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 “자연재해냐 유발지진이냐 ” 20일 결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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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진, “자연재해냐 유발지진이냐 ” 20일 결판난다
  • 기동취재팀
  • 승인 2019.03.0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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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열발전소에 의한 유발지진' 입증되야 죽어가는 포항 재건된다
   '정부 조사단' 객관성 떨어져 정부 발표 앞두고 시민들 촉각 곤두 
    자연재해로 판명날 경우 검증할 '자문 위원단' 구성해 대비해야

포항 지진의 유발지진 의혹을 받고 있는 흥해 지열발전소

속보= 포항 지역 민심이 어수선하다.(본보 3월 4일자 1면 보도)

오는 20일께 산업자원부 산하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발주하고 대한지질학회가 수행하고 있는 5.4 규모로 발생한 포항지진에 대한 정부 조사단 발표가 있기 때문이다.

 20일 오전 10시30분 한국언론진흥재단 19층 기자회견장에서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소의 연관성 분석 연구 결과 발표회를 개최한다고 대한지질학회가 지난 7일 발표했다.

문제는 지진 유발 의혹을 받고 있는 지열발전소 사업에 투자 참여했던 산자부가 주도해 작성된 지진 조사 보고서가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우려와, 그 결과에 따라 포항시의 미래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 발표를 앞두고 포항 시민들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

포항지진은 지열발전소에 의한 유발 지진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오는 20일 있을 정부 발표에 대한 지진 조사 보고서를 검증 할 수 있는 전문가 그룹 검증 자문위원단을 구성하여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더욱이 그동안 철저히 비공개로  조사를 진행해 온 정부 조사단에 대해 세간의 우려가 적지 않았는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더욱이 포항의 미래가 달린 중대한 문제에 비해 지열발전소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산업자원부 산하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발주하고 대한지질학회가 수행하고 있는 '포항지진 규명 정부 조사단 구성'은 객관성이 떨어진 조사단으로 평가 받고 있어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포항 지진에 대해 고려대 이진한 교수 등 학계에서 지열발전소의 유발지진이라는 의혹 제기가 따르자 지진 발생 4개월 만에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한 연구 조사단을 출범시켜 지열발전의 연관성에 대한 조사를 약 1년간 진행해 왔다.

포항지진 조사단은 국내 전문가 10명과 상시자문단 2명으로 연구단이 구성 됐고, 미국, 스위스,일본, 뉴질랜드, 4개국 전문가 5명이 해외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해 왔다.

이들 조사단은 1년간 지진 분야에서 수리자극 미소진동 및 지진관측 기록 취합, 검토, 분석, 지열발전소 시추, 물 주입 등 미소지진 유발가능 작업과 지진 기록간 연관성에 대해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수리지질분야에서는 포항지진 이후 지하수 관측기록 분석, 지열발전소 물 주입, 배출 자료와 지중 유체압력 확산 분석, 가상 시나리오별 시뮬레이션 등을 분석했다고 한다.

물리분야는 지상 물리 탐사 분석 및 지하 구조 영상화, 진앙부근 지형 변위 원격탐사 자료 분석을 했으며 구조 지질, 지질 역학분야에서는 지진 유발 단층 위치 및 형태 분석, 지중응력 분석, 응력과 압력 조건에 따른 단층 파열 가능성 등에 중점을 둬 조사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지열발전소에 의한 유발 지진을 주장하는 지진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포항지진의 진상을 밝히는 핵심은 지열발전소의 주입정과 생산정에 가해진 강한 수압이 지진을 일으킨 단층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제대로 해석하는 부분이 이번 조사 보고서의 핵심 사안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정부 조사단 발표에 관심이 모아진다.

전문가들의 우려는 또 있다.

결론적으로 자연재해와 관련된 조사 보고서는 여건에 따라 결과가 엇갈리게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하면서 포항지진도 결국 법원 소송에 의해 그 진실이 밝혀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일례로 지진과 다른 경우지만, 지난 2011년 7월 27일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우면산 산사태로 16명이 목숨을 잃었고 많은 재산 피해가 난 사고 보고서가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서울시는 산사태의 원인을 밝히기 위한 조사 용역을 한국지반공학회에 발주하여 그해 12월에 조사 보고서가 나왔다.

산사태 관리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서울시가 직접 용역을 발주한데 대해 말이 많았던 대로 조사 보고서는 강한 비가 산사태를 일으켰다고 천재지변으로 결론 냈다.

하지만 그 조사 보고서에서 허점이 드러났다.

산사태가 발생한 과정과 산사태가 물과 섞이면서 토석류를 일으키는 물리적인 과정에 대한 과학적인 해석 즉 강우와 산사태를 연결하는 결정적인 고리가 빠져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말썽이 되자 ‘조사 보고서 검토 자문위원단’의 부실 보고서라는 평가를 받아 들고 결국 재조사를 실시했다.

그런데 또 서울시 산하기관인 서울연구원을 통하여 대한토목학회에 2차 조사 보고서를 발주하여 말썽이 됐다 한다.

서울시가 객관성 없이 조사를 의뢰하여 결국 2차 조사 보고서도 1차 조사 보고서와 다를 바가 없이 핵심적인 사안에 대해 애매모호한 결론을 내리는 보고서가 작성 됐고, 인재인지 천재지변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결론을 내렸다.  

결국 이 사고 건은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넘어가 치열한 법정 공방 끝에 인재적인 요소와 천재적인 요소가 밝혀졌다.

육군사관학교 토목환경학과 오경두 교수에 따르면 땅속에 큰 단층이 하나 있으면 그 주변에는 대략 10개 정도의 중간 규모 단층과 약 100여개의 작은 단층이 촘촘하게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프랙털(fractal)한 단층 구조라고 하는데 오 교수는 땅속에 있는 크고 작은 단층들을 풍선에 비유하고 지열발전소 심정에 가해진 강한 수압을 자전거 튜브에 바람을 넣는 펌프로 비유하여 지진이 일어나는 과정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풍선들은 모두 펌프에 연결되어 있는데 펌프에서 거리가 멀어 질수록 풍선에 들어가는 공기의 양이 줄어든다.

펌프질을 한번 하면 가까운 거리에 있는 작은 풍선들이 부풀어 올라 터지게 되는데 지열발전소 아주 가까운 인근에서 미소 지진이 일어나는 원리라고 설명 했다.

펌프질을 두 번 세 번 하게 되면 먼 거리에 있는 작은 풍선들까지 잇달아 터지게 되며 가끔 중간 규모의 풍선도 터지게 된다.

펌프질을 네 번 하게 되면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는 아주 큰 풍선까지도 터지게 된다.

이 풍선은 부피가 커서 네 번에 걸쳐 다량의 공기가 주입되어야 비로소 터진다는 것이다.

네 차례에 걸친 강한 수압을 동반한 물 주입 이후에 규모 5.4의 포항지진이 일어난 원리라고 주장 했다.

오 교수에 따르면 이러한 과정은 물리학적으로 바이엇 슬로우 웨이브(Biot slow wave) 이론에 의해 해석이 가능한데 2016년 1월부터 2017년 9월까지 네 차례에 걸친 강한 수압을 동반한 물 주입이 단층 공극(pore)의 압력을 점차 높여 나가는 과정을 적절하게 분석하는 것이 포항지진 원인 규명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단층 공극의 압력이 높아지면 마찰력이 감소하여 단층 양쪽의 지각이 서로 미끌어지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지진이 일어나는 원리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는 20일 오전 10시 30분에 발표될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 분석 연구’결과에 따라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수도 있어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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