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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포항지진, 지열발전이 '촉발' … 불거지는 정부 책임론

 

산업부 "부지 선정, R&D 과정에 문제 있었는지 조사"
지진 피해금액 3323억원, 소송금액 최대 수조원 전망

2017년 11월 발생한 포항지진(규모 5.4)은 인근 지열발전소가 촉발했다는 정부연구단의 결론이 나왔다.

포항지진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지진 중에서는 2016년 9월 경북 경주에서 일어난 규모 5.8 지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컸던 지진으로 기록됐다.

대한지질학회는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의 이런 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이강근 연구단장(서울대 교수)은 "'유발지진'은 자극이 된 범위 내에서, '촉발지진'은 자극이 된 범위 너머를 뜻해 그런 의미에서 '촉발지진'이라는 용어를 썼다"며 "자연지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연구단에 참여한 해외조사위원회는 앞서 "지열발전을 위해 주입한 고압의 물이 알려지지 않은 단층대를 활성화해 포항지진 본진을 촉발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또한 포항지진의 원인이 '지열발전 상용화 기술개발(R&D) 사업'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사업을 추진한 정부의 책임론이 불거질 전망이다.

한국은행 포항본부가 조사한 지진 피해금액은 3323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이날 R&D 영구중단 및 부지 원상 복구, 2200억원대 복구 지원 등의 방안을 발표했지만, 정부의 책임 소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20일 "부지 선정 단계부터 사업 진행 과정까지 절차적으로 적절히 추진됐는 지는 엄중하게 조사하겠다"면서도 "(정부의 책임 소재와 관련해서는) 이 건은 감사원의 국민감사가 청구돼 있는 데다, 소송이 진행 중이라 법원의 판단을 따르겠다는 말 외에 추가적으로 드릴 말씀은 없다"고 했다.

포항 지열발전소는 한국에서 지열발전의 타당성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2010년 '㎿(메가와트)급 지열발전 상용화 기술개발'이라는 이름의 정부 지원 연구개발사업으로 추진됐다.

㈜넥스지오가 사업 주관기관으로 POSCO, 이노지오테크놀로지, 지질자원연구원, 건설기술연구원, 서울대 등이 컨소시엄을 꾸려 연구에 참여했다.

지열발전소는 지하 4㎞ 내외까지 물을 내려보낸 뒤 다시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지열로 만들어진 수증기로 터빈을 돌린다.

지열발전소를 지으려면 땅속 깊이 들어가는 파이프라인을 깔아야 한다. 조사단은 라인을 설치할 구멍을 뚫고 물을 주입하고 빼는 작업을 반복하는 과정이 단층을 자극해 지진을 촉발했다고 봤다.

다만, 조사단은 지열발전소가 지진을 직접적으로 일으킨 '유발’ 지진이 아니라 이미 지진이 날 가능성이 큰 단층에 자극을 줘 간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촉발’ 지진이라고 했다.

향후 손배소 과정에서 책임 여부를 따질 때 이 부분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에 따르면 사업주관사인 넥스지오는 지질조사와 문헌조사, 지진 발생 빈도 등 여러 자료를 검토해 강릉, 석모도, 제주도, 울릉도, 포항 등 5개 후보지를 추렸고 민간전문가 자문위원회 등을 거쳐 포항을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포스코는 지상 플랜트 설계 및 건설을 담당했고, 지질자원연구원은 미소진동 계측 시스템 구축 및 모니터링, 해석 등의 업무를 맡았다. 건기연과 이노지오테크놀로지는 각각 시추관련 최적화 방안과 정책수립방안·지열발전 사업화 방안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지열발전 사업이 안전과 관련된 국제적 매뉴얼에 따라 진행됐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제적 표준을 따르는 '미소진동 관리 신호등 체계'를 마련해 이를 준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체계에 따르면 일정 규모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지진 규모에 따라 물 주입 중단, 배수 등의 절차를 진행하도록 돼있다"고 했다.

정 차관은 "이번 조사단 연구는 수행 과정의 독립성 등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가 일절 관여치 않아 조사 결과 등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부지 선정 단계부터 R&D 진행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가 있었는지 여부도 엄중히 조사하겠다"고 했다.

문제는 사업주관사인 넥스지오가 법정관리 상태로 손해배상 능력이 불투명하다는 데 있다. ‘정부가 우선 변제 후 구상권을 청구할 것이냐’는 물음에 정 차관은 "이 부분도 마찬가지로 국가와 연구 수행 기관이 동시에 소송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법원에서 판단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정부는 지열발전 상용화 기술개발(R&D) 사업을 영구 중단하고, 해당 부지를 빠른 시일 내에 원상 복구하기로 했다.

아울러 올해부터 향후 5년간 ‘포항 홍해 특별재생사업’에 2257억원을 투입해 지진 피해지역의 복구를 지원할 계획이다.

정 차관은 "어떤 조치가 추가적으로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관계부처 및 포항시 등과 긴밀하게 협의하면서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기동취재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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