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들여 설치 압축·포장시설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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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들여 설치 압축·포장시설 ‘무용지물’
  • 최종태 기자
  • 승인 2018.12.15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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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중 생활폐기물 에너지화시설 준공
생활쓰레기 전량처리 가능,더이상 쓸모없어
SRF시설 건립 지연 수입억 예산 낭비 지적도

포항시가 매립장 수명연장을 위해 수십억원을 들여 설치한 생활쓰레기 압축·포장 시설이 무용지물로 전락하게 됐다.

내년 1월 생활폐기물에너지화시설(SRF시설)이 준공되면 생활쓰레기를 SRF시설에서 전량 처리할 수 있어 더 이상 압축·포장시설은 필요없기 때문이다.

압축·포장시설은 생활쓰레기 중 가연성 쓰레기를 선별·압축해 베일을 만들고, 이 베일은 오는 1월 준공되는 SRF시설의 연료로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SRF시설이 준공되면 이곳에서 모든 생활쓰레기를 선별해 소각하는 등 전격 처리하게 되면서, 압축시설은 더 이상 필요가 없게 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50억원을 들여 만든 압축시설이 고철덩어리로 전락하게 됐다.

게다가 SRF시설 건립이 수년간 지연되는 바람에 수십억원의 예산을 낭비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당초 3년간 운영키로 했던 압축시설이 5년 연장해 8년간 운영되면서 50억~70억원원의 예산을 낭비했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압축시설 운영에는 연간 10억~14억원의 비용이 들어갔는데 지연된 기간 5년간 투입된 비용을 계산하면 무려 50억~7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당초 압축시설 설치비용 50억원을 합하면 8년간 투입된 혈세는 100억원을 훌쩍 넘는다.

이 때문에 압축·포장시설은 시행 초기부터 예산낭비 논란으로 포항시의회의 반대가 극심했다.

이같은 시의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압축시설 건립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마침내 우려했던 예산낭비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3년간 한시적으로 사용하고 무용지물이 되는 시설에 50억원을 선뜻 투입하는 것은 예산낭비라는 주장이 시의원 대다수 의견이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압축시설을 5년을 연장해 8년씩 운영하면서 운영비 또한 눈덩이처럼 커졌다.

결국 50~70억원의 필요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면서 예산낭비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SRF시설 준공이 수년간 지연되면서 필요 이상의 압축베일(16만개)이 호동 쓰레기 매립장 인근에 산더미처럼 쌓여 보관에도 비상이 걸렸다.

결국 시는 베일을 보관하기 위해 방수시트를 덮어씌우는데 또다시 10억원 이상이 투입됐다.

이같은 예산을 쏟아붓고도 베일 여러 곳이 찢겨나가는 일이 발생하고, 자칫 폭우가 쏟아지면 빗물이 베일에 스며든 나머지, 향후 베일을 SRF연료로 사용하기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SRF시설에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함수율을 준수해야 하는데 지나친 함수율은 연료로 부적합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16만개의 베일은 SRF시설의 10년치 연료에 해당할만큼 턱없이 많은 양이다. 

결국 이처럼 많은 베일을 생산하는데 필요 이상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고, 이 바람에 수십억원의 예산을 낭비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시 관계자는 “SRF시설 준공이 늦어지는 바람에 3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키로 했던 압축·포장시설이 8년간 운영하게 됐다”며 “SRF시설을 정비하는 40일간은 압축시설을 대신 활용해 쓰레기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SRF시설이 가동되더라도 압축시설은 무용지물이 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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