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열발전소 시추기 철거 안 돼”
상태바
“포항 지열발전소 시추기 철거 안 돼”
  • 김희영 기자
  • 승인 2020.07.18 11: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민들, “촉발지진 증거보존·진상규명 핵심요소” 보존 강조

양도 담보권확보 신한 캐피탈이 매각 …외국 인수업체가 철거나서
포항시는 규모 5.4 포항지진을 촉발한 것으로 밝혀진 지열발전소 시추장비에 대한 철거가 시작됐다고 16일 밝혔다.사진은 이날 오전 지열발전소 주변을 정리하는 중국인 기술자들
포항시는 규모 5.4 포항지진을 촉발한 것으로 밝혀진 지열발전소 시추장비에 대한 철거가 시작됐다고 16일 밝혔다.사진은 이날 오전 지열발전소 주변을 정리하는 중국인 기술자들

11·15 포항지진 피해에 대한 배·보상은 뒷전인 채, 지진을 촉발했던 지열발전소의 시추기 철거만 유독 빠르게 진행되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열발전소의 양도담보권을 가진 신한캐피탈 등이 시추기 등 발전소 설비를 매각에 들어갔고, 이를 매입한 인도네시아 업체가 시추기 철거에 나선 것이다.

포항시 등에 따르면 포항지열발전 시추기 본체와 머드펌프 등 시추장비 소유권을 지닌 신한캐피탈은 지난 213일 인도네시아 업체에 시추기를 매각했다.

시추기 등 시설물은 인도네시아 업체에 160만 달러(한화 약 192천만원)에 매각됐고, 시설물 철거를 위해 해외 기술진이 지난 6월 입국해 15일 철거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포항시는 지난 14, 포항지진진상조사위원회에 포항지진을 촉발한 지열발전의 시추기 등의 철거를 보류해 줄 것을 요청했다.

시 관계자는 지열발전사업의 핵심증거인 시추기 철거에 대해 시민의 우려가 큰 만큼, 지열발전 시설물을 진상규명이 끝날 때까지 증거 보존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청한다.”라고 말했다.

대다수 포항 시민들은 지진과 관련해 정부나 참여자의 공식적 사과도 없고 배상도 제대로 이뤄진 게 없는데, 증거물로 보존해야 할 시추기 등을 철거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격분했다.

양만재 포항지진 공동연구단 부단장은 피해 주민들 우리 시민들에게 손해배상은 커녕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은 가운데 있는데, 우선 지열발전 시추기부터 없어진다는 그 자체가 시민들 입장에서 보면 분노하고 부적절한 일이다. 증거 보존과 진상규명을 하기 위해 시추기 등을 철거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시추기 등 시설물은 인도네시아 업체에 19억원 상당에 매각되면서 헐값 매각이란 지적도 나온다.

시추기 등을 중국에서 도입한 가격이 96억원이고 설치 부대 비용까지 투자된 금액은 104억원에 달하고. 이 중에서 68억여원이 정부 예산이기 때문이다.

양만재 부단장은 시민의 세금이 들어간 시추기를 헐값으로 매각하는 결과를 초래했는데, 이 과정에서 관계당국이 어떤 개입을 했고, 책임자가 누구냐에 대한 부분에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