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통치자금 고갈 … 제재유지가 승부수”
상태바
“北의 통치자금 고갈 … 제재유지가 승부수”
  • 유수원<편집인>
  • 승인 2019.04.20 12: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대통령의 대북 드라이브에 장애물 돌출>

벚꽃이 만개(滿開)해 꽃잎이 휘날려도 바람은 쌀쌀하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왔지만 봄같지 않게 추운 날씨가 계속 이어진다는 뜻) 이란 유행어를 떠올리게 한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춘래불사춘'은 흉노에게 팔려간 한(漢)나라의 절세미인 궁녀 왕소군의 심정을 당(唐)나라 시인 동방규가 읊은 시(時)의 한 구절이다.

작고한 정치인 'JP' 김종필 전 총리가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신군부(전두환 세력) 준동으로 민주화가 제동걸린 상황을 빗댄 촌철살인 은유로 유명세(有名稅)를 타기 시작했다.

'춘래불사춘'이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한 비핵화'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서막(序幕)이 열릴 것이란 기대가 무산되자 다시 유행어로 회자되고 있다.

지난 2월 28일 열린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기대는 상당히 높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新)한반도 체제돌입' 이란 축포를 미리 쏘았다.

청와대는 '스몰 딜' 은 아닐거라고 장담하면서 어떤 형식이든 종전선언도 이뤄질거라고 예상했다.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 2차 미북정상회담을 생중계하기 위해 대형 TV도 설치했다.

청와대의 기대와 확신은 처참히 무너졌다. 트럼트 대통령은 회담장을 박차고 나갔고 북한의 김정은은 제재 해제 기대를 접고 빈손귀환 '고난의 행군'을 되풀이 했다.

4월 11일 한미정상회담과 북한 김정은 12일 최고 인민화 시정연설을 지켜본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이 암초를 만났다' '문 대통령의 봄날에 꽃샘바람이 분다' 는 촌평을 내놨다.

<북한 김정은, 문대통령에 지원압박 '버티기'>

지난 11일 열린 워싱턴 한미정상회담결과를 접한 국민들은 '무슨 목적으로 급하게 추진되었느냐' 는 의문을 제기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스몰딜(부분 비핵화) 수용여부 질문에 "지금은 빅딜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빅딜은 핵무기를 없애는 것이다" 고 말했다.

북한 영변 시설 해체와 대북제재 완화를 맞바꿔 미국-북한 협상을 촉진시키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구상은 실효성 없는 공상(空想)으로 외면을 받았다.

문대통령의 중재자론은 미국에 퇴짜맞고 한미동맹 균열론을 임시 봉합했다.

문대통령은 '완전한 비핵화가 끝날때까지 빛샐틈 없는 공조'를 약속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획기적 비핵화 진전이 없으면 결코 대북제재를 늦추지 않을 것임을 재천명했다.

특히 문대통령이 갈망하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재개 문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은 올바른 시기가 아니다" 고 선명하게 밝혔다.

한국·미국사이 중재자·촉진자를 자임(自任)해 온 문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노딜'에 이어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의 "오지랖 넓은 중재자 행세 하지말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북한 김정은이 지난 12일 최고 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남조선 당국은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일원으로서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돼야한다' 고 했다. 또 "(남측이) 외세의존 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모든 것을 북남관계개선에 복종시켜야 한다" 며 한미동맹 폐기를 노골적으로 압박했다.

'민족의 보검' 핵폭탄에 당하고 싶지 않으면 북한편에 서서 미국에 남북경협 용인등 양보를 요구하라는 것이다.

북한핵의 최대 피해 당사자인 대한민국에 북한편을 들라는 '황당한 사태'가 빚어졌다.

김정은은 시정연설에서 '자력갱생(自力更生: 남에게 의지하지 아니하고 자신의 힘만으로 어려운 처지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아감)을 27차례나 언급하며 북한 인민들에게 '간고분투'의 자세를 주문했다.

유엔과 미국의 제재로 모든 대외 경제활동이 온통 막히고 있는 상황에서 김정은이 기댈곳은 '자력갱생' 뿐임을 드러냈다.

김정은은 "올해 연말까지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 보겠다"며 대화의 문을 열어뒀다. 외교소식통은 "김정은은 연말 대선 레이스(미국)가 본격화되면 외교성과에 목마른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기준을 낮출것으로 보고 막무가내식 버티기 전략을 세운 것 같다" 고 분석했다.

<개성공단·금강산 관광재개 강요 '달러 확보비상'>

지난 15일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김정은의 발언(文의 오지랖 넓은 중재자 행세 그만두라) 은 야당이 듣기에도 불쾌한 모욕적 언사" 라며 "북한의 공개적 멸시에 이르기까지 실패한 대북정책이 국민 자존심을 떨어뜨린다" 고 말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지난 11일 "개성공단 등 남북 경협을 앞세운 제재완화는 북한이 원하는 것부터 들어주자는 것" 이라며 "사실상 북한 변호인이 되겠다는 얘기여서 한미갈등 확대 요소가 될 것이다" 고 우려했다.

미국 외교 안보 전문가들은 "하노이 회담에서 북한 김정은은 오직 제재해제만 요구했다" 며 "북한의 대화 목적은 처음부터 돈벌이 수단회복이었다. 대북제재 완화 논의보다 대화와 제재를 병행해 북한의 태도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고 강조한다.

또 "북한의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은 김정은의 통치자금 확보수단이기 때문에 제재 완화의 긍정적 효과를 거둘수 없다" 고 지적했다.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로 유입될 달러 뭉치는 북한 경제를 돕는 경제 발전 수단이 아니라 세습정권 궁정자금이 될뿐이다는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편에 서라' 는 미국과 우리민족끼리·외세배격을 요구하는 북한사이에 끼어 입지(立地)가 더 좁아졌다.

문재인 정부는 1년이 넘게 내세운 중재자 또는 촉진자론이 미국과 북한 양측 모두로부터 거부당했다. 영변 핵시설 폐기만을 조건으로 경제 제재의 대부분 해제를 요구하는 북한의 주장이 국제사회에서 냉담한 반응을 모았다.

북핵의 가장 큰 피해국이 되는 대한민국이 중재자론 등 내세우며 제3자 역할을 주장하는 것은 이율배반이 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중재자론을 거두고 대북제재를 선도해야 한다.

<김정은 통치자금 고갈…옥죄기를 강화해야>

2018년 북한과 중국간의 교역규모는 2017년 대비 반토막이 난 것으로 미국 자유 아시아 방송이 유엔 통계를 인용보도했다.

중국으로부터의 수입규모 22억 1800만 달러. 수출은 2억 1300억 달러. 지난해 북한은 중국과의 교역에서 20억달러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1900년 이후 최대의 교역적자이다. 2016년 1월 이후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로 북한의 주요 수출품(무연탄·철광석·직물·수산물)에 대한 수출 봉쇄가 현실화 되면서 대중국 수출물량이 급락해 생긴 무역 역조이다.

지난 1월 일본 아사히 신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통치자금이 30억~50억달러(약 3조 3800억~5조6300억원) 가량 있지만 경제 제재로 빠르게 줄고 있다" 고 보도했다.

북한 경제 전문가들은 "2017년부터 실질적으로 북한을 옥죄기 시작한 유엔과 미국 제재효과가 1~2년 더 지속되면 북한으로 하여금 진짜 비핵화를 결심하도록 만들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갖게한다" 는 전망도 내놓았다.

북한의 김정은은 심각한 유동성 부족사태에 직면해 제재해제를 갈구하면서 자력갱생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는 유엔·미국이 제안하듯이 강력한 경제제재 압박을 통해 생존이 위협받는 막다른 골목으로 밀어부쳐 북한이 핵포기를 결단하도록 해야한다.

한미 동맹의 균열을 봉합하고 미국과 대북제재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