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더슨은 지난 26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펼쳐진 UFC 144대회에서 강력한 챔피언이었던 프랭키 에드가를 판정으로 제압하고 UFC라이트급의 새로운 챔피언에 등극했다.
지금까지 많은 한국계 선수들이 있었지만 벤 헨더슨은 그 중에서도 특히 한국인들을 흐뭇하게 해주는 선수이다.
왜냐하면 그는 본토 한국인들보다도 더 한국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와 관련한 일화들을 살펴보자.
■ ‘어머니’ 그리고 ‘효자’
헨더슨은 주한미군이었던 흑인 아버지와 한국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알콜 중독에 빠진 아버지와의 이혼으로 어머니 김성희 씨는 이역만리 미국에서 혼자 힘으로 두 아들을 키워냈다.
하루 16시간씩 휴일도 없이 일하며 아들 둘을 키워낸 억척스런 어머니는 자식들의 교육에도 소홀함이 없었다.
헨더슨은 뛰어난 레슬링 선수로 활약하면서도 네브라스카의 다나 대학을 장학생으로 다녔고 졸업 후 경찰시험에 합격하기도 하였다.
그는 “사람들이 어머니에 대해 ‘아들을 잘 키우신 분’이라고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한국인’
그의 별명은 ‘김치 파이터’이다. 바쁜 와중에도 간편한 미국식보다 한식을 고집한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김치를 먹어왔다는 그는 “김치 파워! 김치는 내 영혼의 힘”이라며 트위터에 글을 올리기도 하였다.
학창시절 친구들이 ‘흑인이냐’고 인종을 물어올 때면 그는 ‘흑인이자 한국인(Black & Korean)’이라고 대답했다는 일화는 유별나 보일 정도이다.
■ “한국을 대표하는 파이터”
어렸을 적 태권도를 익히기도 했던 그의 발차기에는 태권도만이 가진 창의성이 묻어나온다. 무예타이 만을 익힌 선수에게서는 보기 힘든 다양한 발기술은 그의 또 다른 장점이다.
그의 경기에서 태권도의 향기를 찾는 것은 한국인들이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또한 헨더슨의 경기를 보는 이는 4가지 한글단어를 보게 된다. 그가 가진 한글 문신 때문이다. 그의 왼팔에는 ‘헨더슨’, 오른팔과 옆구리에서 ‘전사’·‘힘’·‘명예’라는 한글이 새겨져 있다.
겉은 외국인이지만 속은 완전 한국사람인 벤 헨더슨. 이제 챔피언으로써 새로운 싸움을 시작할 그에게 더 큰 응원을 보내본다.
유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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