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계 큰 별’ 영천에 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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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계 큰 별’ 영천에 잠들다
  • 김태영 기자
  • 승인 2018.11.09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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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면 ‘성일가’자택 앞뜰에 묻혀…신성일 영화박물관 건립도 추진
7일 오전 영천시 괴연동 성일가에서 고(故) 배우 신성일의 추도식이 열렸다. 추도식 전 진행된 하관식의 모습

“부디 좋은데 가십시오, 아프지 말고…”
‘한국 영화계 큰 별’ 신성일은 지난 7일 아내 엄앵란의 고별사를 뒤로하고 만추의 단풍으로 둘러싸인 영천시 괴연동 한옥 앞뜰에 잠들었다.

엄앵란은 이날 “우리 영감은 늘 영천에 간다고 했다. 나도 여기와서 자리하면 영천은 예술인 영혼이 잠든 곳이 된다” 고 했다.

고 신성일의 하관 및 추도식이 이날 영천 집 앞에서 열렸다. 하관은 유가족과 친지,고인이 명예조직위원장으로 몸담았던 대구 국제뮤지컬 페스티벌(DIMF)임직원들이 함께 한 가운데 은해사 돈관 주지스님 주재의 불교의식에 따라 집 잔디 정원에서 진행됐다.

잔디밭에는 “배우의 신화 신성일 여기 잠들다” 라는 묘지석만 보였다.

이날 추도식에는 고인의 아내 원로 배우 엄앵란부터 아들 강석현, 딸 강경아 강수화씨와 사위와 손주 등 가족들이 함께했다.

행사는 추도사와 조사, 낭독, 추도공연, 유족 인사 등의 순서로 진행됐고, 배우 안재욱이 사회를 맡았다.

그밖에도 고인과 인연을 맺었던 여러 분야의 추모객 600여 명이 모였다.

고인의 유언에 따라 유해는 이날 추도식 장소이기도 한 자택 앞마당에 묻혔다. 아내 엄앵란을 비롯한 자녀들은 추도사와 조사, 공연 등이 진행되는 도중에도 눈물을 흘렸다.

특히 가수 김명상이 추모곡인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를 부를 때는 설움에 북받힌 듯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전날인 6일 오전에는 고인의 빈소가 차려졌던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을 앞두고 영결식이 진행되기도 했다.

영결식 사회는 독고영재가 사회를 맡고, 지상학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회장이 조사를, 오석근 영화진흥위원장이 추도사를 맡았다.

당시 가족을 대표해 인사를 전하기 위해 앞에 나선 엄앵란은 "가만히 앉아서 사진을 보니까 참 당신도 늙고 나도 늙었네 이런 생각이 든다. 이 세상 떠나면서 나는 울면서 보내고 싶진 않다. 누가 나더러 왜 안 우냐고 하더라. 그런데 울면 망자가 몇 걸음을 못 걷는다고 하더라. 마음이 아파서"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억지로 안 울고 있다. 이따 밤 12시에 이부자리에 누워 울겠지. 그동안 희로애락도 많지만 엉망진창으로 살았다. 다시 태어나서 산다면 이제는 선녀같이 공경하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남편에 대한 절절한 사랑을 고백하기도 했다.

고 신성일 추도식에서 엄앵란이 휠체어에 앉아있다

신성일은 지난 4일 오전 2시 25분쯤 지병인 폐암의 악화로 세상을 떠났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에 차려졌다.

3일간 진행된 장례식에는 연예계와 정계를 아우르는 많은 인사들이 조문을 위해 참석했다.

한편, 영천에서 고(故) 신성일의 생전 소망인 ‘신성일 영화박물관’을 비롯한 추모·기념시설 건립사업이 본격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7일 열린 추도식에서 고인의 유골이 안장된 영천 괴연동 ‘성일가(星一家)’와 집 인근에 이같은 시설을 짓겠다는 기관장·정치인의 약속과 다짐이 이어졌다.

이철우 도지사는 이날 추도사에서 “고인의 뜻을 기리는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기문 영천시장은 “유족이 동의해주면 이곳에 추모시설 및 기념관 건립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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