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추기경은 29일 국회 입법과정에서 생명에 관한 법률안에 대해 심사숙고해 처리해달라고 당부했다.
정 추기경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가톨릭 조찬미사에서 "생명에 대해서는 타협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특히 작년에 통과된 생명윤리법(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은 난자를 매매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 비윤리적인 연구의 길을 열어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데, 이는 낙태만 하지 않아도 해결할 수 있다"며 "모자보건법의 원칙은 낙태를 금지하는 것이지만, 그 원칙은 없어지고 낙태를 허용하는 조건들만 남아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의원들이 입법 활동을 할 때 미래에 이 법이 어떻게 해석될 것인지 생각하고 법을 제정해 주길 바란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여야가 심사숙고하고 토론을 해야 하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미사후 이어진 정 추기경과의 환담에서 "법 조항 한두 개에 울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며 "법을 만드는데 정말 신중해야 한다"고 정 추기경의 당부에 이같이 화답했다.
이날 조찬미사에는 서울교구청측에서 정 추기경과 안병철 사무처장, 신희준 추기경 비서 등이 참석했으며 박계동 사무총장, 한나라당 고흥길, 정진석 의원, 민주당 이강래, 이종걸 의원, 김양수 국회의장 비서실장, 허용범 대변인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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