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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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눈물’
  • 유수원<편집인>
  • 승인 2020.03.2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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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가파르게 증가해 지난 26일 현재 74386으로 중국(81661)을 추월할 기세다.

이탈리아의 누적 사망자는 7503명으로 중국(3285)을 이미 넘어섰다(미국 존스홉킨스집계). 이탈리아의 누적 확진자 대비 (對比) 누적 사망자 비율인 치명률(致命率)9.26%로 세계 최고.

이는 한국(1.17%)8, 세계 최저인 독일(0.38%)24배가 넘는다. 지난 20일 하룻새 600명 넘는 사망자가 나온 로마제국의 나라이탈리아는 끝없는 절망에 휩싸였다.

로마 교외지역 소재 수녀(修女)교육원에서 수녀와 교육생 등 40여명이 코로나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아 제한된 공간에서 수도생활을 하는 성직자들도 코로나를 피하지 못했다.

이탈리아 북구 한 지역신문에 무려 10개 면()에 걸쳐 150여 명의 부고(訃告)가 실렸다.

이 신문의 편집자는 마치 전쟁소식지 같다이탈리아의 눈물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인구 6046만명, GDP 세계 8위 국가인 이탈리아에서 돌발적인 전염병으로 하룻새 600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 것은 21세기 선진국에서 상상하기 힘든 비극이다.

이탈리아인들은 전역이 봉쇄되고 외출까지 제한되고 집밖으로 나가기 어려워지자 발코니로 나와 춤을 추고, 맞은 편 건물의 사람들이 몰려나와 떼창을 하는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화제다.

혈연·지연 등 공동체 문화를 가꿔온 이탈리아인들이 만날 때 마다 볼을 비비는 인사도 코로나19’ 가 제동을 걸었다.

왜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가 유독 기승을 부릴까.

1위 독일, 2위 프랑스에 이어 유로존 3위의 경제대국인 이탈리아는 유럽연합이 그리스 디폴트 위기를 해소하지 못한 여파로 2011년 디폴트 위기에 직면했었다. 재정난을 겪은 이탈리아는 중국과의 경제교류로 활로를 개척했다. 미국 카네기 연구소는 수년간 이탈리아 총리 대부분이 중국에 호감을 갖고 있었다” “유럽국가들과 소원해 지면서 이탈리아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중국이었다고 설명했다.

1980년 중반 두 나라의 경제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중국 이주민이 대거 발생했고, 현재 이탈리아에 정착한 중국인은 32만명으로 추정된다고 서방언론들이 보도했다. 재정난을 겪은 이탈리아는 서구에서 최초로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에 참여하는 친중행보를 보였다.

이탈리아 경제의 10%를 책임진다는 경제도시인 밀라노와 천년역사를 지닌 중세도시인 프라토는 거대한 차이나 타운으로 변모했다고 언론들이 보도했다.

특히 프라토에는 중국의 섬유업체 4000여개가 둥지를 틀고 메이드인 이탈리아옷을 엄청나게 찍어내고 있다. 프라토에 사는 중국인 근로자(봉세공) 5만명 가운데 90%는 저장성(浙江省) 원저우(溫州) 출신. 원저우는 코로나 사태로 우한에 이어 두 번째로 봉쇄된 곳이다.

프라토 거주, 중국 봉세공들의 상당수가 춘제(春祭: 음력11) 때 고향을 다녀왔다.

이들의 상당수가 코로나에 감염되어 이탈리아로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 원저우를 다녀온 중국 봉제공들이 이탈리아의 눈물코로나 팬데믹을 촉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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