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고용 충격 '역대급'…사스·메르스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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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發 고용 충격 '역대급'…사스·메르스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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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5.17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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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한 구직자가 실업급여안내문을 들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3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신청자는 15만 6000명으로 지난해 대비 3만 1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급여 수혜액은 8932억원을 지급해 지난달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7819억원을 크게 뛰어넘었다
1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한 구직자가 실업급여안내문을 들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3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신청자는 15만 6000명으로 지난해 대비 3만 1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급여 수혜액은 8932억원을 지급해 지난달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7819억원을 크게 뛰어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고용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취업자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만큼이나 감소했으며 구직을 포기한 사람은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치를 보였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등 과거 우리나라를 휩쓸었던 역대 전염병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용 충격'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통계청의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1년 전보다 47만6000명 줄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2월 이후 가장 많이 감소한 셈이다.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전체 고용률은 59.4%로 2010년 4월(59.2%) 이래 같은 달 기준으로 가장 낮았다.

'고용 쇼크'는 정부 지침인 사회적 거리 두기의 영향으로 대면 접촉이 많은 서비스업에 집중됐다. 숙박 및 음식점업은 21만2000명 쪼그라들었으며 교육서비스업 역시 13만 명 급감했다. 두 업종 모두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4년 1월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아르바이트 자리가 많은 숙박 및 음식점업을 중심으로 신규 채용이 줄어들자 청년(15~29세)들의 일자리는 24만5000개 감소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26만2000명) 이후 충격이 가장 컸다. 30대와 40대 역시 각각 17만2000명, 19만명이 급감했다. 특히 40대는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보다 앞선 1991년 1월(-25만9000명) 이후 29년 만에 가장 많이 줄었다.

코로나19는 취약계층에게 더욱 가혹했다. 지난달 임시근로자의 신규 일자리는 1990년 1월 이후 가장 많은 58만7000개나 사라졌다. 일용근로자 취업자도 2016년 5월 이후 4년 만에 가장 많은 19만5000명 감소했다. 유급이나 무급으로 쉬는 일시 휴직자는 1년 전보다 113만 명 급증했다.

취업 상태가 아니면서 지난 4주 동안 적극적인 구직활동도 하지 않은 '구직포기자'도 1년 전보다 83만1000명 늘었다. 이 중 특별한 이유 없이 '그냥 쉰다'고 답한 사람들은 전년 대비 43만7000명이 늘었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4년 1월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지난해 훈풍(薰風)이 불던 고용시장은 코로나19로 빠르게 얼어붙었다. 지난 3월(-19만5000명) 10년 2개월 만에 취업자 수가 역성장 하더니 지난달에는 IMF 사태만큼이나 '최악'의 지표들이 쏟아져 나온 것이다.

코로나19가 고용시장에 몰고 온 충격은 다른 전염병보다 훨씬 강력했다. 2015년 5월~12월 유행한 메르스 사태 시절 국내에서만 38명의 사망자가 나왔지만, 취업시장에는 큰 타격을 주지는 못했다. 2015년 5월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31만9000명 늘었다. 같은 해 6~12월 취업자 수도 매달 전년보다 18만~41만 명 이상 증가하면서 호조세를 보였다.

사스가 발병했던 2002~2003년에는 고용 쇼크가 불어 닥쳤다. 사스 바이러스가 극심했던 2003년 4월 취업자는 전년보다 12만8000명 줄어들더니 사스가 종식된 이후인 2003년 10월까지 7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2003년 9월에는 취업자가 17만3000명 감소하며 사스 발병 전후로 가장 많이 줄었다.

사스의 경우 유행이 시작된 2002년 11월 이후 약 5개월이 지나서야 취업 시장에 가시적인 영향이 나타난 반면 코로나19는 빠른 속도로 취업 시장을 뒤흔들었다. 취업자 감소폭도 사스 때보다 2배 이상 큰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확산 추세를 보면 IMF 외환위기 만큼은 아니지만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보다는 심각할 거라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당시 통계를 살펴보면 2009년 1월부터 8월까지 8개월 연속 전년 대비 취업자가 감소한 바 있다. 그러나 가장 크게 감소했던 2009년 5월(-24만 명)에도 코로나19로 인한 지난달 취업자 감소폭보다는 작다.

IMF 외환위기가 불어 닥쳤던 1998년과 같은 대량 실업 우려도 나온다. 당시 중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도 줄줄이 도산하면서 1998년 1월부터 1999년 4월까지 16개월 연속 취업자 수는 감소세를 보였다. 취업자 감소폭도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100만 명 이상이 쪼그라들었다.

1998년 2월에는 90만 명이 줄어들더니 같은 해 3월(-100만5000명)부터 10개월 연속 매달 취업자 수가 100만 명 이상 감소했다. 1998년 7월과 8월에는 150만 명 이상이 줄어드는 등 고용 타격이 어느 위기 때보다 컸던 해로 기록됐다.

정부는 IMF 외환위기 시절과 같은 대량 실업을 막기 위해 각종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해 코로나19로 멈췄던 노인 일자리, 자활근로 사업 등 약 60여만 개 일자리를 최대한 비대면·야외작업 등으로 전환해 신속히 재개하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고용 타격이 가장 심한 청년층 경력개발에 도움이 되는 공공분야 비대면 일자리 10만개, 민간분야 청년 디지털 일자리 5만개, 청년일 경험 일자리 5만개, 취약계층 일자리 30만개, 중소·중견기업 채용보조금 5만 명 등 직접 일자리 55만개+α를 추가로 만들 계획이다.

시험 연기 등으로 인해 4월까지 1만9000명 채용에 그쳤던 공무원·공공기관 채용 절차를 이번 달부터 재개해 4만8000명을 채용에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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