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입양하고 숨지자 밭에 암매장한 동거남녀 구속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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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입양하고 숨지자 밭에 암매장한 동거남녀 구속송치
  • 최영준 기자
  • 승인 2024.06.07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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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채팅방 이용 개인 입양기관으로 속여

온라인으로 신생아를 불법 입양한 뒤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남녀의 범행이 뒤늦게 드러났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20대 A씨와 30대 여성 B씨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과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동거 관계인 A씨와 B씨는 지난해 2월24일 오픈채팅방을 통해 신생아를 불법 입양한 뒤 제대로 돌보지 않아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경기도 동두천시 자택에서 아기가 숨지자 포천시에 있는 친척 집 주변 밭에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 등은 경제력은 없었지만 아이를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아기를 불법 입양하기로 결심했다. 이후 B씨는 "미혼모분들 도와드립니다. 출산, 양육, 생활고…"라는 제목의 일대일 채팅방을 개설해 개인 입양기관을 운영하는 척했다.

대구의 한 산부인과에서 아기를 출산한 친모 C(30대·여)씨는 형편이 어렵자 출산 당일 두 동거인에게 아기를 넘겼다. 이들 간 금전적 거래는 없었다. 하지만 경제력이 없던 동거인들은 아기의 건강 상태가 나빠지자 병원에 데려가지 않는 등 방치했다. 결국 아기는 입양 12일 만에 목숨을 잃었다. 

두 동거인은 범행을 부인했지만 행정 당국인 대구 동구가 지난 2월1일 출생 신고된 아기의 정기예방접종 기록이 확인되지 않는 사실을 파악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한편 경찰은 미혼모인 C씨에 대해서도 아동복지법상 유기·방임 등 혐의를 적용해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C씨가 아기의 건강 상태를 알고 있었는지 등 죽음과 관련한 책임을 추가로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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