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사과, 박능후·강경화 경질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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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사과, 박능후·강경화 경질 요구”
  • 김희영 기자
  • 승인 2020.03.0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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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회동 황교안 대표, 코로나 대응 초당적 협력 약속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여야 정당대표와의 대화'에 참석해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여야 정당대표와의 대화'에 참석해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가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지만 초당적 협력을 약속하는 선언적 수준에 머물렀다.

문 대통령이 모두에 당부한 '임시국회 내 추경 처리'라는 가시적 합의 대신 야당 대표들의 코로나19 대응 책임론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더욱 컸던 것으로 보인다.

여야 대표 회동이 이례적으로 큰 마찰 없이 성사되면서 가졌던 협치 가능성에 대한 문 대통령의 기대감은 오히려 어려움만을 재확인한 계기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오후 3시부터 4시40분까지 약 100분 동안 국회 상춘재에서 여야 4당 대표들과 회동을 갖고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 등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공동발표문에는 코로나19 상황의 엄중함을 같이 인식하고, 초당적으로 국가 역량을 모아 총력 대응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회 내 '코로나19 대책 특별위원회'에 협력하며, 경제활력 회복을 위한 추경 편성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김종대 정의당 대변인이 회동 분위기에 관해 "화기애애 했다기보다는 드라이 했다"고 전한 대목에서 비공개 전환 뒤 분위기가 어땠는지 짐작해 볼 수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만에 열린 이날 여야 4당 대표 회동에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유성엽 민생당 공동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참석했다.
문 대통령이 모두 발언 첫마디로 "코로나 19사태로 국민안전과 경제 모두 아주 비상하고 엄중한 상황이다. 초당적 협력을 구하기 위해 국회를 찾아왔다"고 말한 것에서 절실함을 엿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피해 지역과 업종에 대해 전례 없는 대책을 강구하고, 어려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해 세제와 금융 지원을 대폭 확대하겠다"며 "대구·경북 지역이 겪고 있는 사회경제적 피해를 해소하기 위해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필요한 지원을 예산으로 충분히 뒷받침하기 위해 긴급 추경을 편성하여 최대한 빨리 국회에 제출하겠다. 핵심은 속도라고 생각한다"며 "비상상황인 만큼 신속히 논의해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를 비롯한 야당 대표들은 코로나19 대응 실패에 대한 정부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했다. 황 대표는 특히 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함께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의 경질을 주장했다.

황 대표는 "오늘 대통령께서는 깊이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며 "그것이 대한민국 국정 수반으로서 최소한의 도리이자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사태의 피해자인 국민을 갑자기 가해자로 둔갑시켜서 책임을 씌운 박능후 복지부 장관과, 전세계 주요 국가가 우리 국민의 입국을 막고 부당한 격리조치를 당하고 있는 데도 속수무책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즉각 경질하라"고 요구했다.

유성엽 민생당 대표는 "안타깝게도 정부의 코로나 초기 대응은 명백히 실패했다. 좀 더 긴장했어야 한다. 좀 더 철저했어야 한다"며 "안전 불감증에 빠진 정부의 안일한 판단과 대처가 결국 사태를 이렇게까지 키워버렸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쏟아진 코로19 대응 책임론에 관해 "책임 문제는 (코로나19) 상황이 종료된 후에 복기하면서 다시 검토하자"며 우선 협력을 당부했다. 조건 없는 협력을 기대했던 문 대통령이 야당 대표들에게 정작 코로나19 사태를 바라보는 인식 차만 확인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비상경제 시국이라고 정의한 것처럼 방역 문제라든지 현재 해결해야할 문제들은 코로나19 상황 후 하나하나 뒤집어보자는 것이지, 지금 시시비비를 가릴 필요가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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