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이대호 연봉 줄다리기, 결국 조정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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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이대호 연봉 줄다리기, 결국 조정될 듯
  • 김기환 기자
  • 승인 2011.01.15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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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점 찾을 수 없어 KBO의 조정을 기다리기로…KBO, 20일 조정안 결정
롯데 6억3천 : 이대호 7억, 선수·구단 자존심 대결

프로야구 최고의 거포 이대호와 소속 구단 롯데의 연봉 줄다리기 싸움이 결국 조정으로 승부가 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이대호 “7억원 고수할 것”
지난 10일 한국야구위원회에 연봉 조정을 신청한 이대호(29, 롯데 내야수)가 “연봉 7억원이 아니면 도장을 찍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지난해 사상 첫 타격 7관왕에 오른 이대호는 연봉 7억원을, 구단은 6억3000만원을 제시한 바가 있다.

11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이대호는 “연봉 조정 신청하기로 결심했을 때 얼마나 힘들었겠냐. 기분 좋게 계약하고 싶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양승호 감독님께 말씀드렸는데 좋게 말씀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밝힌 이대호는 “내 뜻을 꺾고 싶지 않다. 아내(신혜정 씨)도 (연봉 조정 신청하지 말라고) 많이 말렸는데 어제 집에 가니까 잘했다고 내 편을 들어 줬다. 오늘 아내 생일인데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15일 투수조와 함께 사이판 전훈 캠프에 참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연봉 협상이 이뤄지지 않아 20일 이후로 미루게 됐다. 이대호는 “따뜻한 곳에서 몸을 만들 생각이었지만 물거품이 됐다”며 “따뜻한 곳에서 운동하면 빨리 나을텐데”라고 아쉬움을 삼켰다.

발목 부상을 호소 중인 이대호는 “아프면 쉬어야 하지만 약 먹고 그러니까 만성이 된 것 같다”며 “남들은 5일 빨리 가면 뭐 달라지겠냐고 할 수 있겠지만 내겐 중요하다”고 밝혔다.

역대 19차례의 연봉 조정 신청 가운데 선수가 이긴 적은 한 번에 불과하다. 그래도 이대호는 “1승 18패는 필요 없다. 나는 아무도 못한 타격 7관왕을 달성했다. 만약 내가 패한다면 연봉 조정 신청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 협상 어려워, KBO 조정 기다리자
롯데 관계자는 14일 “현재까지 연봉 협상은 답보”라며 “이대호가 1천만∼2천만원 더 받을 것 같으면 조정신청도 안 했을 것이라고 얘기했고 7억원 밑으로는 도장을 찍지 않겠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단 입장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뒀기에 자존심과 명분도 세워주고 싶어 연봉 3억9천만원을 받은 선수에게 2억4천만원을 인상해줬는데 선수와 생각이 다르니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롯데는 오는 20일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연봉 조정이 나올 때까지 몇차례 더 이대호를 만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합의점을 찾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KBO의 조정을 기다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구단과 선수가 각각 6억3천만원과 7억원이라는 수치에서 스스로 물러나면 자존심을 크게 다치게 되기 때문이다.

요구를 관철하지 못하더라도 강제성이 있는 조정을 마지못해 받아들이는 게 주장의 일관성을 지키면서도 갈등도 봉합할 수 있는 차선책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 관계자는 “조정 전까지 추가 협상을 한다, 안 한다고 잘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구단 입장에서는 운영의 틀도 있고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기에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 롯데-이대호 “조정 마치고 웃으며 얘기하자”
롯데는 지난 5일 이대호가 연봉조정 신청 후 공식적으로 협상을 하지는 않았으나 이대호가 팀 훈련에 참가하고 있기에 비공식적인 대화는 나눠왔다.

롯데 관계자는 “연봉 문제와는 별도로 이대호는 롯데에서 함께 해야 하는 선수”라며 “이대호에게 조정이 끝나면 웃으면서 얘기하고 다시 시작하자고 말했고 이대호 자신도 그렇게 하자고 화답했다”고 말했다.

이대호와 롯데는 15일 희망 연봉을 산출한 근거 자료를 KBO에 제출했다. 조정위원회는 제출 자료를 심의한 뒤 오는 20일 한쪽의 손을 들게 된다.

정리=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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