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여파로 고사위기에 내몰린 울릉도 관광·경제 지원에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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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여파로 고사위기에 내몰린 울릉도 관광·경제 지원에 나서야”
  • 김종서 취재국장
  • 승인 2014.08.1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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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서 취재국장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침몰참사가 발행한 이후 ‘동해안 유일의 도서 관광지’ 울릉도에 관광객의 발길이 끊겨 지역경제에 불황 비상등이 켜졌다.

더욱이 여름철 성수기에 접어들어서도 여객선표 예매율이 50%선에 그치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여객 격감 현상이 하반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울릉도 관광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울릉군에 따르면 세월호 침몰 이후 지난 4월 17일부터 8월초까지 울릉도를 찾은 관광객은 10만2천639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18만7천424명보다 45% 가량 격감했다.

포항~울릉간 썬플라워호(2천394t급·920명)는 이 기간에 승객수가 20% 이상 감소했다.

포항을 오가는 울릉주민과 포항~울릉도를 왕복하는 비즈니스 승객이 30%인 점에서 관광객 감소가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됐다.

강원도 강릉~울릉간을 운행하는 씨스포빌의 씨스타 1호(338t·443명)와 씨스타 3호(550t·587명)는 성수기에도 승객이 없어 1척은 휴항 중이다.

그나마 나머지 1척도 정원의 절반만 태우고 운항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올해 관광객 50만명 유치라는 청사진을 내걸고 연초부터 다양한 홍보마케팅에 나섰던 울릉군과 울릉도 관광업계가 불황극복 비상 대책 착수에 나섰다.

울릉군은 지역경제 불황 극복방안으로 전국 시군구에 ‘울릉도를 운항하는 모든 여객선은 최첨단 쌍동선이며, 단 한차례의 인명사고도 없었다’며 안전성을 적극 알리고, 청정 특산물을 판촉하는 서한문을 발송했다.

최수일 울릉군수는 호소문에서 “모든 울릉도 여객선이 최첨단 쌍동선으로 국제적으로도 안정성이 입증됐다”며 “울릉도 관광 재기를 위해 각 급 기관 공무원들이 독도아카데미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줄 것과 전 국민 독도 밟기 운동에 대대적으로 참여해줄 것으로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울릉도를 찾은 관광객은 개항 후 처음으로 41만명을 넘어섰다.

울릉군에 따르면 지난해 울릉도를 찾은 관광객은 41만5180명으로 전년의 37만5177명보다 4만여명이 증가했다.

이에 따른 관광수입도 124억5천만원으로 2012년보다 12억원 정도 늘어났다.

헬기와 독도평화호를 이용한 방문인원은 4천104명으로 집계됐다.

늘어나는 관광객 수요에 대비해 숙박시설과 식당 등을 신·개축한 울릉도 관광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그들은 차입한 신·개축 자금 이자 갚기에 허덕이고 있다.

관광객 감소로 울릉도 특산물인 오징어 판매도 급감했다.

울릉도 냉동창고에는 마른 오징어를 담은 비닐 포대가 천정까지 쌓여있다.

냉동보관 업자는 “스무마리 묶음 10만2천축(41억원어치)이 쌓여 IMF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이다”고 밝혔다.

관광객 급감에 덩달아 육지소비까지 줄어 어민과 상인들의 생계가 위협 받고 있다.

세월호 참사여파는 독도에도 불똥이 튀었다.

김관용 경북지사가 3선 취임식 거행장소로 선택했던 ‘우리땅’ 독도를 찾던 우리나라 국민들의 발길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애국심 호소 차원에서 ‘전국민 독도 밟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박명재 의원은 “세월호 침몰 여파로 우리 땅 독도가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박 의원이 울릉군 독도 관리사무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발생 다음 날인 지난 4월 17일부터 8월 3일까지 독도를 방문한 방문객 수는 모두 6만5천280명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4만6천174명에 비해 55.3%나 줄어든 수치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3개월 동안 무려 8만명 이상의 방문객이 감소한 것이다.

세월호 참사 전까지는 독도 방문객 수가 줄곧 상승세였다.

2005년 3월 16일 일본은 독도영유권을 주장하면서 ‘다케시마의 날’을 선포했다.

우리 정부는 일본의 영토분쟁 대응차원에서 일반인들의 독도 방문을 전면허용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는 ‘독도 밟기 운동’에도 제동을 걸었다.

박명재 의원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이후 독도를 찾던 수학여행이 중단됐을 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여객선 안전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실제로 독도행(行) 여객선 운항횟수도 눈에 띄게 줄었다.

4월 17일부터 8월 3일까지 여객선 운항횟수는 211회로, 작년 같은 기간 438회보다 절반 정도 감소했다.
세월호 참사로 해경해체가 선언된 이후 항만청 공무원들의 경직된 행정도 도마에 오른다.

포항-울릉을 운항하는 썬플라워호는 1995년 취항 당시 승용차 16대를 선적할 수 있는 화물칸이 있었지만 당시에는 선적할 차량은 거의 없었다.

이 공간이 20여년간 울릉주민들의 생필품·특산물 등을 선적하는 공간으로 활용됐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이후 차량선적 화물칸에는 일반화물을 싣지 못하게 단속하고 있다.

이로 인해 울릉도에 우체국 택배가 중단되는 등 주민들 생활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울릉도 여객선 대책 추진위원회는 대형 여객선 신규 취항허가 유보 조치를 고집하는 포항 항만청을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

포항-울릉 노선에 20년간 취항한 썬플라워호는 겨울철 정기점검 선박검사를 구실로 결항이 잦고 성수기마다 선표 구입이 어려워 주민들은 복수 여객선 취항을 갈망하고 있다.

씨스포빌(株)이 3천t급 카페리호를 포항-울릉에 운항하겠다며 수차례 사업신청을 했으나 적치율(수요미달 등)을 이유로 불허됐다.

세월호 참사를 지켜본 경영전문가들은 “세월호 비극의 출발점은 ‘독점’이었다”고 단정한다.

세월호가 독점운항했던 인천-제주 노선에 다른 회사도 참여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승객들은 두 회사의 선박을 비교해 값싸고 안전하고 친절한 회사의 여객선을 선택했을 것이다.

포항 항만청도 포항-울릉 노선 여객선 경쟁체제 도입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

두 개 선사의 서비스·안전운항 경쟁이 여객선 탑승기피 ‘세월호 참사 후유증’을 보다 빨리 극복하게 할 것이다.

‘천혜의 섬’ 울릉도로 찾았던 승객의 대다수가 포항-울릉 노선을 선택했다.

울릉도 지역경제와 포항의 상호 의존관계는 깊고 두텁다.

세월호 여파로 고사위기에 내몰린 울릉 관광업계 위기 탈출에 포항지역 경제계도 오징어 구매 등 도움의 손길을 뻗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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