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부는 겨울철, 가슴통증 ‘심근경색’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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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부는 겨울철, 가슴통증 ‘심근경색’ 주의보
  • 함정민 기자
  • 승인 2012.02.0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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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사망 이후 대형병원에 증상문의 급증
3대 사망원인 중년층 돌연사의 80% 차지 “치명적”



■ “겨울오면 가슴통증 느껴져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12월 17일 중증 급성 심근경색으로 인한 심장성 쇼크로 사망했다. 지난달 9일 대북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이 김정일 위원장 사망원인이 당초 알려진 급성 심근경색이 아닐 수 있다고 보도하긴 했지만, 사망 당시에는 포털 사이트 인기검색어에 ‘심근경색’이라는 질병이 상위권에 오르는 등 큰 관심을 얻었다.

김정일 사망 이후 대형 병원에 찾아가 심근경색 증상을 문의하는 환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대다수가 “겨울만 오면 가슴에 통증이 자주 느껴지는데 심근경색 증상이 맞느냐”는 내용이다.

추운 날씨에 따뜻한 곳에 있다가 갑자기 차가운 곳으로 나가게 되면 심장혈관이 좁아지고 심장 근육에 산소와 영양분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흉통을 느끼는 확률이 높아진다. 즉, 겨울철 잦은 가슴 통증은 심근경색의 위험신호가 맞다는 것.


■ 심근경색이란?

심근경색이란 심장의 혈관, 관상동맥이 막혀서 피가 원활히 공급되지 못해 심장 근육에 손상이 오는 상태다.

심장질환은 지난해 9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0년 사망원인 통계 결과’ 자료에서도 암, 뇌혈관질환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사망원인으로 꼽힐 만큼 주의해야할 질병으로 ‘악명’이 높은 질병이다. 사망률이 40~50%에 달할 만큼 위험하고 치명적이다.

특히 40~50대 중년층 돌연사 원인의 80%가 급성심근경색이다. 가슴을 누르거나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몇분씩 느껴진다면 심근경색의 초기 증상이다.

고혈압의 합병증인 뇌졸중, 심근경색은 특히 겨울철에 많이 발생한다.


■ 심근경색의 증상

겨울철 갑자기 찬바람을 접했을 때, 가슴이 뻐근하고 두근거린다거나 가벼운 운동에도 가슴이 쥐어짜듯 답답하고 싸한 느낌, 무거운 것으로 누르는 듯한 통증을 느낀다면 심장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보면 된다.

심장에 피가 통하지 않으면서 극심한 통증이 앞가슴에 몰려 꽉 누르는 듯한 둔한 통증이 짧은 시간내 강하게 나타난다. 통증이 생길 수 있는 범위도 앞니로부터 배꼽, 팔쪽까지 넓다. 숨이 가쁘거나 어지러운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손가락으로 어느 부위라고 가리킬 수 있는 통증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가슴이 칼로 찢기는 것 같고 너무 통증이 심해 정신을 못 차릴 정도의 느낌이 5분 이상 지속되면 급성심근경색을 의심하고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급성 심근경색증은 매우 갑작스럽게 발생하기 때문에 바로 응급실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평소 가슴 통증이 있었던 사람들은 역류성 식도염 같은 다른 질병으로 착각해 지체되는 수가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서둘러 응급실로 옮겨졌을 경우 확진을 받으면 풍선으로 혈관을 넓히고 스텐트(stent)를 삽입하는 응급 관동맥 성형술을 받을 수 있다. 이 시술을 3시간 안에 시행하면 심근 회복률이 높아지지만, 시간이 지연될수록 회복이 어려워진다.


■ 심근경색의 원인

심근경색의 발병원인은 고혈압(혈압 140/90mmHg 이상),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가족력, 고령, 비만, 운동부족 등을 들 수 있다.

지난달 25일 김효수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가 ‘한국경제’ 보도를 통해 “심근경색증의 직접적인 원인은 동맥경화증과 협심증인데, 동맥경화증은 혈관이 기름기와 혈전(피떡)에 의해 막히는 것이고 협심증은 심장혈관(관상동맥)이 좁아진 상태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심근경색증은 동맥경화나 협심증에 의해 심장의 관상동맥이 혈전으로 완전히 막혀서 심장근육이 괴사(죽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고혈압 환자들은 찬바람이 부는 겨울이 되면 낮은 기온에 노출돼 혈관벽이 수축하며 혈압이 상승할 위험이 높아져 이로 인해 심근경색 등 돌연사 위험도 높아진다.

고혈압은 전 연령층에서 급증하고 있고 실제 국내인구 10명 중 한명은 고혈압으로 진단받을 만큼 환자수가 증가 추세에 있다.

고혈압은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릴 정도로 자각증상이 별로 없어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 고혈압 환자임을 자각하지 못해 치료하지 않고 방관할 경우, 합병증에 빠지거나 목숨까지 잃을 수 있는 시한폭탄의 뇌관과도 같아 주의를 요한다.

고혈압 환자들은 혈압약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할 경우 뇌졸중 및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겨울철에는 적절한 혈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당뇨를 앓는 사람들 역시 심장과 혈관질환의 위험에 노출돼 있으므로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위험인자 가운데서도 콜레스테롤과 동맥경화가 주요하게 거론된다. 혈관에 기름 등 찌꺼기가 끼게 되면 동맥경화관이 터질 수 있고, 혈소판이 침착하면서 혈관이 막히고 심근에 피가 통하지 않게 되기 때문.
스트레스, 육류나 기름진 음식 섭취, 운동부족, 비만도 원인으로 꼽힌다.

사망한 김정일 북방 국방위원장 역시 고령, 가족력, 흡연, 고혈압, 당뇨, 비만 등의 위험요소를 두루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관을 좁게 만드는 ‘추운 날씨’도 위험 요소이므로 혈압이 높아지는 아침 외부 운동을 피하거나 체온을 유지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 심근경색, 어떻게 예방하나

스트레스, 식생활 개선으로 예방한다.

성인병 대개가 그러하듯이, 심혈관, 뇌혈관질환을 예방하려면 평소에 식생활과 운동 등을 병행하는 생활습관의 개선이 필요하다.

전문의들은 식생활에서 먹는 음식의 양을 줄이고 염도가 낮은 음식을 섭취하며, 채소와 생선을 충분히 먹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현미와 같은 잡곡류를 섭취하고 육류보다는 콩과 생선 등으로 단백질을 대신하는게 좋다.

운동은 하루 30분이상 꾸준히 하며 스트레칭 등 준비와 마무리 운동 역시 신경 써야한다.

정기적으로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관리하고 금주·금연·체중조절도 하는 것이 좋다.

과도한 음주나 육체적인 활동들이 간접적으로 심장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마음을 편하게 하고 긴장을 이완하는 스트레칭을 자주 반복해주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와의 연관도 높은 만큼 평상심을 지니는 노력도 필요로 한다.

겨울철 아침에는 혈압이 올라가기 때문에 겨울철 아침운동을 가급적 피하고, 외출 시에는 급격한 온도 변화로 혈압이 올라가지 않도록 마스크, 모자, 목도리, 장갑 등을 착용해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춥다고 너무 위축돼 운동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심장이 약해지고 혈압·혈당 조절이 어려워지니 실내운동 또는 가급적 따뜻한 오후에 가벼운 산책 등이 좋다.

약물은 전문의와 상담한 뒤 복용하며, 임의로 중단하지 말아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선천적인 체질 증상 판별과 풍, 화, 습담이 많거나, 허약한 체질 등의 원인에 대한 진찰을 받아 중풍·심근경색의 전조 증세를 예방할 수 있다고 본다. 예방적 침, 뜸, 약물치료, 호흡과 신체운동 요법과 함께 평소 섭생의 중요성과 평정한 마음상태의 유지를 권한다.


■ 혼자 단정짓지말고 즉시 병원으로

급성심근경색증은 환자진단이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며, 치료과정이 신속한가에 따라 사망률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질병이다.

막힌 심장혈관에 다시 피를 통하게 하는 시술이 정해진 시간 안에 시행됐는지 등의 진료과정과 치료결과로 위험도 보정한 입원 30일 이내 사망률을 생존지수로 변환해 평가한다.

흉통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속이 답답한 증상이 30분 이상 지속되고 동시에 식은 땀, 어지럼증,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급성 심근경색일 가능성이 높다. 의심증상이 있다면 가벼이 여기지 말고 병원 응급실을 빨리 찾아야 한다.

돌연사 원인중 80%이상은 심근경색이다.

심근경색증 환자들의 50%이상은 평소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갑작스럽게 발생하므로 평소에 나름대로의 예방법 혹은 건강검진을 하더라도 발견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30분 이상 지속되는 격심한 가슴 통증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가슴 통증이 발생하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병원으로 가 막힌 혈관을 즉시 열어줘야 심근의 괴사를 막을 수 있고, 빠르면 빠를수록 회복률이 높다.

평소 간단한 걷기 운동이나 조깅 유산소 운동을 적극적으로 해 몸 전체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갑작스럽게 찾아와 행복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무서운 심근경색의 위험에서 벗어나도록 노력하자.

함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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