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이 이끌어낸 ‘사회적 거리두기’ 주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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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이 이끌어낸 ‘사회적 거리두기’ 주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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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3.21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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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 모건 1만명 확진설 왜 빗나갔나

 

 

1만명일 거라던 정점순확진자 감소하고 8000명대 유지

모두가 알다시피 한국은 JP모건이 예측한 정점일로부터 일주일 전인 지난 13일 오전 0시를 기해 완치자(177)가 신규 확진자(110)보다 많아지기 시작해 18일까지 6일째 격리 치료 중인 순확진자가 감소하고 있다.

누적 확진자는 18일 오전 0시 현재 8413명으로 1587명 적다. 14일 누적 확진자가 8000명대를 넘어선(8086) 이후 닷새째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투자은행의 예측이 틀렸다'라는 데서 그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건 그러한 예측과 실제 상황 사이에서 한국 사회가 무엇을 경험했느냐다.

전문가들은 일단 신천지 교회에서의 공동 노출이 그만큼이나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의미로 보고 있다.

동시에 전파력 등 단순히 수치만으로 이번 코로나19 발생 상황을 예측하는 건 쉽지 않다는 걸 JP모건의 예측 결과가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평가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을 통해 얼마든지 감염병 확산 상황은 바꿀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루 수백명 신규 확진현실되는 듯했던 JP모건 보고서

JP모건은 지난달 자체 보험팀의 역학 모형에 따라 대구시민 약 240만명 중 3%72000명이 코로나19에 노출됐을 것으로 보고 중국의 2차 감염 비율을 적용해 이 같은 추정치를 내놨다.

당시는 대구에서 31번째 확진 환자(61·)가 발생한 뒤 같은 달 19일부터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확진 환자가 급증하던 시기다.

19일 신규 환자 15명 중 13명이 이 지역에서 확인된 이후 대구와 경북 청도를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22일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 전수 검사와 대남병원 동일 집단(코호트) 격리를 실시했다. 그리고 23일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가장 높은 '심각'으로 격상하기에 이르렀다.

전국적으로 일일 신규 환자 수도 2174, 22190, 23210, 24207명 등 하루 200명대 안팎으로 증가하던 때였다. 그리고 이런 JP모건의 예측은 지난달 29일 하루 추가 확인된 환자가 909명에 달하자 현실이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국내에서도 심심치 않게 들렸다.

정부 "섣부른 예측"전파력 등 주요 수치 계속 달라져

그러나 JP모건의 발표 당시부터 정부는 섣부른 예측이라고 일축했다.

지난달 26일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아직 이 질병의 확산세에 대해 정확한 예측을 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본다""아직까지 (JP모건의 판단을) 신뢰하기에는 중국 측의 전파력 통계, 수치들과 비교 분석을 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단순히 수치만으로 감염병의 추세를 예측하는 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9"JP모건 모델링은 인구나 전파력 등 수치를 넣어서 모델링을 해서 추정한 것"이라며 "추정이라는 게 꼭 맞으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한명의 감염자가 감염 가능 기간 평균 몇사람에게 전파하는지를 수치화한 기초감염재생산지수(R0)도 계속 변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124일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위원회는 예비 추정치를 1.4~2.5로 내놨으나 지난달 15~24일 중국에 다녀온 WHO 합동조사단은 2~2.5로 평가했다.

전세계 어디에도 없던 '신천지' 사례"마음 놔선 안 돼"

당시 가장 확진 환자가 많았던 중국의 상황을 대입했는데도 예측이 이만큼 틀렸다는 건 우리나라 확진자 급증의 핵심인 신천지 관련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도 유일무이했다는 방증으로 볼 수도 있다.

218일 첫 확진자가 나온 신천지 대구교회를 중심으로 시작된 집단 발생 사례는 이달 18일 오전 0시 기준 5016명에 달한다. 전체 확진 환자(8413)59.6%나 된다.

이들은 신천지 교인이거나 그 접촉자 등인데 신천지로부터 촉발된 2·3차 전파 사례까지 더하면 그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지난 16"신천지 대구교회하고 관련돼서 연관 사례는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대구·경북 지역인 경우에는 굉장히 많은 의료기관, 사회복지시설, 요양병원, 요양원들이 신천지 교인들로부터 출발된 또는 그분들이 그 시설의 종사자이기도 하고 이용자이기도 하고 그 시설에서 머물렀던 가족이기도 하다""굉장히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감염원으로서 작용한 그런 집단발병 사례는 굉장히 많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천지는 전세계적으로 기이한 상황이었다"라며 "우리나라 환자 발생 통계를 틀어버린 상황이 됐는데 아주 예외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물론 신천지 관련 사례가 예외적이라고 해서 마음을 놓아도 괜찮다는 얘기는 아니다. '신천지'라는 변수가 제거된 지금도 하루 수십명의 확진 환자가 추가되고 있다.

김우주 교수는 "신천지로 인한 착시효과 있다""몇백명씩 나오다가 70~80명 나오니까 적어보일 수 있는데 첫 환자가 나온 이후 하루 2~3명만 나왔어도 긴장했던 때가 있었다. 대구·경북의 상황이 재현되지 않도록 만약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상황 달라지면 예측도 달라진다

한국이 글로벌 투자은행의 수치 예측과 달랐던 데에는 국민들의 대대적인 '사회적 거리 두기'와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교 개학 연기, 사회복지 이용시설 휴관 연장 등 상황 변화도 있었다.

정부도 역학조사나 접촉자 파악과 같은 방역 대책에 앞서 최근의 신규 환자 감소 추세에는 국민적 참여가 주효했다는 판단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18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구·경북의 확산세를 꺾는 데는 의료진과 방역당국의 노력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많이 힘드시겠지만 나와 우리 가족, 사회 모두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같은 상황 변화가 추가 확산을 방지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데엔 전문가들도 뜻을 같이한다.

김우주 교수는 "대구·경북의 경우 2000여명의 확진자가 집에서 기다리다가 사망하고 병실도 부족해 다른 시·도에서 의료를 지원받는 등 의료시스템이 붕괴됐는데 이는 잘했다고 할 수 없다"면서도 "드라이브 스루(차량 이동형 검진), 스마트폰 앱, 모니터링, 신기술을 활용한 부분은 잘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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