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에게 물의 일으킨 시민단체장 모두 물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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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에게 물의 일으킨 시민단체장 모두 물러나라”
  • 김종서
  • 승인 2009.05.09 14:23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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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서취재국장
최근 본보(경북제일신보)가 단독 보도하여 포항환경운동연합 강호철 상임의장이 기업체의 약점을 악용해 금품을 갈취한 혐의(4천만원 갈취)로 검찰에 구속된 사건은 지역 사회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는 빅 뉴스였다.

이 사건에 대한 전말과 유사 사건 재발 방지 차원에서 취재 현장의 상황을 재조명하고자 한다.

신문의 취재 보도의 한 형태로 ‘탐사 보도’라는 것이 있다. 개인이나 기관의 은폐 시도가 있는 소재를 기자가 직접 취재해 사회 개혁과 개선의 효과를 거두는 보도 형태를 ‘탐사보도’라 부른다. 포항의 신생 언론 ‘경북제일신보’의 취재 데스크인 필자는 포항환경연 상임의장이 거액의 공갈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은밀한 제보’를 1년 전에 받고 취재에 나섰다. 취재 당시 시민단체장이 공갈로 얼마의 금품을 갈취했다는 구체적 물증은 거머쥐지 못했다. 하지만 물증 단서 못지않은 제보자의 생생한 증언과 금품을 갈취한 정황은 충분히 확보했었다.

환경운동연합은 어떤 단체인가.

중앙부처로 말하면 가입 회원 8만 명을 자랑하는 아시아 최대의 시민 단체가 아닌가. 좌파 정권 10년 동안 참여연대·녹색연합과 트로이카 체제를 이루며 막강한 시민 단체로 부상한 ‘살아 있는 권력’이었다.
지난 2000년 4.3총선 당시 네티즌 85만 명의 쌈짓돈 3억 5천만 원을 거둬 낙선 대상자 86명 가운데 59명(68%)의 국회 진출을 저지시켰다고 자랑했다.

한명숙, 김성훈, 이상수, 이재용 씨 등 노무현 정권에서 총리, 장관으로 발탁된 이들도 회원들이다. 포항환경운동연합도 그랬다.

중앙에서 권력 단체로 부상한 후광을 업고 지역에서 무소불위로 설쳤다. 원전지대인 경북 동해안에서 환경에 관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것이다. 방폐장 유치 반대 운동을 주도했고, 포스코를 비롯해 철강공단업체들은 그들의 부당한 호령에도 말 한마디 못하고 냉가슴만 앓았다.

그러한 시민단체장의 비리를 폭로하려면 ‘노무현 탄핵 역풍’같은 반작용이 일어날 것도 각오 했어야 했다. 신생 언론이 둥둥 떠내려 갈수도 있다는 우려였다.

그러나 정황이 확실한 불의를 보고는 피할 수가 없었다. “죽어도 좋다”라는 나름대로의 굳은 각오와 결심을 하고 ‘진실의 힘’을 믿고 기사화를 하게 된 것이다.

그야말로 의혹 제기 차원의 선을 넘지 않은 ‘포항의 한 시민단체장이 공갈 의혹 충격’이라고만 표현 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기사 게재 5일 후 강호철씨가 여성이 낀 시민단체장 5명을 이끌고 본사에 쳐들어와 필자에게 거센 항의를 했다.

면전에서 기사가 허위 보도라고 몰아쳤다. 필자가 볼 때는 이미 그때 강씨 자신이 공갈에 연루 됐음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 됐다.

또 한 여성 시민단체장은 “공갈 협박을 당한 회사가 촛불시위 때 많은 양초를 제공하기도 했다”는 내용을 트집 잡았다. “자신들이 오해를 받고 있다”며 익명의 시민단체장을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그 자리에서 강호철씨는 “시민단체장의 공갈 의혹 사실이 밝혀지면 그 단체장은 자결(自決)해야 할 일이다”며 자신들이 속한 시민단체의 도덕성을 강변했다.

강씨가 얼굴색 한번 변하지 않고 거짓말하는 모습을 지켜본 필자는 잠깐 현기증이 났다.

저러한 자가 시민단체장이라고 굴림하고 있는 지역사회 정서가 너무 한심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필자는 “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으니 그 결과를 지켜보고 책임 소재를 묻자”고 말하고 “기사를 쓴 본인이 모든 책임을 다 질 터이니 돌아가라”고 하여 돌려보냈다.

그런데 이틀 후 강씨와 함께 이들 시민단체장들은 시청 브리핑 룸에서 기자 간담회 형식으로 합동기자 회견을 가졌다. 회견문에서 알뜰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고, “3류 소설을 썼다.”“사이비 언론” “자칫 우리가 신 생사를 키워주는 꼴이 될 수 있다”는 등 본보와 필자를 신랄하게 비난하는 독설을 퍼붓고 기세가 등등하여 검찰까지 압박 했다. 당시 본보는 허위 보도를 한 것이 확실시 돼 버렸고, 기자실은 온통 큰 구경거리가 생겼다.

그뿐 아니다. 기가 찬 일은 또 있다. 박승호 포항시장의 막료들의 행동이다. 문제의 기자회견 시간을 출입 기자들에게 알려주는 휴대폰 문자 메시지에 ‘시민단체장 공갈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이란 문자를 보냈다. 시민단체 기자 회견을 포항시가 ‘주관’하는 것으로 보낸 것이다.

출입 기자들의 참여를 독려하려는 치졸한 의도가 깔려있는 행동이었다. 시 관계자는 실수였다고 변명했다. 그러나 본보가 혈세 낭비 등 시정 운영에 관한 잘못된 문제점을 꼬집는 기사를 잇 따라 보도하자 미운 털이 박힌 보복성 행위로 받아 들여진다.

“경북제일신보 시민단체에 한번 호되게 당해봐라”는 식이였다.

심지어 소문에는 과장된 보도로 강호철을 잘못 건드린 ‘김종서국장 이제 기자 생활 끝났다’,‘경북제일신보 문 닫는다’는 등 온갖 유언비어가 시청 주변과 지역사회를 강타했다. 지역 한 인터넷 신문기자라는 자는 기자 회견장에 나타나 문제의 시민단체장들과 포항시를 두둔하는 대변자로 나섰다. 자칭 기자라는 자가 기자 회견장에서 해당 언론사를 비난하는 해괴망측한 망언을 쏟아내 웃지 못 할 진풍경이 벌어진 것이다. 본보 규탄의 조직화된 중심 대열에 끼어든 세칭 ‘또라이’의 행동을 본 것이다. 명예훼손에 해당하지만 상종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한 그가 박승호시장 산하 포항시청 인터넷 교육담당자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후 필자는 심한 충격을 또 받았다.

문법조차 맞지 않는 비난 글을 작성해 온갖 인터넷 사이트에 올렸다. 소위 막가파식 사이버 폭력에 사회 정의가 휘둘린 꼴이 됐다. 1조원이 넘는 예산을 주무르는 포항시.

사이비 시민 단체장과 기본도 안 된 인터넷뉴스 기자의 덕을 좀 보려한 나약하고 치졸한 꼼수 시정 운영으로 포항 장래를 어떻게 책임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포항시가 ‘본보’와 ‘필자 죽이기’ 공조의 카르텔을 형성한 쿠데타가 실패로 끝났으니 더욱 그러했다.
기업체 약점을 악용해 금품 갈취라는 엄청난 자신의 치부를 숨기려고 시민이 지켜보는 공개 석상에 태연하게 시민단체장들을 무더기로 이끌고 나타날 수 있는 곳. 목청 높여 진실을 호도하는 시민단체장의 뻔뻔한 행동이 통하는 곳이 바로 포항의 현 주소이기 때문이다.

“신생 주간 언론사가 감히 우리를 건드려” 하는 듯 한 분노찬 독설 섞인 언행과 거만의 자세는 시민단체장들 이기를 스스로 포기한 행동이었다.

시민단체장들의 도를 넘는 거만은 장기집권이 부른 병패라 할까.

인간은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에 신중치 못한 시민단체장들이 저지른 실수는 단순 실수와 다르다. 금품 갈취 사건에 연루된 시민단체장의 면피성 기자회견에 덩달아 동조한 생각없는 시민단체장들은 스스로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맞다. 시민에게 사과 한번 하면 된다는 뻔뻔함을 보이는 것은 더 이상 용납이 안 된다.

시민단체가 왜 필요한가. 시민 생활에 유익한 정보 제공과 균형 잡힌 지역 발전에 기여하고, 평등한 시민 인권을 보장 받도록 하는 역할이 목적의 소명이 아닌가.

그런데 지역 사회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비리를 폭로한 언론사를 향해 검정 한번 없는 깔보기 언행과 패거리 작태는 시민단체의 도덕성을 상실한 것이다.

이미 시민위에 군림하는 부패한 권력 집단으로 전략 됐음이 입증된 것이다.

비리를 폭로한 필자도, 경북제일신보에 종사하는 구성원들도 모두 포항시민의 한 사람이다. 경박하기 짝이 없고, 판단력 없는 부패한 시민단체장들에게 정의를 말하는 언론과 시민이 왜 마구잡이로 짓밟혀야 하는가 말이다.

한심한 것은 또 있다. 갈취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에 이들 시민단체장 공동명의로 서명한 진정서를 제출하여 강씨 결백을 주장했다 하니 이쯤 되면 이성을 잃은 게 확실하지 않는가.

검찰은 지역사회에서 정의와 진실이 호도 당하고 있을 때 공갈 관련자 2명을 긴급 체포하고 뒤이어 강씨도 체포했다. 체포된 강씨는 증거를 내밀어도 공갈범들이 사전에 거짓말하기로 입 맞춘 신의를 믿고 완강히 부인했다 한다. 그들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있었다.

갈취 범들의 어설픈 말맞추기 거짓말에 넘어갈 만큼 대한민국 검찰이 어리석지 않기 때문이다.

순간 호도되던 진실이란 잣대는 고무줄처럼 지역사회에 출렁거렸다. 정의와 진실 앞에 굴복한 것이다. 시민운동이란 거창한 명분만 앞세운 부패한 시민단체장들은 차제에 물갈이돼야 옳다. 지역 발전을 위해서이다. 정도(正道)를 걷는 신문의 도약은 순리라 생각한다.

경북제일신보 구성원들은 ‘정도를 걷는 신문’ 제작이란 초심을 잃지 않고 비판 기능을 한층 더 보강할 것이다. 정의가 살아 숨 쉬는 지역사회 건설에 기여할 각오이다. 거대한 시민단체의 위선을 파헤치며 가졌던 ‘마음고생’을 소중한 자산으로 삼아 무너진 지역사회의 도덕성 업그레이드에 앞장설 것임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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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해인 2009-05-25 20:29:23
글이 너무 장문이지만 열성적인 모습이 좋습니다.
포항시정 문제가 많은것 같군요 다시한번생각해 봐야겠네요

박종규 2009-05-14 11:28:27
기사 잘 읽었습니다.
시민단체장이라는 이름으로 마치 시민단체장 모두에게 향한 화살 인것 같습니다.
건전한 시민단체가 시민과 함께 잘 살아가는 도시가 건전하고 희망이 있는 도시입니다.
즉, 경북제일신보가 있으면 미래의 포항에 희망이 있습니다.
모든 시민단체가 다시한번 스스로를 돌아보는 기회로 삼았으면 합니다.
하지만 항상 약자의 편에서 약자의 마음을 위로하고 힘이 되는 신문이 되시길 소망합니다.

소천 2009-05-11 22:57:35
기자님 저는 전북 일간지 기자 입니다.
기자님의 글을 보고 마음속이 후련합니다. 경북에 대한민국 최고의 배짱을 가진분이 계신다니 포항시민은 앞으로 축복받을 권리가 생길것 같습니다. 경북제일신보 김국장님 힘내세요

행복추구 2009-05-10 00:10:55
기자님 정말 마음고생 많으셨겠네요. 지방지입니까 중앙지입니까 헷갈리네요??????
앞으로도 우리 시민이 마음편히 열심히 일할수 있도록 구석구석 잘 살펴주세요. 잘못된 사회의 병폐는 꼭 치유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정의에 앞장서는 이런 기자분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열심히 뛰는 정의로운 "경북제일신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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