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우상욱 기자 “故장자연 씨께 엎드려 사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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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우상욱 기자 “故장자연 씨께 엎드려 사죄”
  • 김기환 기자
  • 승인 2011.03.19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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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연 편지’와 관련된 부실 수사 의혹을 보도했던 SBS 우상욱 기자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가짜 편지’ 발표 이후 심경을 전했다.

우상욱 기자는 17일 SBS 취재파일을 통해 ‘고 장자연씨께 엎드려 사죄드립니다’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다. 

“저는 아직도 악몽을 꾸는 듯합니다. 어서 빨리 깨어나기를 바라는 마음만 들 뿐입니다. 도무지 현실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라고 글을 시작한 우 기자는어떻게 3년이 넘는 일상을 세세하게 기록한 230페이지짜리 편지를 조작할 수 있는지, 그것도 필적감정 전문가도 속일 만큼 완벽하게 필체를 흉내 냈는지, 왜 전씨는 이 편지를 언론사에 제보하지 않고 재판부에 탄원서로 제출했는지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우 기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에 토를 달 뜻은 없다며 “그저 편지를 뒷받침할 만한 다른 명백한 물증을 구하지 못한 제 무능력을 탓할 뿐입니다. 장 씨가 전 씨와 편지를 주고받았을 만한 분명한 정황을 확인하지 못한 제 미숙함을 책할 뿐입니다”고 전했다. 

이어 “먼저 고 장자연 씨의 유가족께 무릎 꿇고 사죄드립니다. 보도를 시작하면서 이번에는 반드시 장 씨의 명예를 회복시켜 드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녀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가해자들이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큰 소리를 쳤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거짓말이 된 데 대해 눈물로 용서를 구합니다”고 했다. 

또한 “부디 저의 미약함에, 무능함에 실망하셨더라도 희망의 끈은 놓지 마시길 바랍니다. 저 역시 깨지고 부서진 몸일지라도 다시 추슬러 그 벽에 끝까지 부딪히겠습니다”고 글을 마쳤다.

한편 경기지방경찰청은 16일 “편지를 압수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진위 여부를 의뢰하는 한편 DNA, 지문 검사 등 다각적인 조사를 벌인 결과 사건이 전씨의 자작극으로 밝혀졌다”고 수사 결과를 밝히고 ‘장자연의 편지’를 허위로 조작한 전 씨의 사법처리를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장자연 편지 의혹을 최초 보도한 SBS 8뉴스는 이날 국과수의 감정결과를 보도하면서 “확인과정을 거쳐 보도했지만 국과수가 아니라고 한 만큼 사실과 다른 보도를 한 것에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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