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청소년들 대다수가 ‘뜬 눈으로 밤을 지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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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청소년들 대다수가 ‘뜬 눈으로 밤을 지샌다’
  • 함정민 기자
  • 승인 2012.03.18 0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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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부족으로 고혈압·우울증 시달려
잠자리 습관·환경바꿔 숙면을 취해야

잠은 우리 인생의 ⅓을 차지할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숙면을 취한 날은 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느낌이 다르다.
기분이 좋고, 활력이 넘친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허언이 아니다.
건강하고 올바른 수면, 어떻게 취하는 것이 좋을까?

■ 잠들지 못하는 현대인

특별히 예민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현대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성인, 청소년 대다수가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인들은 학교 또는 직장에서 공부와 업무로 거의 모든 시간을 보내고, 많은 능력을 요구하는 현대사회에서 자기 개발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해야 할 일도 하고 싶은 일도 많은데 하루는 24시간으로 정해져 있으니 수면 시간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며 잠을 줄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잠을 줄인 많은 현대인들이 평일에 모자란 잠을 주말에 몰아서 자는 방법으로 피로를 푼다.

시간을 쪼개가며 잠을 줄이려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잠들고 싶어도 잠들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밤새 잠들기 위해 눈을 감고 뒤척여 겨우 잠이 들어도 결국 한시간 정도 밖에 수면을 취하지 못한다.

일이 바빠서 시간이 없어서 잠을 못 자는 건 불면증이 아니다. 충분히 잘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잠을 못 자는 게 불면증이다.

또한 잠이 들기 어렵거나, 자다가 자주 깬다든지, 너무 일찍 잠을 깨는 경우, 충분히 잤는데 계속 졸린 경우를 모두 불면증이라 부를 수 있다.

과연 적게 자고 오래 깨어있는 것이 과연 건강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주말 하루동안 푹 잔다고 해서 내 몸의 건강 리듬은 정상적으로 돌아간 것일까?

불면증은 왜 생기며, 치료법은 뭐가 있을까? 방치하면 어떻게 될까?


■ 불면증

“저는 하루 3시간 밖에 자지 못하는데 불면증인가요?”
수면 시간이 짧아도 일상생활에 아무 지장 없다면 불면증이라 할 수 없다. 불면증은 수면을 취하지 못한 결과 낮에 피곤하거나, 계속 조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다.

불면증의 사전적 의미는 말 그대로 ‘잠을 자지 못하는 증상’이다.

불면증은 정신적 스트레스나 약물, 신체적 이상, 환경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발생한다. 또 낯선 환경이나 약물, 알콜, 카페인, 각종 질병에 의해 불면증이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보통 피곤하면 잠이 잘 온다고 하던데, 너무 많이 피곤한 날은 잠들기가 더욱 힘들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낮 시간동안 누적된 피로만으로도 불면증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잠이 부족하면 흡연이나 음주, 스트레스, 각종 질병 등에 쉽게 노출된다. 실제로 불면증은 심장질환, 고혈압, 감염, 비만, 당뇨병, 우울증, 조기사망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우울증으로 인해 불면증이 생기기도 하지만, 불면증으로 인해 우울증이 생기기도 한다. 집중력도 약해져 공부나 업무에도 지장을 주며,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찾게 돼 비만을 야기한다. 아파도 회복속도가 느려지며, 일하던 중이나 운전 중 사고를 일으킬 위험도 높아진다.


■ 코골이·수면 무호흡

잠을 잘 자도 코골이가 심한 사람들은 피로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신체적인 피로감뿐만 아니라 집중력 부족과 기억력 감소 등 정신적으로도 지친다.

이는 코골이로 인해 산소 공급 부족현상이 일어나 수면의 질이 떨어진 것.

코골이는 소리뿐만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호흡이 멈춰 수면 무호흡이 일어나는 것이 문제.

현재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잠을 자는 중, 기도를 둘러싼 근육이 이완되며 기도가 좁아지는데, 이 좁아진 기도를 통해 공기가 억지로 통과하면서 소리를 내는 것이 바로 코골이다.

비강에서 인후두까지 이어지는 구조인 상기도의 공간이 좁아지는 신체적 이상 증상을 가진 사람들이나 비만으로 인해 목 부위에 지방이 축적되거나 혀, 편도 등의 조직이 비대해진 경우, 턱이 비정상적으로 작거나 목이 짧고 굵은 사람들이 목 안의 공간이 줄어들고 상기도가 좁아져 코골이 및 수면 무호흡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두 번째 인두 주변 근육의 기능에 문제가 생겨 인두의 기도 확장근의 힘이 횡격막에 의한 흉곽 내 음압을 이겨내지 못할 때에도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이 발생한다.

수면 무호흡으로 인해 저산소증이 심하면 뇌졸중, 부정맥과 같은 심폐혈관계 질환과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코골이는 단순한 잠버릇이 아니다. 심한 경우에는 수술을 요하기도 한다.

보통 옆으로 누워서 잠을 자도록 하거나 체중 조절, 금주, 금연 등을 통해 코골이의 원인을 줄이는 방법으로 치료를 한다. 또 약물을 이용하거나 구강 내 장치를 통한 방법도 있다.

수술을 통한 치료 방법은 코골이의 원인 부위에 따라 달라진다.

■ 수면 부족과 질병

■ 고혈압
잠이 부족한 상태를 방치하면 고혈압 위험이 높아진다.
수면이 5시간 미만으로 짧은 여성은 고혈압 발병에 주의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 대학병원이 수면시간이 5시간보다 적을 때 고혈압 위험도가 얼마나 높아지는지 조사했더니 남성은 41%가 높아졌고, 폐경 전 젊은 여성은 무려 2.4배나 높아졌다.

여성들의 수면부족은 스트레스가 주된 원인이다. 여성은 흡연이나 음주 등의 다른 고혈압 유발 요인이 적기 때문에, 수면부족으로 인한 고혈압 유발 효과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

특히 특정 유전자형을 갖고 있을 경우에는 그 위험성이 5~7배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우울증
공부에 쫓겨 잠이 부족한 청소년들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질병관리본부가 우리나라 청소년 7만 5천 명을 조사한 결과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수면시간은 평균 7.1시간과 5.5시간으로 각각 나타났다.

고등학생의 경우 수면시간 권고 기준인 8시간보다 적게 자는 비율이 100%에 육박했다.
학생들의 경우 공부시간에 수면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밤 늦게까지 형광등이나 모니터 같은 밝은 빛에 노출되는 생활습관도 수면 장애의 원인이 돼 수면 부족을 일으킬 수 있다.

청소년기 수면부족은 약물남용, 폭력, 자살충동 등의 건강문제 행동과 연계돼 있다.
수면 장애로 집중력과 기억력이 감소되고 활동범위의 축소를 가져와 우울증을 동반해 직장생활이나 여가활동, 집안일 등이 힘들어진다. 우울증은 대인관계에 문제를 초래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게 된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 닉 글로지어 박사팀은 2010년 저널 ‘수면’(Sleep)에 불면이 청소년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한 바 있다. 연구진이 17~24세 청소년 3000명을 대상으로 12~18개월 간 조사한 결과, 수면부족이 1시간씩 늘어날수록 불안수준도 5%씩 상승했다.

특히 이미 불안 상태가 높았던 청소년일수록 이런 경향이 뚜렷했고 수면부족이 우울증, 양극성 장애 등과 같은 정신질환을 촉발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시작단계에서 건강 상태가 좋았던 학생들도 하루 5시간 미만 잠을 잘 경우 심리적 불안이 세 배가량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수면이 부족하면 집중력을 저하시켜 사고의 위험에 노출된다. 학습과 업무효율을 저하하고 감정제어 기능이 저하돼 대인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의욕을 저하시키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가져와 단순한 수면부족에서 불면증으로의 악순환이 반복된다.
또 수면이 부족할 경우 면역력이 약해서 각종 알레르기에 노출되고 비만, 치매 발병의 확률이 높아진다. 당뇨와 심장병의 위험에도 한층 가까워진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밤새 설친날은 얼굴이 붓거나 뾰루지가 생긴다. 피부는 잠을 자는 동안 깊숙한 곳에서부터 각질층까지 세포분열을 통해 낮동안 손상된 부분을 재생시킨다.


■ 건강한 잠자기


잠은 오래 자는 것보다 잘 자는 것이 좋다. 특히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는 세포 재생 활동이 가장 활발하므로 이 시간에 숙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취침시간과 기상시간이 규칙적이지 않아도 신체의 리듬은 깨진다. 되도록 규칙적인 수면을 취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잠자리 습관과 환경을 바꿔주는 것이 좋다. 취침시간과 기상 시간을 정해두고, 주변에 잠을 방해하는 요소들은 모두 치워버리는 것이 좋다.

잠자리는 오직 잠을 자는 공간으로 이용해야 한다. 잠이 오지 않을 경우 누운 자리에서 책을 보거나 TV를 보지 말고 다른 공간으로 이동해 약간의 활동을 한 후 다시 잠자리로 돌아와 잠을 청하는 것이 좋다.
침실은 어둡고 조용하게, 편안한 실내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잠자는 시간은 7~8시간으로 규칙적으로 정해두고, 낮잠을 피하며 운동을 매일 일정한 시간으로 해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잠들기 전 6시간 이내에 너무 과격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

잠이 들기 최소한 3-4시간 전에는 카페인을 피하고 흡연하지 않는 것이 좋다. 술은 새벽에 잠을 깨게 하므로 마시지 않는 것이 좋고, 잠자리에 들기 3시간 전에는 되도록 음식을 피해야 한다.

잠이 너무 오지 않을 경우는 따뜻한 물, 우유나 보리차 한잔정도가 도움이 되기도 한다. 수면 상태에서도 우리 몸은 신진대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땀이나 노폐물이 배출되는데, 밤새 체액의 균형을 맞추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수분을 공급해 주는 것이 좋다. 수면이 부족한 경우 신진대사의 불균형으로 인한 탈수를 유발할 수도 있어 한잔의 물은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수면을 취하는 자세도 중요하다. 올바른 수면 자세는 숙면을 취하게 도와줄 뿐만 아니라 피부와 몸매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엎드린 자세로 잠을 자면 골격이 삐뚤어지고 내장이 등뼈에 눌려 압력을 받아 호흡이 얕아지고 내장 기능이 저하돼 신진대사 기능도 떨어지게 된다.

옆으로 자는 습관은 등이나 골반이 삐뚤어지고, 밑으로 깔리는 쪽의 턱 관절에 압력이 가해져 얼굴의 좌우 대칭도 무너지게 된다. 옆으로 누워 팔까지 베고 자면 등과 골반이 휘는 것은 물론이요, 혈액순환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팔이 두꺼워질 수 있다.

베개는 평평한 베개가 좋으며 모양은 네모난 것이 좋다. 높이는 반듯이 누웠을 때 어깨는 바닥에 닿아야 한다. 베개를 어깨 아래까지 당겨 넣으면 기준점이 올라가 목의 기울기가 달라지기 때문.

목의 기울기는 이부자리 표면에서 10도 안팎이 좋다. 너무 낮거나 높은 베개는 목 신경을 수축시켜 혈액순환에 악영향을 미친다.

반듯하게 누워 다리를 쭉 뻗고 자는 것이 가장 올바른 수면 자세다.

코골이 등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옆으로 누워 자는 경우라면 목 높이가 일직선이 되도록 베개 높이를 맞추고 무릎을 약간 구부려 그 사이에 베개를 끼고 자는 것이 숙면을 돕는다.

낮시간 동안 하루 30분 이상 햇볕을 충분히 쬐는 것도 좋다. 사람의 생체 리듬 중 수면 주기와 같은 일부 리듬은 햇빛에 의해 조절되기 때문에 햇볕을 충분히 쬐면 수면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잘 분비가 돼 숙면에 큰 도움이 된다.

이는 숙면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도 큰 도움이 된다. 신진대사율이 증가하며 뇌의 움직임이 빨라져 활기찬 생활을 할 수 있고 스트레스의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아침에 요란한 알람소리로 ‘화들짝’ 놀라 눈을 뜨기 보다는 창문 가까이에 잠자리를 두고 밝은 햇볕에 뇌가 각성하도록 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이 좋다.

▲갑작스러운 계절의 변화로 우리 몸이 피곤하다고 신호를 보내는 것이 바로 춘곤증 증상이다. 이럴 때는 잠을 청하는 것이 좋다.

숙면을 통해 아침을 좋은 기분으로 시작하면 그날 하루종일 에너지가 넘치고, 이는 대인관계와 공부·업무 등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면역력이 강화돼 체력도 비축되고 다양한 질병을 예방할 수도 있다.

정리=함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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