시 한국이 월드컵 유치에 실패한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1일 밤 열린 월드컵 개최 유치국 프레젠테이션 행사에서 우리나라 발표단은 연평도 사건을 발표 내용에 포함시켜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한반도에 평화가 필요한 이유를 강조했다. 하지만 집행위원들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다.

북한의 연평도 도발은 한반도 정세에 혼란을 초래한 데 이어 우리나라가 장기적으로 공을 들여 온 2022월드컵 개최 가능성마저 날려버리며 또 하나의 생채기를 남겼다.

함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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