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치질인줄 알고 조기발견·치료시기 놓치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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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비·치질인줄 알고 조기발견·치료시기 놓치면 안돼”
  • 함정민 기자
  • 승인 2012.02.1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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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의 85%는 잘못된 식습관 때문
배변 후 변 색깔 확인하는 습관 필요

배변 시간이 30분 이상이 걸리도록 힘이 들고, 변도 시원치 않고 배변 후에도 잔변감이 있어 항상 찜찜해도, 변비 증세가 심해지고 항문에서 피가 나와도, 그저 단순한 변비와 치질 정도라고만 생각거나 항문을 진찰 받는다는 수치심에 병원을 찾기를 꺼리다가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고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다 갑자기 복부의 통증이 심해지고 배가 부풀어 오른다거나, 복부에서 혹이 만져져 병원을 급히 찾아 이미 상당히 진행된 대장암에 망연자실하는 경우도 많다.

대장암은 전제 암 가운데 12.7%(2010년 기준)로 위암, 갑상선암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해 대장암 환자가 약 1만5천명 발생하고 있는 추세다. 대한대장항문학회가 지난해 9월 발표한 대장암 발병 현황에서 한국은 10만명당 46.9명으로 아시아 1위, 세계 4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평소 관심을 갖고 올바른 식습관과 정기적인 검진을 하면 예방할 수 있고, 조기에 발견하면 90% 이상 완치가 가능할 정도로 생존율이 높다.

대장암의 증상
가장 주의해야 할 증상으로는 배변습관의 변화, 혈변, 동통 및 빈혈이며, 특히 40세 이상의 성인에서 이와 같은 변화가 있을 때에는 철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

대장암은 상부 소화기관과 달리 증세가 늦게 나타나며, 증세가 나타난다 하더라도 단순히 변비나 치질로 오인해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전신 증상으로는 이유 없는 체중 감소, 심한 피로감, 항문 출혈 및 빈혈, 소화장애 등 비특이적인 상태를 보인다.


▲ 종양의 위치나 진행정도에 따라 증상이 달라지는데, 우측 대장암의 경우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 우측대장의 경우 비교적 변에 수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액체상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암의 크기가 충분히 클 때까지는 장이 막히는 경우가 드물다. 따라서 배변습관의 변화가 잘 생기지 않고 증상이 거의 없거나, 있다하더라도 변비보다는 설사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육안으로 보기 힘들 정도로 적은 양의 출혈이 지속돼 발견이 쉽지 않지만 암이 어느정도 진행되면 그동안 축적된 출혈로 인해 대부분 체중이 감소하고 빈혈이 일어나 피곤함과 함께 몸이 약해졌다고 느낀다. 복부팽만이 있거나 우측 아랫배에 혹이 만져지기도 한다.

횡행결장과 좌측 대장으로 갈수록 변이 농축되고 대장지름이 좁아지므로 좌측 대장암인 경우 변비와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좌측대장암 역시 우측대장암처럼 초기에는 증상이 없지만 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변이 우측 대장암보다 흔하게 보인다. 가끔 설사를 하기도 하지만 다시 변비로 바뀌는 대변습관 변화가 나타나기도 한다. 어느정도 진행하면 우측대장암에 비해 증상이 빨리 나타나며 통상적으로 서구에는 우측대장암이 많으나, 우리나라는 직장암과 좌측대장암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많은 사람들이 변비나 치질이라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항문질환과 대장암의 차이에 대해서 양형규 양병원 의료원장은 ‘매일경제’의 보도를 통해 “항문질환으로 인한 출혈은 변을 볼 때 피가 뚝뚝 떨어지거나 휴지에 묻는 정도로 1~2일 지속되거나 중단되는 사례가 많다”며 “하지만 대장암으로 인한 출혈은 피가 변에 섞여 나올 때가 많고, 1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피가 검붉은 색을 띈다”고 설명했다. 대장암은 항문에서 가까울수록 선홍색 피가 나고 멀수록 검은색 피가 나는 것이 특징이며, 대변이 가늘어진다.

원인
대장암은 비만, 흡연, 음주, 부족한 식이섬유 섭취 및 고지방식 식생활, 가족성 용종증 등의 몇몇 유전성 질환,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등의 만성염증성 장 질환으로 발생한다.

일주 전문가들은 스트레스가 대장암 발병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라고 주장한다. 대장은 뇌와 이어진 자율신경 지배를 받는다. 뇌가 불안, 초조, 압박감 등 스트레스를 느끼면 자율신경을 통해 곧바로 대장으로 전해져 변비나 복통, 설사를 일으킨다는 것.

또한 대장암은 가족력이 있어 전체 대장암 환자 중 15~20%가 유전적인 이유로 발병한다. 직계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는 경우 대장암 발병 위험도는 2~8배 높아진다.

대장암 예방방법
■ 식습관

대장암은 식습관과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다. 충분한 과일, 채소, 곡물 등 식이섬유와 칼슘, 비타민 D를 섭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식이섬유는 발암물질의 생성을 억제하며 변비를 예방해 대장점막이 발암물질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줄여줘 대장암 예방에 효과적인 것.

채소와 과일은 하루 권장 섭취량은 200g으로 과일은 야구공 두 개 크기 정도, 나물처럼 익힌 채소는 한컵 정도다. 샐러드와 같은 생채소는 두컵 분량이다. 채소는 색깔별로 다른 영양성분이 함유돼있어 되도록 붉은색, 노란색, 초록색, 흰색, 보라색 등 다양한 색깔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동물성 지방의 섭취가 많은 육식 위주의 서구식 식생활은 채식 중심의 식생활에 비해 대장암 발생 빈도를 증가시킨다. 붉은색 육류나 가공육은 피하되 담백한 가금류, 생선, 두부, 발효유 등이 좋다.

일반적으로 먹은 만큼 운동하면 비만 및 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동물성 지방섭취 자체만으로도 대장암 발병 가능성을 높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운동 및 생활습관
운동은 대장암 예방과 치료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운동은 일주일에 5회이상, 하루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을 통해 체온을 1도 올리게 되면 면역력이 30%이상 증강된다.

또 운동을 하면 여러 가지 면역물질 생성이 촉진되고 암을 유발하는 호르몬을 억제해 준다. 특별히 피해야 할 운동은 없고 걷기, 달리기 등 일상생활에 무리 없이 실천할 수 있는 운동이면 된다.

식습관과 운동 외에도 스트레스 및 불규칙적인 생활습관, 과도한 음주, 흡연 역시 대장암의 원인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술과 담배는 금하는 것이 좋다.

■ 변 확인
스스로 배변습관과 함께 변 상태 변화를 매일 점검하는 것도 대장암 예방과 조기 발견에 큰 힘이 된다.

대장암이 있으면 대장 내용물이 지나가는 것을 방해해 며칠씩 대변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대변을 볼 때 설사가 생기기도 하고 대장암이 커지면 복부에서 만져지기도 한다.

변에서 출혈을 직접적으로 보지 못해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빈혈 역시 대장암이나 위암으로 인한 출혈 가능성이 높으므로 대장내시경과 위내시경검사를 반드시 받아보는 게 좋다.

■ 정기검사
대장암은 대부분 처음에는 작은 양성 종양인 선종(용종)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소화기 암과는 달리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발견이 가능하다.

용종은 대장점막에 생기는 사마귀와 같은 혹으로 그 크기가 1mm에서 2~3cm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용종은 처음에는 양성이지만 방치하면 점차 크기가 커져 일부가 암세포로 변하게 된다. 용종 크기가 2cm 이상이면 그 속에 암세포가 들어 있을 확률이 높지만 1cm 이하일 때는 1% 미만이다.

용종은 5~10년에 걸쳐 암으로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최소 5년에 한번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용종을 조기발견해 제거하는 것이 좋다.

대장내시경은 50세부터 시작해서 5년마다 검사를 받는 것도 좋지만 유전적인 요인도 무시할 순 없으므로 가족 중에 대장암 환자가 있으면 20~30대부터 2~3년을 주기로, 용종이 발견된 사람은 1년 주기로 정기 검사를 받아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대장암이 무서운 이유는 특징적인 증상이 없다는 점. 몸에 이상을 느껴 병원을 찾아 대장암 진단을 받은 환자 중 3~4기 등 후기 대장암으로 진단받는 비율은 무려 51.6%에 달한다. 그러므로 정기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 대장암 5년 생존율은 70%로, 특히 1기 환자의 경우 최대 96%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건강한 사람도 주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대장암을 예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병원 진단과 치료
대장암의 진단은 증상과 병력을 듣고 대장암이 의심되면 직장수지검사(손가락 검사)와 대장내시경, CT 등을 포함해 여러 가지 검사로 진단과 병기에 대한 판단을 하게 된다.

백정흠 가천의대길병원 대장항문클리닉 교수에 따르면 0기 같은 초조기 암을 제외하고 암이 진행된 경우 근본 치료를 위해 수술적 절제를 한다.(경북도청 프라이드i뉴스 보도)

최근 복강경 대장암 수술은 기술발전과 장비 성능의 고급화로 점차 보편화 추세에 있다. 주변 장기로 파급되지 않은 대장암에서 복강경 수술을 한다.

복강경 수술은 복강경기구가 들어갈 작은 절개창을 만들어 수술함으로써 환자의 빠른 회복과 통증의감소, 수술 후 입원 기간의 단축, 큰 흉터를 예방하는 미용적 효과까지 여러 장점이 있다.

대장암 관련 잘못된 속설들
▲채식만 해야한다?
대장암 환자는 식이섬유의 섭취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육류나 어류 역시 섭취해야한다. 항암치료를 위한 면역기능을 높이기 위해서도 균형잡힌 영양 섭취가 필요하지만, 평소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최소한의 영양은 섭취해줘야 한다. 육류를 아예 섭취하지 않으면 동물성 단백질과 철분이 결핍될 수 있다.

▲ 설사를 자주 하면 대장암?
하루에 대변을 2회 이상 자주 보는 사람은 변이 굳기 전에 배출되기 때문에 묽은 변이 나오는데, 이렇게 대변 보는 횟수가 잦아 묽은 변을 보는 경우라면 대장암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대변 보는 횟수가 적은데도 한달 이상 설사를 한다면, 대장기능에 이상이 생겼음을 알리는 신호이기 때문에 주의해야하며 대장암을 의심해야한다.

▲치핵이 대장암 위험을 높인다?
치핵의 원인 중 하나인 ‘변비’가 대장암의 증상이기도 하기에 치핵이 있다고 해서 대장암을 유발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하지만 반대로 대장암으로 인해 변비가 생기면 항문에 힘을 많이 주면서 치핵이 생길 수도 있다. 또, 항문샘이 곪는 치루는 치료하지 않고 10년이상 오랫동안 방치할 경우 대장암이 생길 수 있으므로 빨리 치료 받는 것이 좋다.


대장암은 복통, 변비, 변 굵기의 감소 또는 혈변과 같은 증상이 나타지만, 대부분 치질이나 변비로 착각하기 때문에 조기에 알아차리기가 어렵다.

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황에서 뒤늦게 병원을 찾아 수술적 치료를 요하는 중한 환자가 되지말고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면 병원을 찾아 그 원인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다. 악취가 나거나 대변을 여러번 보거나, 갑자기 변비가 생기면 대장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

대장암에 걸려도 빠른 치료를 받고 평소처럼 생활하는 것이 좋다. 대장암 치료가 끝난 후 꾸준히 운동을 할 때 재발률이 낮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다니던 직장 역시 바로 복귀하는 것이 우울감을 줄여 회복에 도움이 된다. 단 재발이 잘 되는 시기인 2-3년 정도는 야근과 회식을 피해야 한다.

창피하다고 그냥 지나칠 게 아니라 정기적인 검진으로 대장암을 예방하고 또 조기에 치료하자. 창피함보다는 내 건강이 우선 아닌가.

정리=함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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