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건강위협…개선대책 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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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건강위협…개선대책 세워라”
  • 최종태 기자
  • 승인 2019.06.0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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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동 생폐물 에너지화시설 굴뚝높이 턱없이 낮아

고도제한에 묶여 34m, 송풍시설 달아 분진등 배출 대기오염 논란
포항시 생활폐기물 에너지화 시설 전경
포항시 생활폐기물 에너지화 시설 전경

포항시 생활폐기물 에너지화시설(SRF)의 굴뚝높이가 턱없이 낮아 대기환경을 크게 오염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와 근본적인 개선대책이 요구된다.

남구 오천읍 주민들은 “굴뚝높이가 34m에 불과해 대기환경이 오염될 우려가 높고, 특히 대기 역전현상이 일어날 경우, SRF 시설 가동중 발생되는 대기오염물질이 대기중에 떠돌아 다니면서 주민 건강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오염물질을 송풍기로 불어 올린다 하더라도 바람이 불면 오염물질이 높이 올라가지 못하고, 낮은 곳에서 대기중에 그대로 남아있게 되는 등 송풍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양창목 오천읍 SRF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낮은 굴뚝에서 나오는 대기오염물질을 송풍기로 불어 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고, 어떤 날은 낮은 대기층에 오염물질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송풍기가 제대로 작동되는지도 의심이 간다”고 말했다.

굴뚝높이 문제로 대기오염 논란이 끊이지 않자 포항시는 예정에 없던 기자 간담회를 열고 적극 해명에 나섰다.

하영길 환경녹지국장은 지난 4일 “굴뚝에 송풍시설을 달아 대기오염물질은 120m이상 상공으로 올려 보내고 있다”며 “고도제한에 묶여 굴뚝높이를 부득이 34m로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초당 23.3m 속도로 송풍기로 불어 120m 상공까지 대기오염물질을 올려 보내는 데는 상당한 무리가 있고, 대기 역전현상이 일어날 때는 대기순환이 잘 되지 않아 유해물질이 지상으로 내려오게 되면서 주민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지표가 차가워지면서 지상의 일정 대기가 잘 순환되지 않을 경우 대기 역전현상이 일어나 대기오염이 더욱 심해지게 된다”며 “이 때 굴뚝의 높이가 대기역전층 이하일 경우 대기순환이 되지 않아 배출되는 분진과 유해물질 등이 결국 지상으로 내려오게 되면 주민들이 환경오염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고 주장했다.

■ 고도제한 지역에 SRF시설 건립, “입지선정 잘못됐다”

시가 애초부터 고도제한이 없는 지역에 SRF시설을 건립하지 않고 구태여 고도제한이 있는 곳에 부지를 지정하는 바람에 굴뚝높이를 낮출 수밖에 없게됐고, 이로 인해 대기오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어 입지선정 문제가 또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양창목 SRF 비대위원장은 “현재의 부지는 10년전에 소각장 건립 검토시 입지후보지에서 아예 탈락한 곳인데 10년 뒤에는 이곳이 갑자기 SRF시설 부지로 결정돼 황당하다”며 시의 오락가락한 행정을 비난했다.

오천읍 주민들은 “시는 왜 하필 고도제한이 있는 곳에 입지를 정하는 바람에 어쩔수없이 굴뚝 높이를 낮추어 대기오염을 자초하고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만드느냐”며 “호동쓰레기매립장 때문에 우리들은 20년간 악취에 시달려 왔는데 업친데 덮친 격으로 또다시 소각장을 인근에 건립해 주민건강을 해치고 있다”고 말했다.

■ 기준치 이하의 오염물질, 계속 쌓이면 “건강 망친다”

포항시는 이날 SRF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이 법정 기준치 이하라며 대기오염물질 관리 현황을 발표했다.

시에 따르면 황산화물의 경우 법정기준치 30ppm이하인데 2.6ppm으로 조사됐고, 질소산화물의 경우 기준치 70ppm이하에 15ppm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굴뚝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이 법정기준치 이하를 나타내더라도 오랜 기간 대기 상공으로 날아가지 않고 매일 밤 계속해서 지상으로 떨어져 쌓이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 호동 매립장 90% 포화상태, SRF 꼭 필요한 시설

한편 포항시 남구 호동 매립장은 현재 매립율 90%로 포화상태에 직면해 있어, 가연성 쓰레기를 소각해 처리하는 SRF 시설은 꼭 필요한 시설이다.

포항시 생활쓰레기 1일 배출량은 286t으로 이 중 200t상당이 매립되면서 매립장 수명이 크게 단축돼 왔다.

그러나 SRF시설 건립을 두고 이해 관계자들과 첨예한 의견대립을 보였고, 그 결과 사업에 착수한지 7년만인 2016년에 겨우 착공에 들어감으로써 당초 계획한 매립장 수명연장에 실패했다.

이러는 동안 SRF 연료로 사용되는 베일이 산더미처럼 쌓이는 등 예산낭비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우여곡절 끝에 생활폐기물에너지화시설(SRF)을 올해 1월 준공됐고, 2월 운영에 들어가면서 1일 70t의 불연성 쓰레기만 매립장에 반입하게 됐다.

시는 늦게나마 매립장 수명 연장에 성공했지만, SRF시설의 굴뚝높이 문제로 또다시 위기에 봉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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