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갈에 연루 됐으면 자결” 큰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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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갈에 연루 됐으면 자결” 큰소리
  • 김종서
  • 승인 2009.04.25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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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서취재국장
포항환경운동연합 상임대표가 기업체의 약점을 악용해 억대의 금품을 뜯어내는데 공모하여 돈을 갈취한 사실이 드러나 검찰에 구속됐다.

대구지검 포항지청 특수부는 지난 22일 구속된 강호철 포항환경운동연합 상임대표가 시민단체 활동을 십수년간 지역에서 해온 점을 주시하고 유사한 범죄에 더 연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한다.

도덕성을 중시해야 할 시민단체장이 공갈 사건에 연루돼 금품을 갈취한 행위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작년 11월에는 서울지검특수부가 서울환경운동연합의 보조금 유용 의혹 수사와 관련해 가짜 프로젝트를 내세워 외부 지원금을 타내고 공금을 빼돌린 혐의로 (사기및 횡령)로 이 단체 기획사업부장 김모씨를 구속 기소한 적이 있다.

김씨는 태안기름 유출사고 후원금 등에서 1억 3천만 원을 빼돌려 애인에게 외제 승용차를 사주고 생활비를 주는 등 사적으로 성금을 쓴 혐의를 받았다.

시민단체의 간부가 절망에 허덕이던 태안 주민에게 보내는 성금을 빼내 흥청망청 썼다는 사실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이번에 구속된 포항환경운동연합 강씨도 회사 공금을 횡령했다가 해고당한 업체 경리과장이 회사 비자금 기밀문서를 빼내온 것을 가지고 서로 공모해 3억 원을 뜯어내 그중 1천만 원을 받아 챙겼다는 것은 도덕적으로 용납이 안 되는 파렴치 행위에 해당한다.

환경운동연합은 공금을 횡령한 비리사건을 계기로 단체 활동을 당분간 접고 병폐와 한계에 대한 성찰을 가져 변화를 만들겠다고 다짐한 적이 있다.

전국 450여개의 시민단체로 구성된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를 열어 성명을 통해 환경운동연합의 대오 각성을 촉구하면서 비판적 감시 역할을 기꺼이 감당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한 터다. 중앙의 시민단체들이 자성과 성찰을 다짐하면서 극한적 쇄신을 모색하는 동안 지방의 일부 사회단체는 공갈로 금품을 갈취하고 있었다.
지난 6일 본보는 ‘포항지역의 한 시민단체장이 공갈 의혹’ 이란 제목으로 공단 한 업체가 억대의 금품을 갈취 당한데 대한 고통스러운 상황을 사회 정의차원에서 취재 보도했다.

며칠 후 본사에 포항환경운동연합 강호철 상임대표와 포항여성회,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 회 포항지회, 민주노총 포항지부, 포항KYC, 포항발달장애우지원센터, 노동과 복지를 위한 포항시민연대장들이 들이 닥쳐 허위 보도를 했다며 집단 항의를 했다.

이들의 항의에 어이가 없었다. 집단으로 본사에 몰려온 것도 웃기는 일이지만 대 놓고 허위 보도라고 단정 지워 몰아붙이는 억지스러운 행동들은 상식이하 이었다.

이들은 또 서울에서 촛불 시위가 한창 벌어 질 때 포항철강공단의 K사 (피 공갈 업체)가 많은 양초를 구입해 시민 단체에 갖다 주었다고 한 기사 내용도 엉터리라며 어느 단체이냐고 생트집을 잡기도 했다.

“우리 단체가 모두 촛불 집회에 참여했는데 공갈 관련 단체로 오해를 받고 있다”며 사실관계를 밝히라고 협박을 가했다. 시민단체 구성원들이 아니라 마치 공갈단 같은 수준이었다.

특히 공갈에 연루돼 이번에 구속된 강씨는 “시민단체장이 공갈 사건에 연루된 보도가 사실로 밝혀지면 그 단체장은 자결해야 할 일이다”며 얼굴색 한번 변하지 않고 말했다.
그러던 그가 공갈 사건에 연루돼 금품을 갈취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 들어야 할지 가치관의 혼란까지 생길 정도이다.
이들은 또 본사를 찾아와 협박하고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지난 13일 오전에 포항시청 기자 브리핑 룸에서 본보 기사를 성토하는 기자 회견을 가졌다. 너무 뻔뻔스러운 회견이었다.

“시민단체의 운동은 도덕성이 생명이다 공갈에 연루된 단체장이 누구인지 공갈로 금품을 갈취했다는 사실 관계 존부를 검찰이 밝혀 줘야 한다”며 검찰까지 압박하는 대담성을 보였다.

본보의 보도를 허위 보도· 3류 소설로 몰아가던 그들의 확신은 곧바로 깡그리 무너지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강씨가 1천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공갈)가 드러나 검찰에 긴급 체포돼 구속됐기 때문이다.

사이비 언론 운운하며 기자 회견까지 당당하게 한 이들이 지금은 어떻게 처신하고 있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이들이 주창해온 도덕성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했다. 죄질은 시정잡배들의 수준과 다를 바 없다. 이들이 지역에서 자행해온 지난날의 각종 행패는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난폭했고, 막가파식이었다.

선량한 많은 주민들은 이들의 막가는 억지성 위세에 눌려 숨 쉬기 조차 힘들어 했다.

일례로 반핵 운동의 중심에 환경운동연합이 있었다. 경북 동해안은 7개 원자력 발전소가 있다. 원자력발전은 국가마다 에너지 자립의 초석으로 간주하고 국가 정책의 최우선에 두고 있다. 그런데 20년간 표류해 포화 상태에 도달한 중·저준위 폐기물을 저장할 방폐장 건설 후보지를 놓고 지난 2005년 주민 투표를 실시할 무렵 이들 단체들은 반대 깃발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포항지역 유치가 맞다고 보도한 모 신문사 앞에 포항환경운동연합 강씨와 민주노총 김모씨가 텐트를 치고 한 달여간 항의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원자력발전의 위험성을 강조하면서 대체 에너지 확보에 대한 대안도 없이 반핵구호를 내 걸고 반대를 위한 반대만 했다. 마치 냉전시대에 공산주의에 세뇌되어 다른 세상을 이단시하는 교조적 사고와 행동을 서슴치 않은 듯했다.

환경운동연합은 10년 좌파정권의 비호 속에서 생태 코드와 반미 코드를 혼동하고 낙선 운동이나 탄핵저지니 하며 정치적 편향성을 마구 뿜어내기도 했다. 이번에 구속된 강씨는 사실상 철강공단이 위치한 포항지역에서 십 수 연간 ‘환경 소통령’으로 행세 하면서 갖가지 역기능을 분출했다는 것은 피해를 당한 많은 지역민들이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시민단체라는 명분을 내 걸고 ‘공공의 이익’을 외면하고 개인 잇속 챙기기에 바빴던 이들의 이중성이 그대로 드러난 이상 이제 정의를 말할 자격을 잃었다.

이번에 구속된 포항환경운동연합 상임대표 강호철씨의 금품 갈취 사건을 계기로 포항지역의 시민단체도 조직적 병폐를 성찰해 거듭나야 한다.

어떻게 보면 구속된 강씨와 합세해온 일부 시민단체장들이 선의의 피해자 일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썩 편치 않다.

이번 기회를 통해 뼈저리게 자성하고 올바른 시민운동을 위한 새로운 위상을 정립해 나가 는 기회를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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