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홍보대사 이효리, 채식주의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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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홍보대사 이효리, 채식주의 선언
  • 함정민 기자
  • 승인 2011.03.19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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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協·농가, 부글부글 VS 네티즌, 명분있는 채식위주식단
▲ 2010년 7월 14일 당시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0 한우 홍보대사 위촉식’에 참석한 가수 이효리가 한우 세트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기 마니아’였던 가수 이효리가 고기를 끊은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최근 이효리는 1~2개월 전부터 고기를 거의 먹지 않고, 현미밥과 샐러드 위주의 채식 식단에 해산물을 가끔 먹는다고 알려졌다.

소속사 또한 “술도 이전보다 대폭 줄였다. 대신 등산에는 더욱 빠졌다”고 말했다.

■“한우 홍보대사하던 이효리 채식주의자 변절 말이 됩니까”
“한우 홍보대사가 채식주의자로 변절했다니, 말이 됩니까?” 인기가수 이효리의 변절 때문에 한우소비 촉진단체 지도부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효리는 지난해 7월 3억3,000만원을 받고 6개월간 ‘한우 홍보대사’로 맹활약했으나, 최근 계약 종료와 동시에 ‘채식주의자’라고 선언했다.

이 위원회 관계자는 “한우 홍보 및 소비 촉진 광고는 물론이고 지난해 한우데이 행사(11월 1일)로 열린 팬 사인회에서도 ‘한우 많이 드세요’라고 독려한 사람이 180도 태도를 바꾸는 바람에 한우 이미지가 실추됐으며 큰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최근 한우협회 전국지부장 회의에서도 ‘그 동안 이효리의 활동은 가식이었나’, ‘배은망덕한 행위를 그냥 놔두면 안 된다’는 성토가 이어졌다”며 “홍보 대사를 잘못 고른 지도부를 탓하는 일선 농가의 비난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축산 농가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지만,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지도부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한 채 속만 끓이고 있다. 계약 종료 후 돌발 행위를 막을 수 있는 조항을 넣지 못해, 광고대행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항의하는 것 이외에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못한 상태다. 위원회 관계자는 “구제역으로 축산농민들이 시름에 젖어 있는 시기에 공개적으로 채식주의자 발언을 했어야 했는지 유감스럽다는 뜻을 전달했으나, 아직 별다른 반응이 없다”고 전직 홍보대사를 원망했다.


■ 채식위주 변화 욕먹을 일? 황당
하지만 이효리의 채식 위주로의 식단 변화를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가 문제를 삼았다는 주장과 관련, 억지스럽다는 반대 의견 역시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이는 이효리가 한우홍보대사 역할을 성실히 끝낸 이후 여러 생각 때문에 채식위주로 식단을 변화한 점을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평가에 근거하고 있다.

한우자조금위원회 측이 언론에 밝힌 주장의 핵심은 “이효리가 한우홍보대사를 그만둔 지 얼마 안 돼 채식주의를 선언한 것은 구제역 등으로 위축된 한우시장을 더욱 우려케 만드는 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한우자조금위원회가 이효리의 입장은 단 한 번도 고려하지 않은 채, 오직 자신들만의 생각을 강조한 것이란 의견을 보내고 있다.

한 네티즌은 “한우홍보 했다고 평생 고기만 먹어야 하나? 프로야구 선수더러 평생 한 구단에서만 있으란 말과 뭐가 다른가. 탐욕스런 주장 아닌가”라며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의 주장을 비난했다. 다른 네티즌들도 “계약도 끝났는데 왜 괜한 시비를 거나”, “별 트집도 아닌 것 가지고 제발 (이효리를) 그만 괴롭혀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효리는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한우홍보대사로 활동하는 기간에는 식단을 채식 위주로 바꾸지 않았다. 물론 한우홍보대사 직을 맡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효리는 자신의 본분에 충실했다 할 수 있다.

그러던 도중 올 들어 채식 뿐 아니라 해산물 위주로 식단에 변화를 줬다. 여기에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유기동물에 관심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육식을 멀리하게 된 것이다.

이효리가 채식으로 전환한 것은 지난해 말 동물보호 시민단체 카라(KARA)에 가입, 카라 회원들과 유기동물 보호센터 이송에 직접 참여하며 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다. 이효리는 유기된 개와 고양이를 입양, 바자회 등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동물 사랑으로 발전해 모피도 거의 안 입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효리는 이 과정을 겪으며 올 들어 자연스럽게 육류를 거의 먹지 않게 됐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즉, 한우홍보대사란 자신의 일을 모두 끝낸 뒤 유기동물보호란 새로운 주관이 생겨 채식 위주로 변화를 준 것이다.

과연 이효리의 채식주의로의 변화가 비난 받을 만한 일인지, 궁금증이 생기는 이유다.

함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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