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욱 기자는 17일 SBS 취재파일을 통해 ‘고 장자연씨께 엎드려 사죄드립니다’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다.
“저는 아직도 악몽을 꾸는 듯합니다. 어서 빨리 깨어나기를 바라는 마음만 들 뿐입니다. 도무지 현실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라고 글을 시작한 우 기자는어떻게 3년이 넘는 일상을 세세하게 기록한 230페이지짜리 편지를 조작할 수 있는지, 그것도 필적감정 전문가도 속일 만큼 완벽하게 필체를 흉내 냈는지, 왜 전씨는 이 편지를 언론사에 제보하지 않고 재판부에 탄원서로 제출했는지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우 기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에 토를 달 뜻은 없다며 “그저 편지를 뒷받침할 만한 다른 명백한 물증을 구하지 못한 제 무능력을 탓할 뿐입니다. 장 씨가 전 씨와 편지를 주고받았을 만한 분명한 정황을 확인하지 못한 제 미숙함을 책할 뿐입니다”고 전했다.
이어 “먼저 고 장자연 씨의 유가족께 무릎 꿇고 사죄드립니다. 보도를 시작하면서 이번에는 반드시 장 씨의 명예를 회복시켜 드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녀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가해자들이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큰 소리를 쳤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거짓말이 된 데 대해 눈물로 용서를 구합니다”고 했다.
또한 “부디 저의 미약함에, 무능함에 실망하셨더라도 희망의 끈은 놓지 마시길 바랍니다. 저 역시 깨지고 부서진 몸일지라도 다시 추슬러 그 벽에 끝까지 부딪히겠습니다”고 글을 마쳤다.
한편 경기지방경찰청은 16일 “편지를 압수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진위 여부를 의뢰하는 한편 DNA, 지문 검사 등 다각적인 조사를 벌인 결과 사건이 전씨의 자작극으로 밝혀졌다”고 수사 결과를 밝히고 ‘장자연의 편지’를 허위로 조작한 전 씨의 사법처리를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장자연 편지 의혹을 최초 보도한 SBS 8뉴스는 이날 국과수의 감정결과를 보도하면서 “확인과정을 거쳐 보도했지만 국과수가 아니라고 한 만큼 사실과 다른 보도를 한 것에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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